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불안해서 서둘러 분양을 받아 집을 장만해둘 요량으로 찾아왔는데 사람이 이렇게 많아 (당첨)될지 모르겠네요.』지난 서울 5차 동시분양에 나선 한 건설업체의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의 말이다. 분양현장마다 사람이 몰리고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등의 언론보도에 혹시 집값이 폭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청약 현장을 찾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비단 김씨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LMS컨설팅의 이문숙사장도 『주택관련 상담을 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돈이 있는 사람의 경우 주택구입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지역별 편차가 심해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고 있으며,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경우 주택가격이 하반기이후에도 오르는 분위기라면 자산의 상당부분을 활용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하겠는데 지금 같아서는 향후 주택가격의 흐름을 장담할 수 없어 고민중이라는 것이다.모두 주택가격의 상승이라는 「예견치 못한」 상황이 나타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특히 신규분양 현장의 열기가 잇달아 보도된데다 서울·수도권 등에 국한됐다는 가격상승의 움직임이 지방 대도시로 확산되는 분위기라는 보도에 더욱 출렁거리는 모습이다. 미분양아파트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나, IMF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주택은행의 주택청약예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설명하는 대목이다.심지어 「과열」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인 것이다. 덩달아 집값이 폭등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의 주택시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나 등 일반인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그러나 주택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이처럼 일반인들이 편치않은 시각을 갖는데 반해 정부측이나 부동산전문가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다. 건교부 주택정책과의 강교식과장은 『서울·수도권 그것도 신규분양시장을 위주로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머지 시장은 침체된 분위기』라며 『결코 과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에 국한된 현상이라 큰 영향은 없다는 것이다.가격상승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강과장의 이어지는 말이다. 매매가격의 경우 바닥세까지 갔던 하락세에 대한 반등이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전세가격의 경우 지난해 결혼을 미뤘던 신규수요의 발생으로 빚어진 일로 올해 40만세대의 신규 입주아파트가 대기하고 있어 전세가격의 안정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전망도 상당히 낙관적이다. 경기호전과 소득상승에 따른 일정 폭의 가격상승이 있을지 몰라도 급등세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강과장의 단언이다.한국센추리21의 권오진사장도 『분양권시장이나 고액아파트 등 일부에 한해 경쟁률이 높아지고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로 과열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가격 흐름도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상승변곡점이 갑작스레 빨리 찾아와 불안해 보이는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계단식 상승을 하는 단계로 급등이나 불안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심지어 부동산가격의 상승이 없이 오히려 약보합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진단도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연구위원은 『지금은 심리적인 상황이 시장의 수급상황을 지배해 호가상승만 이어지는 분위기로 가을 이사철이 끝날 때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이사철후 호가위주의 불안한 상승국면이 실현되지 않으면 매도희망자들이 가격을 낮춰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럴 경우 4/4분기이후 주택가격이 오히려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김연구위원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