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년전의 제주민란을 소재로 한 시대서사극. 무력을 앞세운 서구열강의 침탈,근대사상과 봉건사상의 충돌이란 역사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싸였던 당시 민초들의 울분과 항변을 담았다. 현기영의 소설 「변방에 우짓는 새」를 각색했다.1901년 제주도. 프랑스 천주교 신부들은 고종의 칙서를 내세워 무분별한 교세 확장을 꾀한다. 교인이면 무조건 비호하는 이들의 힘을 등에 업은 일부 악질 교인들의 횡포가 극에 달한다. 기존 사회 질서를 무시하고 관권마저 비웃으며 세금 포탈에 열을 올린다. 분노한 유생들은 사람들을 규합해 봉기한다. 대정군 군수 채구석(명계남)의 통인(심부름꾼)인 이재수(이정재)가 민란의 장두(우두머리)로 나선다. 이재수는 천주교 신부와 교인들이 숨어있는 제주성을 포위한 채 악질 교인의 목과 「교폐」 「세폐」의 시정을 요구한다.마침내 이재수는 제주성을 함락시키고 성안으로 진입한다. 그러나 프랑스 전함이 제주도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재수는 조정으로부터 교폐와 세폐를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후 스스로 목을 내놓는다.카메라는 느린 속도로 이재수와 민초들의 시선을 따른다. 배경음악은 역사의 무게에 짓눌렸던 민초들의 한을 극대화해 드러내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