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국 특허 출원, 내년 1백억원 수주 ... 7전8기 인생, 매출 신장 '축복'
신약성경 요한복음에 이런 대목이 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디베랴 바다에서 고기잡는 제자에게 나타나신다. 베드로가 밤새 그물을 던졌으나 고기를 잡지 못한 상태. 그에게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신다. 이에 던졌더니 고기가 많아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였다. 육지로 끌어올려 고기를 세니 큰 고기만 1백53마리.153코리아(대표 강한주)는 이 얘기에서 이름을 따왔다. 축복을 상징하는 의미인 셈. 이 회사는 저온자연발효공법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만드는 장치인 매직파워를 생산한다. 미생물발효제를 첨가하지 않고도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만드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9개국에 특허를 출원했을 정도.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는 특허를 땄고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싱가포르는 출원중이다.이 장치는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지난 5월 환경기계전시회가 열렸다. 여기에서 일본내 3개사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재팬JTI 북두환경서비스 우화 등 3개사와 가정용 및 업소용 등을 수출키로 했다. 도시바테크와 다케시마야는 업소용과 가정용에 대해 각각 일본내 총판매점을 하기를 희망해오기도 했다.◆ 일본 유럽, 절반 이상 수출세계 굴지의 업체들이 대거 출품한 전시회에서 한국의 이름없는 업체가 출품한 제품에 눈독을 들인데는 까닭이 있다.153코리아가 내놓은 제품은 발효방식의 설비이면서도 발효제가 필요없는 아주 독특한 제품. 음식물 쓰레기에 들어있는 미생물을 그대로 이용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은 연소 압축 등이 있으나 요즘 가장 각광받는 것은 발효법. 쓰레기를 사료나 퇴비로 활용할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기 때문. 문제는 효율적인 발효방법인데 미생물 투입없이 발효를 시키는 기법은 세계에서 첫 개발된 것.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시켜야 생존 번식할 수 있는 미생물을 위해 특수기어와 톱밥을 사용한게 핵심노하우다. 미생물을 활성화시켜 사료를 만든다. 국내에서만 16건의 특허를 땄다.일본업체들이 대단한 관심을 보인 것도 세계적으로 이런 설비가 없는데다 냄새 폐수배출을 방지하는 장점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 처리과정도 간단해지고 비용마저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수분조절제가 필요없고 저온(섭씨 50도±5도)에서 발효시켜 전력소모가 적고 냄새 폐수 등 2차오염을 막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강한주(39)사장은 일본업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자 국내외 업체로부터의 올해 수주예상액을 30억원으로 잡았고 내년에는 1백억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절반을 일본과 유럽 등지로 수출할 생각이다.강사장의 사업 역정은 사실 축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7전8기 그자체였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조선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강씨의 첫 직장은 대우자동차. 1년여 근무하면서 영업을 익혔다. 여기서 그는 1년차 미만 사원중에서 판매랭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능력을 발휘했다. 서울 강남지역을 누비며 무역상들을 접한 그는 이들이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을 알고 무역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사표를 내고 일본으로 건너가 나고야 일본화학공업에 취직했다. 외국어도 배우고 선진국 물정도 익히자는 포부였다. 야간에는 랭귀지스쿨을 다니며 캐나다 필리핀 등 영어권 친구들과 사귀었다. 일어 영어를 배운뒤 귀국해 오퍼사무실을 냈으나 망해서 모터업체에 취직한다. 여기서 능력을 인정받아 사장의 총애를 받았다.하지만 사업에 대한 의지는 다시 타올랐다. 사장의 만류를 뿌리친채 사표를 냈다. 광주에 의료기 대리점을 차렸으나 전재산을 탕진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쫄딱 망해 가족이 기거할 데조차 없게 됐다. 친구가 고시공부를 위해 얻은 원룸을 빌려 온가족이 사는 바닥인생을 맛보기도 했다.◆ 시장성 밝아 사업영역 확대취직과 독립을 여러 차례 반복한 뒤 마침내 95년 153코리아를 창업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강사장은 아무리 어려워도 언젠가는 축복을 받을 것을 굳게 믿고 회사명을 이렇게 지은 것.창업자금은 3백만원. 시흥유통상가에 3평짜리 사무실을 얻었다. 보증금 2백만원에 월세 20만원. 임직원은 강씨 한명. 그가 사장겸 말단직원이었다. 전화는 전화받아 주는 회사에 맡기고 부지런히 모터영업에 나섰다. 사업은 기가막히게 풀렸다. 한달에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종자돈을 마련했다.이후 반월공단에 모터제조 공장을 차렸다. 생산제품은 최대 5마력짜리 직류모터 20여종. 작년에는 모터만으로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45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어 음식물 쓰레기 사료화장치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원래 녹산기전이 개발하던 것을 사들여 개발을 완료하고 공동 특허출원 후 사업화한 것. 이 분야의 시장성이 매우 크다고 봤기 때문.153코리아의 직원은 29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부지런하고 성실한 성격탓에 주위에는 강사장을 돕는 사람이 많다. 『전기 전자 기계 제어 컴퓨터 등 각분야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는게 큰 자산이지요. 이들의 도움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수 있었지요.』강사장은 국내외에서 주문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자사의 능력만으로는 생산과 판매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음식물 쓰레기 사료화장치중 일부 기종은 대기업과 공동으로 생산 판매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02)613-6124©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