인공지능 에이전트·소비 물류 생산 있는 S/W로 가능

2004년 5월의 시나리오. 강지섭씨는 컴퓨터가 울려주는 알람소리에 의지해 잠에서 깬다. 컴퓨터에는 강지섭씨의 라이프스타일 정보가 저장돼 있어 매일 기상시간을 최적화해 알람소리를 내게 돼있다. 출근길이 막히는 월요일은 좀 일찍, 늦잠자도 되는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좀 늦게 울리는 식이다.기지개를 켜며 컴퓨터 앞에 앉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에이전트 호출. 에이전트는 대리인이란 뜻으로 사람이 컴퓨터의 사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수한 소프트웨어다.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음성인식기능은 기본이고 사용자에 관련된 각종 데이터가 집적돼 있다.에이전트는 하루 일정을 확인해주고 인터넷에서 뉴스를 검색해 화면에 보여준다. 에이전트에는 인터넷사이트들을 스스로 검색하는 기능이 있어 미리 에이전트를 학습시켜놓은 강지섭씨의 기호대로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온다. 화면에는 강지섭씨가 평소 우선적으로 보거나 오래 보는 분야의 소식부터 차례로 보여준다.날씨마케팅사에서 출장갈 지역의 날씨정보를, 증권사에서 보유중인 증권정보를 검색해 온다.강지섭씨의 일과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이버쇼핑몰 방문. 이전에는 가격비교사이트에 접속해 사고자 하는 상품의 가격정보를 얻어낸 다음 해당 사이버쇼핑몰에 접속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2004년에는 사고 싶은 상품을 에이전트에게 말만 하면 에이전트가 가격비교사이트와 사이버쇼핑몰에 접속해 주문할수 있는 화면을 한번에 보여준다.◆ 음식품도 기호 따라 주문강지섭씨는 빵을 주문한다. 강지섭씨는 야채식빵을 좋아하지만 완두콩은 질색이다. 그런데 제과점들은 야채식빵에 꼭 완두콩을 넣어 강지섭씨는 늘 불만이다. 그렇다고 야채식빵을 포기할 수는 없다. 식빵도 개인의 기호에 따라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지섭씨의 식빵에 대한 기호가 학습된 에이전트는 식빵을 개인 기호에 따라 주문할 수 있는 사이트 라팡의 검색 화면을 보여준다. 강지섭씨는 완두콩만 빼고 각종 야채를 넣은 식빵을 주문한다.오늘은 여름옷과 모자를 맞추기로 한 날. 저가형 맞춤생산 전문점 미래패션을 방문한다. 미래패션은 3차원 바디스캐너와 레이저가공기술을 이용해 몸에 꼭 맞는 옷을 일주일 이내에 만들어 준다.강지섭씨는 먼저 몸 치수를 측정한다. 바디스캐너가 있는 방에 들어가 가만히 서 있으면 전후좌우 및 위에서 몸을 레이저로 스캔한다. 치수를 측정한 다음에는 옷의 원단과 옷의 모양 및 색상을 선택한다. 선택한 디자인은 컴퓨터시뮬레이션으로 강지섭씨가 입었을 경우 어떤 모습을 하게 될지 확인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결정이 이뤄지는 순간 미래패션의 공장에서는 곧바로 주문내용을 근거로 생산에 들어간다.◆ 에이전트 기술, 3년후면 실용화 가능미래 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한 이야기지만 그리 불가능한게 아니다. 미래는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통한 주문생산체제가 보편화될 전망이다. 먼 미래가 아닌 5년정도만 지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에이전트 기술, 바디스캐너, 소비 물류 생산을 잇는 소프트웨어 등이 가능하게 한다.특히 에이전트 기술은 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전망이다. 맞춤마케팅의 가장 근본적인 전제조건인 소비자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가 에이전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의 이경전 교수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에이전트 기술의 발달로 3년후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브라우저가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접속창구 역할을 에이전트가 대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에이전트는 사람 대신 인터넷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해오는 소프트웨어다. 이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디지털 분신이나 다름없다. 컴퓨터와 관련된 개인의 일상 업무는 모두 에이전트를 통해 처리한다. 자연스럽게 에이전트에는 개인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집적된다.에이전트를 맞춤마케팅과 관련짓는 이유는 쿠키라는 소프트웨어 때문이다. 쿠키는 인터넷사용에 관한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조그만 소프트웨어다. 아마존 CD나우 야후 익사이트처럼 데이터베이스마케팅을 시도하는 인터넷사이트는 쿠키를 사용자의 PC에 전송한다. 쿠키는 사용자의 아이디를 비롯, 언제 어떤 내용을 검색했는지 등의 사용자정보를 저장해 놓는다. 사용자가 다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때 쿠키에 저장된 사용자 정보가 인터넷사이트로 전송된다.쿠키의 기능은 맞춤마케팅에 필수적이다. 그런데 에이전트가 발달하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쿠키와 결합하게 된다. 쿠키가 사용자 정보를 인터넷사이트에 제공하는 역할을 에이전트가 할 것이기 때문이다. 쿠키와 에이전트가 다른 점이 있다면 사용자의 통제 여부다. 사용자입장에서 쿠키는 PC에서 삭제할지 말지만을 결정할 수 있지만 에이전트는 모든 기능과 내용을 통제할 수 있다.★ 개인 정보 데이터화로 생산 가능맞춤마케팅의 미래는 크게 두가지 분야로 구분해 볼수 있다. 소비자 개개인의 정보를 수집하는 분야와 수집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분야다.우선 소비자 개개인의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의 디지털화. 이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스캔기술이다. 사람의 몸을 스캔해 디지털정보로 저장한 다음 생산시스템으로 전송할 수 있는 바디스캐너가 개인정보 수집과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이제까지 옷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몸의 치수는 허리와 기장 가슴둘레 등 세가지 요소가 전부였다.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변수가 하나 더 있다면 목둘레가 추가되는 정도다. 그런데 바디스캐너를 이용하면 이제까지 통념으로 통한 몸의 치수측정은 「장난」 수준이다.영국의 노팅험 트렌트대학의 컴퓨터의류연구센터에서 개발한 2차원 바디스캐너를 이용하면 50여개의 치수를 측정할수 있다. 이 스캐너는 사람의 몸을 정면과 옆면을 두가지 방향에서 분석한다. 목이나 허리의 둘레는 물론 어깨의 크기, 팔의 길이, 허벅지의 크기, 힙과 가슴의 모양 등 다양한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컴퓨터의류연구센터의 스테판 그레이소장은 『우리는 이미 기술개발 단계는 마친 상태』라며 『만일 우리의 바디스캐너로 몸을 스캔하면 신체에 대한 데이터를 스마트카드에 저장해줄 수 있다. 스마트카드에 저장된 데이터는 옷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각종 치수자료로 활용하게 된다』고 밝혔다.3차원으로 몸을 스캔할 수 있는 장비도 있다. 티시스퀘어라는 바디스캐너는 사람의 몸을 3차원으로 스캔할 수 있다. 미 공군 라잇패터슨 공군기지에서는 레이저스캐너를 이용해 몸전체를 컬러로 된 3차원 데이터를 만들어내는데 17초밖에 안걸린다.3차원 스캐너에 대한 수요는 비용부담이 덜하면서 안전에는 훨씬 민감한 군에 먼저 보급되고 있다. 미 공군은 헬멧이나 방독면 등을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3차원 스캐너를 이용하고 있다. 화면1은 헬멧을 쓰고 스캔한 화면과 쓰지 않고 스캔한 화면을 중첩시킨 것이다. 머리 뒤쪽의 빨간 부분은 헬멧이 머리에 너무 밀착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