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골프장 등 4계절 종합휴양지 조성..7월6일 주식 공모

「해발 1천3백m를 넘는 고원지대의 청정공기를 맘껏 들이마신 덕에 정신은 맑다. 돈을 코인으로 바꾼 후에 슬롯머신 앞에 앉는다.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코인을 넣는다. 약간의 긴장감에 짜릿하기까지 하다. 천천히 레버를 당긴다. 이윽고 그림판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무언가 「그림」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맴을 돈다. 한두번의 허탕이라도 좋다. 오직 한번만. 그래도 터지지 않으면 이내 맘을 바꾼다. 그저 오늘의 재운을 미리 보기라도 하면 된다. 그 재운이 그리 나쁘지 않거나 횡재수를 예감케 한다면 테이블로 옮길 생각을 한다. 블랙잭 룰렛 바카라 다이사이 빅휠 등등. 어디를 갈까 고민은 잠시. 운이 좋다는 예감이 들면 역시 룰렛이나 바카라다. 운보다는 머리를 부지런히 굴려야 하는 게임에 스릴을 느낀다면 블랙잭테이블로 옮긴다.」외국여행도중 카지노에 들러본 사람들이라면 익히 경험해본 모습이다. 그러나 지금 그린 모습은 무대가 다르다. 외국의 카지노장이 아니다. 내년에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들어설 스몰카지노에서 볼 수 있게 될 장면이다. 지난 95년 내국인출입이 허용된 카지노사업허가를 골자로 하는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지역선정, 사업추진체 구성, 법·행정절차 구비 등으로 지지부진하던 폐광촌카지노사업(가칭 강원카지노리조트)이 스몰카지노 공사발주와 주식공모 등을 계기로 차츰 구체적인 틀을 갖춰가고 있다.◆ 강원카지노리조트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백운산 일대 3백50만평의 폐광촌부지에 카지노 테마파크 호텔 콘도 골프장 스키장 등 종합관광휴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카지노사업이라 사업인가초기부터 많은 논란속에 관심을 모았다. 사업주체인 (주)강원랜드는 △1단계(1998∼2001년)에 카지노와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한 가족형 레저단지를 조성하고 △2단계(2002∼2005년)에 메인카지노와 테마파크를 확장하고 스키장과 골프장을 완공해 4계절 종합휴양지를 지으며 △3단계(2006∼2009년)에 테마파크와 스키장 등의 확장을 통해 동북아 최고의 레저단지를 조성한다는 마스터플랜을 세워놓고 있다.시설별로 보면 테마파크에는 각종 휴양시설은 물론 갱도체험 등 탄광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상품들이 마련된다. 자연설이 풍부해 6개월간 스키를 즐길 수 있을 정도인 스키장은 16면이 계획돼 있으며, 스키장 개장에 맞춰 카지노·스키관광열차 운행을 현재 철도청과 검토중이다. 숙박시설로는 1천1백60실규모의 호텔 2개외에도 9백89실규모 콘도가 들어선다.이번에 입찰에 들어간 스몰카지노는 박심지구 골프장부지에 가설되는 소규모 카지노로 1만5천여평 부지에 슬롯머신 5백대와 블랙잭 빅휠 다이사이 바카라 룰렛 등 5종류의 게임테이블 30대가 설치된다. 게임장과 함께 카지노고객을 위한 2백실 규모의 호텔과 부대시설도 건설된다. 당초 계획한 마스터플랜의 첫단추인 셈이다. 그만큼 강원랜드측의 각오는 남다르다. 『향후 강원카지노리조트의 성패와 대외적인 이미지가 관련된데다 자체적으로도 운영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라 완벽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 강원랜드 김진억전무의 말이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쌍용건설 4개업체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사업주체를 6월말에 선정, 7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 8월에 개장한다.◆ 주식 공모스몰카지노가 강원카지노리조트를 가늠할 수 있는 골조를 올리는 것이라면 카지노리조트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실탄」과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발걸음도 빠르게 병행되고 있다. 바로 일반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주식공모다. 모두 9백80만주를 공모한다. 현재 석탄합리화사업단 강원도 정선군 태백시 삼척시 영월군 등이 출자한 지분(51%)외 49%의 지분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자문사(주간사)는 삼성증권으로 주당 가격은 1만8천5백원. 오는 7월6일부터 3일간 삼성증권 본지점과 강원은행 본지점에서 청약을 받는다. 청약한도는 일반인 2만5천주, 법인 60만주로 배정비율은 일반인 80%, 법인 20%로 잡고 있다.주식공모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강원랜드의 자본금은 지금의 5백1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늘어난다. 내년 7월에는 코스닥시장에도 상장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측은 주식공모를 위해 오는 14일부터 춘천 대전 대구 광주 서울 등을 돌며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홍콩 일본 등에서도 투자설명회를 겸한 관광객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에 들어간다.◆ 투자자가 갖는 의문점우선 왜 주식공모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관리본부장 윤영노이사는 『IMF이후 많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라는 점에서 투자에 큰 관심을 갖고 적극적이었지만 대부분 경영권을 요구하는 바람에 투자가 무산되기로 했다』며 『지금은 상황이 나아져 국내자본 즉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을 감안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주식공모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물론 여기에는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카지노리조트라는 이미지에도 어울린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공공기관의 출자로 자본의 공공성이 강한데다 일반인의 주식청약을 통해 대체산업의 육성을 통한 폐광지역의 경제회생이나 국토의 효율적 이용 등과 같은 당초의 명분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공모가격이 적정한가 하는 점도 의문이다. 아직 영업도 안하는 업체의 주식을 미리 사둬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자문사인 삼성증권 기업영업3팀 신명호팀장은 『강원랜드의 공모가 1만8천5백원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산정된 가격으로, 코스닥 상장이 이뤄진 내년말에는 강원랜드의 적정주가를 4만3천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에 의뢰한 설문조사를 통해 카지노를 가겠다는 응답자, 겐팅 라스베이가스 등과 비교한 카지노고객의 1인당 객단가(15∼18만원), 인근 관광지의 연간관광객수, 카지노설비(슬롯 및 테이블게임) 1대당 매출액,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원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을 구성했으며 카지노사업이 매출의 절반가량이 순익으로 남는 사업임을 고려하면 오히려 낮은 가격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기대수익이 가능하려면 고객이 그만큼 찾아와야 한다. 즉 접근성이나 내국인 출입허용의 독점성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현재 카지노리조트까지 차량으로 수도권에서 4시간, 광주에서 6시간, 부산에서 5시간 정도 걸리지만 도로조건이 좋아지는데다 철도와 동해안을 경유하는 고객 등을 감안하면 접근성 문제는 없다는 것이 윤이사의 설명이다. 독점성 문제도 민감하다. 제주 등 다른 곳에도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다면 경쟁력을 상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이사는 『현재 2005년까지 법으로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았지만 앞으로도 일정기간 배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2단계사업이 끝나면 내국인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중국 일본 등 외국고객유치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물론 외국의 관광객 유치를 통해 강원카지노리조트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