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전문화ㆍ저문가 확보도 중요 ... 관련 법류 독립 서둘러야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89년에 30개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들이 모여 창립한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모임이다. 현재 회원사는 72개. 올 2월에 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LG창투의 김영준 사장을 만나 벤처캐피털의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벤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물론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에서 벤처산업이 활성화돼야 경제가 튼튼하게 발전한다고 판단, 여러 가지 정책을 통해 벤처산업 발전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몇몇 대기업만 가지고는 장기적으로 건전한 경제구조를 유지할 수 없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중소기업 활성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고요.▶ 창투사들이 본연의 업무인 벤처투자는 소홀히 하면서 자금 운용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데만 열중했다는 비난도 있었습니다만.벤처기업에 투자한 후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투자 기업을 코스닥시장에 등록시키거나 큰 기업에 합병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IMF전까지는 코스닥시장도 M&A(인수 합병)도 활발하지 않아 투자를 해도 회수하기가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벤처 투자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이익을 보자 벤처 투자에 대한 열기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털이 발전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최근들어 벤처투자 환경은 전반적으로 개선됐습니다. 단지 벤처캐피털 관련 법이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안에 포함돼 있는데 앞으로는 이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벤처산업이 발전하려면 벤처캐피털과 벤처기업이 동등하게 발전해야 합니다. 이 동등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벤처캐피털 관련 법을 분리, 독립적이고 고유한 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또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아 비현실적인 법 조항도 하루빨리 현실화돼야 합니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를 어떻게 보십니까.한편으로는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우려가 됩니다. 거품이 있다 없다 해서 논쟁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코스닥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반 투자자와 벤처캐피털, 벤처기업, 이 삼자가 모두 코스닥시장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 코스닥시장이 침체됐던 원인 중의 하나는 일반 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 재미를 못봐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코스닥이 너무 빨리 달아오른만큼 빨리 식을까 걱정인데 일반 투자자들도 코스닥에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벤처캐피털의 발전 방향을 말씀해주십시오.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들은 건실하게 투자하고 투자한 기업을 계속 돌봐줍니다. 장기적으로 돈을 버는 벤처캐피털은 본연의 업무인 벤처 투자에 주력했던 벤처캐피털입니다. 열심히 투자해야 합니다. 또 국내 벤처캐피털들은 지금까지 기업에 투자한 뒤 결과가 나타나기를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미국의 벤처캐피털들은 투자한 뒤 경영과 마케팅 측면에서 투자 기업을 계속 지원하며 그 회사를 키우려고 노력합니다.이와함께 이제는 벤처캐피털들이 투자 업종을 전문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각 산업이 모두 전문화되고 있기 때문에 그 산업에 대해 잘 모르면 투자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떤 업종에 주력할 것인지 정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