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현재, 미국의 정보통신 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하나는 인터넷을 통한 정치 마케팅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다음과 같은 움직임은 이것을 뒷받침해 주는 좋은 사례들이다.첫째, 인터넷에서 정치 정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의 성 추문을 다룬 스타 검사의 보고서가 인터넷에 등록되었을 때 나타난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당시 수십만명의 인터넷 이용자가가 동시에 접속해 인터넷 서버가 마비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또한 「국민과 언론을 위한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for the People and the Press)」가 지난 4월초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1천1백만의 사람들이 선거 후보자들의 웹사이트, 공약, 득표 기록, 신상명세와 같은 정치와 관련된 정보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96년의 7백만에 비해 약 57%가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에서 유권자들의 정치 정보에 대한 욕구의 증가와 궤를 같이해 정치와 관련된 인터넷 웹사이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대표적인 「야후컴(Yahoo.com-Politics)」과 「에이비씨 뉴스(ABC News-Politics)」와 같이 일반적인 정치 뉴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유권자가 보다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현명한 투표를 위한 프로젝트(Project Vote Smart)」, 각종 정치 여론조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여론조사 리포트(PollingReport.com)」, 정치 캠페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 캠페인(Public Campaign)」 등도 유명한 웹사이트이다.◆ 전자메일 통해 로비활동 활발둘째, 인터넷 로비스트의 출현이다. 과거 전통적인 로비스트가 정치인과의 식사나 운동 경기 등 각종 모임을 통해 로비를 했다면, 인터넷 로비스트는 인터넷 공간에서 로비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대표적인 로비 방법은 전자 메일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실제로 성공하고 있다.미국의 「전국교육협회(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에서 로비스트의 역할을 맡고 있는 파멜라 필딩씨가 지난 해에 성공한 「이 레이트 세금(e-rate tax)」 로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필딩씨는 공립 학교의 인터넷 설치에 필요한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전화회사에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이 레이트 세금」 법안을 국회가 승인하도록 로비해 이를 성공시켰다. 로비 방법은 간단했다. 홈페이지 방문자들로 하여금 국회에 전자 메일을 보내도록 함으로써 국회의원들을 설득했다. 약 2개월 동안 법안에 찬성하는 약 2만 2천개의 전자 메일이 국회에 보내졌다.이와 같은 인터넷을 통한 로비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향력 있는 로비스트를 고용하는데 수천 달러를 지불할 수 없는 중소 규모의 단체들과 회사들은 전문적인 인터넷 로비업체나 로비스트를 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앞의 전국교육협회의 사례에서도 로비를 위해 지출된 비용은 웹사이트 제작비용과 기타 부대비용이 1천달러에 불과했다.셋째, 인터넷을 통해 정치자금의 모금이 가능해짐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정치캠페인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이 일반 국민들의 생활 속으로 편입되면서 많은 후보자들은 정치자금의 모금에 인터넷을 사용하기를 원했다. 인터넷을 통해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것은 서민들로부터 소규모의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연방선거위원회(Federal Election Commission)는 연초부터 인터넷을 통한 정치자금 모금에 대한 심의를 시작해, 결국 지난 6월에 인터넷에서 신용카드로 전달되는 기부금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후보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치캠페인을 소홀히 할 수 없게 되었다. 인터넷은 유권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매체에서 정치인과 정당의 재정을 도와주는 후원자의 역할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캠페인 회사인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대표인 존 필립스씨에 따르면, 2004년 선거에서는 정치자금 모금의 80%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넷째, 인터넷을 통한 투표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인터넷 투표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필요해지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미네소타, 워싱턴 주에서는 온라인 투표에 대한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플로리다주의 경우는 투표에 관한 법률에서 「전자적인 혹은 전자적인 도구를 통한 투표 시스템(electronic or electromechanical voting system)」에 대해 이미 정의를 내려놓고 있으며, 주당국이 온라인 투표 절차에 관련된 법률을 향후 공포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인터넷 투표 희망자 많아져또한 98년 말에 행해진 액티브미디어의 「퓨처 스케이프(FutureScapes)」 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약 2/3가 투표를 인터넷을 통해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수년 내에 대부분의 주들이 인터넷을 통한 투표를 어떤 형태로든지 실시할 것으로 예측된다.다섯째, 인터넷을 통한 정치 여론조사의 등장이다. 지금까지 정치 여론조사는 전화를 통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정보사회의 도래와 함께, 조사 매체가 전화에서 인터넷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미국에서 선거 여론조사의 전문기관으로 알려진 「해리스 블랙(Harris Black)」사는 지난 6월말에 인터넷을 통한 선거 여론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그들은 다양한 웹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해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전자메일을 통해 여론조사를 했다.이번 조사의 핵심 질문은 『만약 오늘 2000년 대통령 선거를 한다면 공화당의 부시와 민주당의 고어 가운데 누가 당선될 것인가』였다. 그런데 그 여론조사 결과는 같은 달에 행해진 전화조사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이번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터넷을 통한 선거 여론조사는 대규모의 표본집단, 조사자와 응답자간 동시 커뮤니케이션, 빠른 그래픽 작업 등을 통해 결과를 보다 신속, 저렴, 정확하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 인터넷이 지금보다 훨씬 더 대중화되면- 미국 가정에서 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약 92%인데 비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48% 정도이다-인터넷을 통한 여론조사 시장은 그 규모가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