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신화의 가장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기업은 「야후」.96년4월 인터넷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나스닥 진출에 성공한이 회사는 불과 3년만에 기업가치를 1만배 이상 키웠다. 자산가치만도 무려 4백억달러. 주당 14달러로 출발했던 이 기업의주가는 7월22일 현재 1백51달러. 1천대 1의 액면분할이 없었더라면 주가는 15만달러를 넘는 셈이다. 인터넷 기업의 무한성장을 확신한 투자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주식을 사들인 덕분이다.현재 「야후」는 하루 평균 6천만명의 네티즌들이 찾아와 2억4천만페이지를 보고 가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포털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지난 7월16일은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사로서는 잊을 수 없는날짜가 되었다. 오랫동안 세계 최대의 기업가치를 유지해왔던제너럴 일렉트릭(GE)을 제치고 단일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시가총액 5천억달러를 돌파한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86년3월 나스닥에서 기업을 공개한 이후 13년만에 이룩한 쾌거였다.그러나 나스닥이 없었더라면 이들의 영광은 좀 더 늦게 찾아왔을지도 모른다. 미국 벤처기업의 젖줄, 나스닥(NASDAQ). 미국을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들고 90년대 미국경제의활황을 견인했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야후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인텔 넷스케이프 아마존 등도 나스닥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기업들이다. 전미증권업협회의 약칭, NASD의프랭크 잡 회장은 『이제 나스닥을 통하지 않고서는 세계 일류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고 단언한다.◆ 나스닥의 한국인 신화 이어진다나스닥은 미국만의 시장이 아니다. 전세계 수많은 벤처기업인들이 청춘과 정열을 바쳐 꿈을 키우는 곳이다.최근 통신기기 회사인 「자일랜」을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인알카텔에 20억달러를 받고 팔아 세계적인 거부대열에 오른 김윤종씨(50). 나스닥 등록을 통해 기업을 키운 대표적인 한국인이다. 그가 설립한 「자일랜」은 기업용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스위치를 주로 생산하면서 연간 2억달러 이상의 수익을올렸다. 나스닥이 이 기업의 주가를 폭등시켰음은 물론이다. 작년에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지에 의해 세계 4백대 갑부의반열에 오른 김종훈씨(38) 역시 나스닥을 잊을 수 없는 기업인이다. 자신의 등록기업 「유리시스템」을 작년 4월 세계적인통신장비회사인 「루슨트 테크놀러지」에 매각, 1조4천억원을벌었다.나스닥에서의 한국인 신화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뛰어난 기술력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계 휴대폰 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재미기업, 「네오포인트」의 창업주 윌리엄 손(37.한국명 손우영)이 첫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네오포인트는 음성위주의 전통적인 휴대폰에다 PDA(휴대용 정보단말기)와 인터넷을 결합, 이른바 「웹폰」(인터넷 휴대폰)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타임즈까지 이 회사의기술력을 격찬, 투자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잠정적으로 산출한 이 회사의 가치는 4억달러선. 재미교포 1.5세대인 마이클 양과 유학생인 윤여걸씨가 공동 설립한「마이사이먼」사 역시 나스닥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2~3년내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미국 증권사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이제는 국내 기업들의 차례가 왔다. 특히 코스닥의 폭발적인장세에 고무된 수많은 벤처기업들은 저마다 나스닥 상장을 꿈꾸고 있다. 어차피 세계를 상대로 무한경쟁을 벌여야 한다면하루라도 빨리 나스닥의 신화에 몸을 실어보겠다는 야심이다.그 선두주자는 삼보컴퓨터. 이 회사는 지난해말 미국에 설립한판매법인(지분율 51%) 「이머신저」를 올 하반기중 나스닥에등록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올 상반기중 이머신저의 판매량이 84만대로 급증한만큼 시장가치는 최소 50억달러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영향을 받아 최근 삼보컴퓨터 주가는 두달전보다 두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엘렉스컴퓨터 역시 최근 10만달러를 출자한 미국의 신생 전자상거래 전문업체 익자라(IXara)를 통해 나스닥 진출을 꿈꾸고 있다.◆ 세계가 경쟁상대라면 나스닥으로인터넷 전문업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IT(정보기술)업체들도 잇따라 나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나스닥에 등록할경우 현재 국내 주식시세보다 최소 2~3배 이상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업으로 사업확장의 기회와 함께 국내업계에서도 확고한 위상을 정립, 자본확충 이외의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데이콤은 최근 인터넷업체로 변신을 선언한 이후 내년초를 목표로 나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콤의 한 임원은 『최근 나스닥 아시아 담당이사를 만나 상장절차에 대해 협의를 가졌다』면서 『천리안 보라넷 등 인터넷 사업비중을 더욱 높여내년초 등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하나로통신도 나스닥 등록은 시간문제라고 여기고 있다. 올 하반기중 유상증자와 외자유치를 통해 자본을 확충한 뒤 본격 나선다는 복안이다. 위성 인터넷카드 및 시스템 개발업체인 텔리맨(대표 김용만)도 내년말을 목표로 나스닥 등록을 추진하고있다. 이 회사는 이미 미국 회계법인인 KPMG를 통해 현지법인의 회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한글과 컴퓨터,메디다스 등이 최근 나스닥 진출을 위해 현지 관계자들과 물밑접촉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제이소프트」(대표 강태진)는 아예 미국에 본사를 둔 현지법인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나스닥 진출을 노리고 있다.나스닥을 쳐다보고 있는 기업들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인터넷접속 서비스 제공업체인 「인터넷 이니셔티브 재팬」(IIJ)은 올 하반기중 나스닥 등록을 완료, 1억5천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대만의 반도체시험기기 생산업체인 ASE테스트사는 대만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나스닥으로 발길을 돌렸다.최근 홍콩의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차이나컴」의 성공적인 진출에 자극을 받아 중국계 인터넷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있다. 지난 7월13일 상장된 이 회사의 주식은 개장과 동시에주당 57달러를 기록, 공모가격인 주당 20달러를 무색케 했다.이로 인해 차이나컴에 출자한 국내의 벤처기업 「다음 커뮤니케이션」도 돈방석에 앉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중국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스파크 아이스컴」과 웹 포털사이트운영업체인 「시나컴」도 연내 나스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홍콩의 I-퀘스트사의 앤소니 블레스 사장도 지난 3월말 『최고의 첨단기업들이 모여 있다는 나스닥의 명성과 풍부한 유동성에 매료돼 있다』며 등록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나스닥 등록시 이점 / 자금조달·홍보·세계화 수월1 자금조달 측면: 자금조달 측면에서 볼 때 이자 등을 지불해야 하는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 등과 달리 직접적인 금융비용부담이 없다. 따라서 재무구조에 별 영향이 없다.다만 해외증권발행은 신주의 제3자 우선배정이기 때문에 공모발행시 대주주의 지분희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2 홍보 측면: 해외 주식시장에서 기업을 공개하려면 해당시장의 등록 및 상장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만큼 투자가들에게 요건을 갖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실제 나스닥시장은 까다로운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의 영업보고서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공모주 발행시 로드쇼 등을 통해 거둘 수있는 기업홍보 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관측된다.3 기업의 세계화 측면: 해당기업은 실제 등록과정을 통해 해외금융시장의 흐름을 익힐 수 있어 향후 자금도입 및 경영의사결정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새로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도 나스닥 등록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4 추가자금확보 측면: 나스닥은 뉴욕 증권거래소와 함께 세계적인 주식시장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투자가 구성비를볼 때도 과거 개인투자자 중심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참여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기업들이 등록 후에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자금조달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