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가 펀드 중에서 한일투신운용의 「한빛중기공사채단위형1」의 샤프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설정금액 1백억원 이상, 운용기간 3개월 이상인 채권형 펀드를 평가한 결과다. 이 펀드의 샤프지수는 0.6404로 11개 채권형 펀드 중에서 제일 높았다. 한일투신의 「OPTI」도 0.4376을 기록했다. LG투신의 「신중기공사채」는 유일하게 -0.2031의 샤프지수를 나타냈다.참고로 같은기간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와 유사한 성격의 삼성채권지수(MSBI)는 143.66포인트에서 148.64포인트로 3.46% 상승했다. 또 MSBI의 수익률 변동성은 0.32%, 샤프지수는 0.3614였다. 삼성채권지수가 국내 채권시장의 가격움직임을 전부 보여주지 못하지만 전체 11개펀드중 불과 3개 펀드만이 삼성채권지수의 샤프지수를 상회하는 성적을 나타냈다.◆ 금리 상승시 마이너스 수익률「한빛중기공사채단위형1」의 샤프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채권편입 비율이 낮고 듀레이션(Duration)을 짧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 듀레이션은 회사채 등 채권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현재가치 1원이 상환되는데 걸리는 시간. 다소 복잡한 수식을 통해 산출되는 듀레이션의 가장 중요한 의미중 하나는 바로 시중 금리변동에 따라 채권가격이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측정하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변화에 따른 채권수익률의 등락폭이 커진다. 예를 들면 특정 채권의 듀레이션이 5년이고 시중금리가 1%상승하면 채권가격은 5%하락한다. 듀레이션이 1년일 경우 시중금리가 1%상승하면 채권가격은 1%만 하락한다.한일투신의 채권편입비율은 30% 수준. 금리상승위험에 노출되는 채권을 가급적 적게 편입하겠다는 의미다. 또 듀레이션을 0.81년으로 유지하여 이자율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듀레이션이 짧아 금리가 상승해도 펀드 수익률 하락폭이 적다. 이 펀드는 상환일이 연말인 장기신용은행채 삼성카드채 외환카드채 등을 전체 펀드 재산의 41.3% 갖고 있다. 조영찬 펀드매니저는 『현재 금리가 바닥권이라는 판단아래 금리상승에 대비해서 가급적 듀레이션을 1년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LG투신운용의 「신중기공사채」는 유일하게 마이너스 샤프지수를 기록했다. 이 펀드의 수익률 변동성(표준편차)은 가장 낮았지만 평가기간의 초과수익률이 무위험수익률인 국고채(3년물) 수익률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원금 회수기간이 긴 장기 채권만 보유하고 있다. 전체 펀드자산의 20% 정도를 장기채권에 투자한다. 나머지는 CD CP 콜 등 유동성자산으로 운용한다. 최원영 펀드매니저는 『경제성장률이나 경상수지 등을 고려할 때 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며 듀레이션을 길게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한 채권편입비율을 조정해서 금리인상위험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인다.이번 평가는 채권형 펀드는 목표수익률을 맞춰준다는 지금까지의 관행과 달리 금리예측이 빗나가거나 채권을 제때 매매하지 못하면 원금을 손실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주식형펀드보다는 적지만 수익률 등락폭도 심하고 심지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실제로 4월26일부터 4월30일 동안 한일투신을 제외한 채권형펀드들의 기준가격이 하락했다. 즉 펀드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회사채(A+)의 수익률이 7.35%에서 7.74%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금리상승에 따라 듀레이션이 큰 펀드일수록 수익률 하락폭이 컸다. 예를 들면 삼성생명투신운용의 「삼성거북이」(듀레이션 1.69년)는 -0.03%하락했지만 「삼성복돼지」(듀레이션 2.23년)는 -0.63% 떨어졌다. 같은기간 삼성채권지수도 147.94포인트에서 147.77포인트로 하락했다. 금리예측 능력과 채권운용 전략에 따라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과 안정성도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샤프지수와 듀레이션으로 채권형 펀드 성과측정<한경BUSINESS designtimesp=18583>는 앞으로 채권형 펀드도 주식형 펀드와 마찬가지로 샤프지수로 운용성과를 측정할 계획이다. 채권형 펀드의 기준가격 변화를 야기하는 이자율위험 재투자위험 신용위험 인플레이션위험 등을 반영한 위험조정후 수익률로 채권형 펀드를 평가할 것이다.지금까지 일반투자자들은 채권형 펀드를 거의 은행권의 저축상품과 동일한 것으로 인식해 왔다. 투신사에서 목표수익률을 거의 맞춰줬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것이 유일한 관심사였다. 지난해 11월중순부터 채권시가 평가제가 도입되면서 이같은 관행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채권형 펀드도 주식형 펀드와 마찬가지로 원금을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인식아래 <한경BUSINESS designtimesp=18588>는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 변동성(표준편차)과 이를 반영한 샤프지수를 통해 채권형 펀드를 평가할 것이다. 특히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에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듀레이션을 동시에 측정할 것이다. 물론 채권유통시장의 미비와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같은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동향을 보여주는 채권지수가 없어 보다 엄격한 평가를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같은 한계를 투신업계 전문가들과 상의하면서 채권시가평가 펀드의 조기정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