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달 동안의 주식시장 활황 속에서 건설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투자성과를 보였다. 건설주가의 약세는 건설경기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이다.국내 건설경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국내건설수주는 `99년 상반기중에 전년동기비 10.9% 감소했고 건축허가면적도 16.9% 감소해 IMF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5월중 각각 25.1%, 67.8% 증가로 급격한 회복세를 보였던 건설수주는 6월중에는 6.2% 감소했다. 5월중 47.1%나 증가 했던 건축허가는 6월 들어 16.8%로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99년 하반기중에도 국내 건설수주가 크게 호전되기 어려워 보인다. 공공건설의 경우 발주물량의 고갈로 하반기 들어서도 수주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간건설에서도 고급 공동주택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건축경기 호전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건설주가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려면 국내 건설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어야 한다. 그 시점은 국내 건설경기의 회복세가 점차 강해질 내년 상반기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내년에는 총선을 전후로 공공공사의 발주가 증가하고 재건축 주택이나 상업용 건축의 공사발주가 크게 늘 것이기 때문이다.◆ 산유국 중심 건설공사 발주 회복영향특히 경기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중산층의 소득기반이 재건되면 그린벨트 해제 등 규제완화와 맞물려 주택경기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상업용의 경우에도 IMF직후 20%선까지 치솟았던 서울지역의 빌딩 공실 비율이 최근 10% 미만으로 떨어져 내년부터는 신규 발주가 재개되면서 건축경기 회복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한편 국내 건설수주의 부진 속에서도 해외 건설수주는 급속하게 회복되고 있다. `99년 8월초까지 해외건설 수주는 계약체결 공사기준 전년동기에 수주한 18억5천만달러의 3배에 가까운 54억6천만달러에 달했다. 이처럼 해외수주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건설공사 발주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연초대비 2배 이상 상승했고 당분간 고유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수주는 증가세를 이어가 `99년 연간 수주는 전년보다 2.5배 증가한 1백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다가오는 건설수주의 회복국면은 두 가지 면에서 이전과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첫째는 건설수주 시장의 회복이 건설물량 증가라는 양적회복 보다는 건설수주 금액의 증가라는 질적 회복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주택의 경우 분양가 규제완화로 인해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질적 회복이 진행될 경우 설계 및 시공능력이나 브랜드면에서 차별화 능력을 가진 대형건설업체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수 있다.둘째는 시장구조가 상위 소수의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이 가속화되는 것이다.특히 민간부문에서의 이러한 과점화 현상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건설시장에서 보면 상위 10대 업체의 점유율이 IMF 이전인 `96년 48.9%, `97년 49.0%에서 `98년에는 80.0%로 크게 높아졌고 이 비중은 `99년 들어서도 유지되고 있다. 해외수주 회복도 입찰보증을 얻을 수 있는 신용력과 산유국에 대한 수주기반을 겸비한 소수의 대형 건설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21억달러를 수주해 국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해외건설 물량의 38.3% 를 차지했다.이러한 시장구조의 변화로 국내건설경기의 회복국면에서 대형 건설사의 수주 및 이익 회복세가 가장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 및 해외건설 부문의 수주회복 속도가 빠른 대형 건설업체가 이익증가 모멘텀도 가장 클 전망이다. 수주증가와 함께 공사마진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회사별로 보면 국내 건설시장에서는 고급주택 부문에서 공격적인 수주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건설, 주택부문의 강점을 유지할 현대산업개발, 초고층 주상복합에서 강한 삼성물산, 공공공사 수주능력이 탁월한 고려개발 등의 실적회복이 빠를 것이다. 해외건설 부문에서는 중동 및 동남아지역 수주기반이 강한 현대건설,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공사수주를 추진중인 대림산업, 삼환 기업 등이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 수주 및 이익 회복세`98년6월 바닥을 친 건설주는 `98년말 큰 폭의 반등과 반락을 보인 후 기업가치 회복과정의 측면에서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내재가치(주로 청산가치) 우량주 위주로 선별적인 주가상승을 보였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건설업체의 부도가능성이 급속히 줄었고 청산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던 건설업 주가는 제자리를 찾아가는 국면에 있기 때문이다.향후 건설업 주가는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점차 저점을 높여가는 회복국면이 예상된다. 생존위험이 크게 감소했고 건설경기의 회복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기 때문이다.다만 국내건설 수주부진이 이어지는 `99년 중에는 해외건설 수주비중이 높은 대형 건설회사 위주로 주가반등이 이뤄지고 건축경기가 본격 회복되는 내년초반부터는 전반적인 여타 건설주가도 상승탄력이 강해질 전망이다. 건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가면 건설업종 주가는 시장평균 이상의 상승세를 보일 것인데 이때 주도주는 해외건설 수주가 독보적이고 국내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대건설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