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일부 건설업체의 대형아파트 분양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으며 고급 냉장고, TV, 자동차 등 부유층을 대상으로 고가상품을 출시하는 회사들의 마케팅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에 힘입어 금년 1/4분기중 민간소비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6.3%나 증가했다.이처럼 일반 가계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금년 들어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나라 전체의 소득·소비·저축구조를 이해한 후 소득계층별 가계의 소비 및 저축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우리 나라의 실질 국민총소득은 1995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하여 지난해에는 최악의 상태인 마이너스7.9%를 기록한 이후 금년 1/4분기에는 4.8%의 증가세로 반전되었다. 물론 금년 1/4분기중 명목 국민총소득은 환율 및 수출단가 하락 등 수출여건 악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감소했으나 최근 환율 하락세도 진정되는 등 교역여건이 개선추세를 보임에 따라 금년중 명목 국민총소득도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최근 확대되고 있는 민간소비가 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소득계층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통계청의 「도시 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지난해부터 금년 1/4분기까지 전체 가구중 최상위 20% 가계의 소득 비중이 크게 확대되는 반면 나머지 80% 가계의 소득 비중은 축소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계소득의 빈익빈 부익부현상, 즉 가계소득의 불평등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가계의 소득계층별로 소득·소비·저축 동향을 보면 우선 소득 최하위 20% 가계는 금년 들어서도 실업 및 불안정고용의 여파로 소득 감소세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억제되었던 소비가 분출됨에 따라 큰 폭의 적자 상태를 보이고 있다. 소득 최하위 20%부터 최상위 20% 계층, 즉 전체 가구의 60%에 해당하는 가계의 경우 소득이 완만하게 증가하나 소비 증가율이 더 커 여전히 저축 증가율은 마이너스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지난해 사회적인 절약 분위기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로 소비를 크게 억제하고 저축규모를 확대시켰던 소득 최상위 20% 가계는 금년 들어 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소비와 저축을 균형적으로 증대시키고 있다. 소득 최상위 20%, 소비·저축 균형적금년 들어 소비는 계층간 소득 차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전계층에 걸쳐 모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가 가계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계층별로 다른데, 최상위 계층의 경우에는 소득에 비해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반면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으로 갈수록 현재의 소비로 인해 향후 가계수지에 커다란 어려움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결국 문제는 소비 그 자체에 있기보다는 소득 하위계층으로 갈수록 우리 나라의 외환위기와 구조조정의 여파가 컸으며 그 결과로 계층간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유층의 경우 지난해에는 고금리의 영향으로 금년에는 주식 등 자산가격의 상승 등으로 저축과 소득을 증대시키는 등 외환위기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