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의 스타일이 기업의 문화가 될 수도 있을까. 사장의 퇴진과 신임사장의 부임을 경험한 많은 간부 직원들은 전임사장 재직시의 기업과 신임사장하에서의 기업이 이름은 같지만 사실 다른 기업이라고 주장한다.그런 일이 과연 가능할까. 사장이라는 존재가 그렇게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중요성을 간과해 왔던 사실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즉 기업의 공식적인 비전보다는 사장의 행동, 개인이 하는 일보다는 그 방향, 제품이나 결과보다는 프로세스 등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지금까지 소홀히 취급해왔던 행동과 프로세스 등도 중요하지만 경영자의 스타일이 설득력이 있느냐의 여부도 기업의 목표달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경영의 두가지 스타일경영스타일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카리스마적이고 열정적(hot) 스타일이다. 이러한 패튼 장군 스타일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영웅시해 왔지만 나는 그들이 단기간에 아무리 훌륭한 성과를 거둔다고 할지라도 길게 보면 조직에 짐이 된다고 믿는다.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안이 냉정한(cool) 스타일이다. 이들은 조직과 하나가 되기 때문에 자신 또는 자신의 성공을 개인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타입이다.◆ 첫번째 스타일 : 카리스마적이고 열정적 스타일이러한 스타일이 앓고 있는 병은 공통적으로 한가지이다. 그것은 「그 사람이 없으면 안된다(indispensibility)」는 것이다. 그들은 전지전능을 추구한다. 그 사람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은 동시에 그 사람은 잘못하는 일이 없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이러한 스타일은 자연스럽게 비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직간접적으로 주위에 추종자들로 둘러싸임으로써 자신의 귀한 시간과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아랫 사람들이나 불쾌한 일로 낭비되는 것을 막고, 동시에 자신의 신성한 말씀이나 영웅적인 행적들을 외부에 전파한다.그들은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적게 먹고 적게 잔다. 그들은 맨먼저 출근해서 제일 늦게 퇴근한다. 그들은 힘차게 걷는다. 엄청나게 바쁜 일정임에도 그들은 피곤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끊임없는 에너지의 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들은 부하 직원에게도 요구하는 것이 많으며 성격은 급한 경우가 많다. 종종 스태미너와 끈기를 능력보다도 높이 사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부드러움을 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지장이 있다고 보이면 어떤 사람이라도 눈도 깜짝하지 않고 즉시 해고해 버린다.아마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한두번 이런 상사를 모신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스타일은 남자답고 멋있게 보인다. 그러나 이런 스타일이 실적을 측정하는 다섯 가지의 핵심 영역 즉 이익(profitability), 생산성(productivity), 질(quality),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 혁신(innovation)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낸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두번째 스타일 : 냉정한 스타일첫번째 열정적이고 보스적인 스타일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과 관련이 있지만 냉정한 스타일의 경우에는 행동과 성격 사이에 직접적인 연계를 짓기가 어렵다. 왜냐 하면 이 스타일의 경영자를 움직이는 것은 그의 감정이 아니라 비전의 실현을 위한 계획이기 때문이다.냉정한 스타일의 경영자가 되려면 아래 다섯가지를 유념하라.1. 전문능력 개발의 지원자가 되라로버트 그린리프가 강조하듯이 「당신이 접할 기회가 있는 모든 사람을 개발시키라」. 우선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재를 채용할 때에는 그가 과거에 한 경험보다도 미래의 변화가능성을 보아야 한다. 힘이 닿는 한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되 만일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가르쳐서 최고를 만들라. 다기능과 팀워크를 강조하라.2. 부하직원의 리더십을 개발하라자신을 교사로 생각하라. 사장이자 동시에 리더십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라. 그렇지만 자신의 성공담과 영웅적인 활동을 지겹게 늘어놓지는 않는 것이 좋다. 실패담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어떻게 경영을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라. 부하직원 특히 새로운 직원들과 접촉하는 기회를 늘리라. 그들에게 기업을 알리는 데 주력하라. 그들에게 미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의견을 구하라. 만일 여러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면 그 곳을 모두 방문하라.그곳에 가거든 집 생각에 잠기는 대신 그곳 직원들에게 관심을 가지라. 그들이 어떤 사람인가 잘 살펴보라. 여러분이 그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도록 하라. 그들은 이미 여러분을 잘 알고 있으므로 여러분도 그들을 아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이것이 학습조직이 되는데 큰 도움이 된다.3. 변화팀을 조직하라다양한 사람들로 여러분의 팀을 구성하라. 같은 학교 출신, 같은 지역, 같은 전공으로만 구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할 때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바꾸도록 하라. 여러분이 중심축이므로 계속성은 유지된다.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다른 팀원들의 위에서 군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동료의 입장에서 함께 일하되 단지 선임자라는 느낌이어야 한다. 「혁신」이 어차피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면 「변화 관리」는 우리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한 길이다. 변화 관리는 팀을 구성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잘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4. 공감대를 형성하라요즈음의 기업에는 다섯 세대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각각의 세대는 가치 기준이 다르고 경력에 대한 기대 또한 다르다. 이민자들도 인종 언어 교육수준 등에서 예전과는 판이하다. 또한 점점 많은 여성들이 최고 경영자가 되고 있다. 은퇴 후에 재취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근로자들과 일하는데 있어서 문제는 다양성이 아니다. 다양한 근로자들이 일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감대(컨센서스)를 형성하는 것이 문제이다.5. 함께 미래를 대비하라미래에 투자하라. 미래에 내용과 생명을 불어 넣으라. 우리가 미래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여러개의 대안들의 집합으로서 그중에서 연속적으로 한 두가지 대안을 선택해가는 과정이다. 만일 기존의 대안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이 없거든 새로운 대안 즉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라. 중요한 것은 종업원들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냉정한 임원들은 통제하거나 감독하고 벌을 주느라고 바쁘지 않다. 그들은 자기중심적이지도 않고 자기도취에 빠지지도 않는다. 그들은 대신 종업원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변화팀을 만들고 다양성을 컨센서스로 승화시키는데 바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방적으로 미래를 확정하여 통보하는 대신 종업원들과 함께 미래를 설계해간다.이러한 다섯가지 리더십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나는 한 개인에 의존하여 그의 뒤를 정신없이 좇는 회사보다는 이렇게 냉정한 리더가 이끄는 회사에 투자하는 데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어빙 버센(Irving H.Buchen)은 월든 대학교의 경영학교수이며 경영컨설팅회사인 COMWELL사의 Senior Associate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