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나아가 과거 세차례(89, 94, 95년)의 1천포인트 도달과는 달리 이번의 네자리 주가진입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점매수, 저점매도」라는 투자전략을 공개적으로 유포했던 현대증권 사람들은 아예 『내년이후 세자리수의 주가는 전설처럼 묻혀버릴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실제로 최단기간내 종합주가지수 1천포인트 등정을 가능케 했던 증시의 힘은 위축되기는 커녕 계속 커지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는 속도에 비례해 증시에 더 많은 돈이 유입되는, 이른바 유동성 장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작년말 5조원에 불과했던 주식형 수익증권은 최근 3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연말까지 20~30조원의 자금이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7월초 사흘동안 유입된 자금만 2조원에 달할 정도다. 특히 작년 고금리속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던 공사채형 수익증권까지 대거 주식형으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동성 증가·실적 호전 증시 견인물론 유동성만으로 주가상승을 점칠 수는 없다.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경기회복을 이뤄가고 있다. 연초 1%선으로 예상됐던 올해 경제성장률은 6% 이상으로 수정됐다. 금리는 오랫동안 한자릿수를 유지하고 있고 물가 또한 제로에 가까운 상태다. 이에따라 올해 창사이래 사상 최고의 수익을 냈다는 상장사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부도기업을 제외하고는 적자기업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다 시간이 갈수록 안정되고 있는 금융시스템이 증시 낙관론자들의 입지를 키워주고 있다.결국 유동성 증가와 실적 호전이라는 두가지 재료는 올하반기에도 증시를 견인하는 흔들림없는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이에따라 각 기관들은 올하반기 주가를 최고 1천2백~1천3백포인트까지 내다보고 있다. 한달전만 해도 올해 최고주가를 1천포인트 선으로 예상했던 삼성 동원 대우증권 등은 일제히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동양오리온 투자신탁의 박윤식 펀드매니저는 『중장기적으로 주가상승 추세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실적장세로의 전환에도 고개를 젓는다. 『실적장세란 유동성장세가 끝나고 금리와 물가가 오르면서 나타나는 법입니다. 그러나 금리 물가 환율등 주요 지표들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이상 유동성 장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주가의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얘기다.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하반기 최저 주가 전망은 하나같이 1천포인트를 밑돌고 있다.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이 유일한 악재로 지목되고 있는만큼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가파른 상승뒤의 하락이 없다면 추가상승의 에너지를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이에 따라 각 기관들은 8백~9백선을 도달가능 저점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체적인 하락 요인으로는 경계심리의 확산에 따른 이식매물의 출현과 경기회복 속도의 둔화에 따른 투자심리의 위축 등이 꼽히고 있다.다만 고점과 저점 도달 시기에 대해서는 기관별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대한 현대 등 주요 투신사들은 대체로 고점을 연말, 저점을 8월께로 각각 점치고 있다. 이에 반해 신영증권은 최고점 도달시기를 9월말~10월초로 예상하고 있다. 증시의 자금유입이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하면 4/4분기 초입에 주가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대로 최저점은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는 12월로 보고 있다. 또 동양증권은 8~9월중에 일찌감치 최고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재훈 투자전략팀 과장은 『지금 장세는 3차 상승국면의 2차 상승파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8월말이나 9월초쯤 1천2백선에 도달할 것 같다』고 말한다.그러나 이들 분석이야 어찌됐든 대세상승의 기조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위안화 평가절하나 엔저 등 해외악재의 돌출을 걱정하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증시가 갖고있는 상승탄력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