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신즈가 순수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다.삼보컴퓨터와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KDS)의 합작법인 이머신즈는 기업공개를 위한 등록서를 지난달 3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등록서 처리에는 약 두달이 걸려 이머신즈는 10월께 나스닥에 상장될 전망이다.또 이머신즈는 미국 최대의 인터넷서비스업체 AOL과 정보통신전문 투자기업 히카리 투신 등 18개 업체로부터 모두 1억1천9백5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우선주 발행을 통해 모금됐다. 신주발행량과 발행가격은 나스닥 상장 직전에 결정될 예정이다.앞으로 이머신즈는 설립 1년 이내 나스닥시장 상장과 1년 이내 매출 10억달러 돌파라는 획기적인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이것이 달성되면 세계 PC업계는 물론 업계 전반을 통틀어서도 신화에 가까운 기록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이머신즈는 삼보컴퓨터와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가 미국 PC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한 공동 PC판매법인이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이머신즈는 극한 상황을 헤치고 극적으로 도약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많은 기업에 모범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이머신즈가 탄생한 98년 하반기는 국내업계가 아직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의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97년 2백만대의 PC가 팔리다가 98년에는 그 수가 1백10만대로 줄어들 정도로 국내 시장은 꽁공 얼어붙어 있었다.컴퓨터 전문업체인 삼보컴퓨터는 이로 인한 추위를 가장 먼저 탈 수밖에 없었다. 이때 돌파구로 삼은 것이 해외시장.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이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짰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가 모니터 전문업체와 손잡고 초저가 PC를 만든다는 것. KDS는 미국 모니터 시장에서 6∼7위를 차지하고 있던 모니터 수출 전문업체. 이 두 업체는 자본금 4백만달러를 들여 공동법인을 설립했다.이머신즈는 당시 불고 있던 저가 PC 바람을 포착하면서 초기부터 화려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3백99달러 4백99달러(모니터 별도)짜리 초저가 제품(이타워)을 내놓으면서 미국 PC시장을 단기간에 장악해 들어갔다. 이타워가 지금까지 모두 1백30만대 판매되면서 이머신즈는 현재 HP 컴팩에 이은 미국 PC소매시장 3위 업체로 자리잡았다. 올해 예상 매출은 10억달러에 이른다.관계자들은 이머신즈의 성공 비결을 △ 세계적 흐름을 재빨리 감지하고 과감히 배팅한 것과 △ 현지화 △ 적절한 마케팅전략 등으로 꼽고 있다. △ 저가 시장이 부상할 때 어느 업체보다 앞서 초저가 제품을 내놔 주도권을 쥐었고 △ 현지 시장을 잘 아는 마케팅 전문가(스티븐 더커 이머신즈 사장)를 영입했으며 △ AOL과 제휴해 프리 PC 판매방식을 내놓는 등 적절한 전략을 때맞춰 구사했다는 것이다.삼보컴퓨터의 세계시장 공략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중국으로 이어진다. 중국 센양에 연간 3백만대 규모의 PC 생산기지를 만들어 수출 전초기지로 삼았으며 네덜란드에도 연산 1백2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세웠다. 일본시장에는 현지업체 소텍과 제휴해 들어갔다.향후 계획은 인터넷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것. 구체적인 계획은 나와 있지 않지만 이타워 신화를 만든 저력이라면 인터넷 사업에서도 성공을 거둘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