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이력서에 대해 우리가 갖는 오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문방구에서 파는 인사서식 1호가 이력서 형식이라는 믿음이다. 둘째, 이력서는 반드시 자필로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특별히 자필이력서 제출이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은 한 깨끗하게 프린터로 인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사서식 1호 문제는 좀 더 심각하다. 내용이라고는 해당 연도에 모 회사에 입사 그리고 얼마 후 퇴사했다는 기록밖에 없다.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자기소개서를 읽으라는 요구나 다름없다. 그러나 인사 담당자들 가운데 1차 심사에서 자기 소개서까지 읽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인사기록카드를 대신 보내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인사카드가 더 신뢰도가 높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규칙 위반으로 탈락이다. 이력서를 가지고 경쟁하는 자리에서는 내용이 충실하고 깨끗하게 편집된 이력서로 승부해야 한다.제대로 된 이력서는 영문이력서와 유사한 모습을 띤다. 상단에 성명 주소 등 인적 사항을 기재하고, 연이어 학력을 고등학교 이후만 쓴다. 다음에 위치하는 경력 부분은 영문이력서처럼 자세하게 쓰되 요점만 정리한다. 주어가 없는 문장에 동사도 「∼다」자로 끝나지 않고 명사형인 「∼음」으로 마감한다. 명사들의 나열로만 구성된 문장도 무방하다. 근무 기간이 길 경우에는 내용도 같이 길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3년이상 근무한 직장이면 내용항목이 최소한 다섯 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 어느 팀에서 어떤 업무를 했는가, 관리했던 직원은 몇인가 등이 꼭 들어갈 내용이다. 가능하다면 지원하는 회사에서 자신이 할 업무와 관련 있는 내용위주로 기술한다.경력 사항 하단에 서명하거나 도장 찍을 필요는 없다. 사진은 제출을 요청 받았을 경우만 내고 서치펌을 포함하는 알선기관에는 굳이 낼 필요가 없다. 희망연봉은 이력서에 쓸 수 있는 내용이 아니므로 굳이 써야 한다면 맨 앞에 별지를 만들어 쓰도록 한다.이력서가 사실의 나열이라면 자기소개서는 인생의 변곡점들을 일관성 있게 기술한 문서이다.인사 담당자들이 소개서를 읽는 시점에서는 그의 성격과 판단력을 읽는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설명들을 일관성 있게 기술하되, 개인적인 성향을 드러내지 않아야 객관성을 지닌다. 공식문서에 쓸만한 내용만을 기재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고등학교이전은 안 쓰든지 간단히 처리하고 성인이 된 이후의 과정을 기술하는 것이 무난하다. 이력서 내용과 중복되는 내용은 피하고 대신 오해가 있을만한 내용을 당당하게 풀어서 설명한다.어느 회사나 이력서는 청하지 않아도 쌓인다. 그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으면 면접기회는 없다. 이력서는 취업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이력서에서는 학교와 나이, 그리고 경력을 주로 본다지만 그것들을 이제 와서 바꿀 수는 없다. 대신 깔끔하고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주도록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장을 바꿔서 내가 뽑는 사람이라면 무엇이 궁금한지 생각해보고 작성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