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시발'등 35종 전시 ... 카마니아 유혹

첨단을 달리는 자동차만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동차라야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골동품이 나름의 가치를 갖듯이 한 시절을 풍미하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추억의 자동차」도 소중한 유산임에 틀림없다.이번 서울모터쇼는 현재와 미래, 그리고 역사가 공존하는 잔치로 꾸며진다. 주최측이 지난 1회, 2회 전시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동차 역사관」(Old Car 전시관)을 3백50평 규모로 설치, 1900년대 초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한 획을 그었던 국산과 외국산 자동차를 한 자리에 모으는 행사를 마련한다.이번 모터쇼에 등장하는 「추억의 자동차」는 무려 35종(국산 20종, 외국산 15종)이다. 국산과 외국산을 망라해 시대별, 연대별로 분류돼 전시된다. 우리의 기억 한 편에 자리잡고 있는 자동차는 모두 동원되는 셈이다. 먼저 지난 55년 생산돼 최초의 국산차로 인정받고 있는 「시발자동차」를 볼 수 있다. 68년 생산과 동시에 고급차의 대명사로 통했던 「크라운 자동차」도 전시된다.그런가 하면 택시하면 떠오르는 「코로나70」도 역사관의 한 켠을 장식한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4WD 픽업트럭으로 산업건설 현장에서 인기가 높았던 「랜드크루저 픽업」과 지난 74년 정부의 국민차 생산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던 「브리사」도 시선을 모은다. 이밖에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모델로 탄생한 현대자동차의 「포니」시리즈도 감상할 수 있다.◆ 역사관은 당시 사회상 반영외국산 가운데도 눈길을 끄는 자동차가 많이 등장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35종의 자동차 가운데 생산연도가 1911년으로 가장 오래된 「포드 핫로드」를 비롯해 1936년에 생산됐으며 원래는 스포츠카지만 국내에서는 택시로 주로 이용된 「포드디럭스 세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60년대 국가 VIP들이 주로 애용했던 고급 승용차인 「캐디락 프리트루드 75 리무진」도 고고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밖에 재벌 총수들이 자가용으로 자주 탔던 「링컨 컨티넨탈」과 70년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으며 1천5백만대나 팔려나가 월드베스트 셀링카의 아성을 구축했던 「비틀 1300」도 자동차 역사관을 빛낸다.자동차 역사관은 당시의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추억의 자동차 전시를 통해 중장년층에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주고 청소년층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교육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주최측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전용 자동차 박물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관심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