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장이사 업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체들이 무척 영세한데다 중구난방식으로 난립해 있기 때문이다. 전체 시장의 1%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업체가 거의 없을 정도다. IMF 사태 이후 상당수의 업체들이 쓰러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외풍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업체가 있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화제의 포장이사 업체는 지난해 10월 설립된 (주)5세기고구려로 짧은 기간 안에 다른 업체들은 흉내도 내지 못할 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5세기고구려의 성공신화는 우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영성과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1년도 채 안돼 1백32개의 지점을 오픈했고 요즘도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액 역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1백6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데 이어 연말까지는 4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5세기고구려의 성공신화 뒤에는 실질적인 오너인 최경진 이사(35)가 버티고 있다. 그 자신 포장이사업체 출신인 최이사는 경험에서 터득한 독특한 사업 아이디어로 햇병아리 회사를 업계에서 일약 「태풍의 눈」으로 격상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최이사가 펼치는 경영의 핵심은 「서비스의 질을 높여 고객을 확보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어느 특정 고객이 만족하면 3~5명의 고객을 새로 끌어들인다. 반면 한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면 10여명, 또는 그 이상의 고객이 떨어져 나간다. 그렇다면 경영자가 할 일이 무엇인지는 명약관화하다. 고객만족을 통해 신규 고객을 최대한 유치해야 성공할 수 있다.』최이사가 포장이사에 업계 최초로 애프터서비스제를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삿짐을 옮겨준 뒤 3일 이내에 다시 방문해 이사과정에서 생긴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 직원의 실수로 확인되면 전액 보상해준다. 또 이사 때 담뱃값 등을 받지 않는 노팁(No Tip)제도를 도입해 고객들의 민원소지를 아예 없앴다. 1개지역 2개지점 시스템으로 경쟁심을 유발해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팁제·경쟁시스템도 성장 밑거름포장이사 비용도 파격적으로 싸게 받는다. 비용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통해 시중가보다 20% 이상 싼 가격에 포장이사를 대행해준다. 자체 개발한 컨테이너 팰릿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차량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있고, 본사 차원에서 각 체인점의 영업을 적극 지원해 체인점의 경쟁력을 키워주는데 힘을 쏟는다.최이사는 「남들이 무시하는 시장을 개척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가 주변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포장이사업을 택해 창업에 나섰던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업종의 경쟁업체들이 택배 등에 신경을 쓰는 사이 틈새업종인 포장이사 체인사업을 적극 공략해 성공을 거둔 것은 그만의 신념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02)344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