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를 겪으면서 상장 제약업체들의 실적은 양극화되고 있다. 98년에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을 기록한 상위 10대 제약업체들은 IMF 상황하에서도 매출이 증가하고 인원감축, 비용절감 등을 통해 영업마진도 개선된 반면, 중하위업체들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98년에 상위 제약업체들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6.2% 증가했는데 이는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병원용 의약품 시장에서의 꾸준한 매출과 수출 확대에 힘입은 것이다.99년 상반기에는 수출이 위축된 반면, 내수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상위 제약업체들의 병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높은 매출 증가는 그동안 사업다각화로 분산되었던 제품개발 및 마케팅을 제약부문에 집중해 병원 영업력이 크게 강화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또한 위기 상황을 넘긴 대형 제약업체들이 99년들어 기술제휴 및 개량신약 개발 등으로 다수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내수 회복과 더불어 신제품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내수 회복·신제품 실적 기여97년말 이후 98년까지 상장 제약업체중 6개사가 화의 및 법정관리에 들어갔는데 이는 과다한 매출채권에 따른 운용자금 부담과 부실 계열사들의 영업악화에 따른 자금난이 주요인이었다. 따라서 98년 제약업체들의 구조조정 노력은 매출채권 축소와 계열사 정리가 주요 과제였다.98년에 상위 제약업체들의 매출채권은 전년대비 9.3% 감소해 매출액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97년 55%에서 98년에는 47%로 하락했다. 매출채권 축소의 대부분이 적극적인 매출할인에 의한 것이었지만 98년의 높은 금리부담을 감안하면 적절한 정책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반면 중하위권업체들(부도업체 제외)의 매출채권 비중은 97년 67%에서 98년 68%로 오히려 높아져 상위업체들의 실적과 대조되었다. 매출채권 축소로 확보한 현금과 계열사 지분 매각자금 등을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전체 순부채는 전년대비 8.4% 감소했다. 99년에도 제약업체들의 재무구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이는 IMF 상황을 겪으면서 현금흐름을 우선시하는 경영이 강조됨에 따라 제약업체들도 과거와 같은 밀어내기 영업은 지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쥴릭(스위스계 다국적 기업)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의 출현으로 유통구조에 일대 혁신이 예상된다는 것도 제약업체의 수익성 및 현금흐름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향후 쥴릭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제약 유통시장에 다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제약업체들은 과거와 같은 영업 관행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워져 장기적으로 영업 기능이 대폭 축소되는 대신 기술 개발을 위주로 하는 전문기업으로의 탈바꿈이 예상된다.지난 7월 SK케미칼의 백금착체 항암제가 제조허가를 획득하면서 국내 신약 1호로 등록되어 국내에서도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현재 동화약품 대웅제약 중외제약 LG화학 등이 국내 2호 신약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2000년초에는 다수의 신약이 개발될 전망이다.따라서 국내 제약업체들도 연구개발 능력이 바로 수익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증받지 않은 신약재료로 부침을 거듭하고 최근에는 전반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를 받아온 제약업체들의 주가도 이와 같은 구조적인 변화 과정에서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투자유망최근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높은 성장을 나타내고 있는 중외제약, 대웅제약이 유망해 보인다. 99년에 중외제약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2.4%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동사가 수액제, 항생제, 고지혈증 치료제 부문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최근 병원용 의약품 시장의 경기 회복에 의한 수혜를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동사는 수액제 및 항생제 부문에서 안정적인 시장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제휴선인 미국 머크사와 일본 쥬가이제약으로부터 다수의 신제품을 도입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동사가 개발중인 퀴놀론계 항생제 Q-35는 99년4월에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은 97년말 6백37억원에서 98년말에는 4백52억원(자기자본의 42%)으로 축소되었고, 지급보증의 50%를 점하는 중외메디칼은 일본 히타치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회사측에서는 히타치로부터 2천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따라서 외자 유치가 확정될 경우 중외제약의 주가는 한단계 레벨업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동사와 유사한 재무비율과 계열사 부담을 갖고 있는 종근당의 FV/EBITDA 6.3배 수준을 적용할 경우 동사의 12개월 적정주가는 2만6천2백원으로 판단된다.대웅제약은 2000년3월기 ROE 6.2%, 순부채비율 29%로 수익성 및 재무구조가 제약업체중 상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P/E 11.4배, FV/EBITDA 5.1배로 제약업종 평균(각각 16.4배, 9.7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되어 있다.동사는 제약사업 이외의 부문에 과다한 투자로 그동안 부진한 성장을 보였으나 98년 이후 계열사 및 기타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제약사업에 주력할 예정이어서 수익성이 회복될 전망이다.동사는 4개의 계열사(대웅릴리, 하니콤, 파워컴퓨터, 경남에너지)를 정리했고 인원 감축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해왔는데 현재 주가는 이러한 노력에 대해서 평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제약업종의 FV/EBITDA는 제조업평균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지만 보수적으로 중소 제조업평균 수준의 FV/EBITDA 6.5배를 적용한 동사의 적정주가는 1만7천원으로 판단된다. 대웅제약의 1/4분기(4월~6월) 매출액은 4백억원(회사측 제시)으로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다.한편 동사는 최근 의료기기와 음료사업을 관계사인 대웅메디칼과 대웅식품으로 양도했는데 수익성 낮은 상품매출 비중이 축소(12?5%)되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전망이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국내 최초 신약으로 거론되는 EGF(세포성장인자)는 현재 임상 2상이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