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력 ; 43년 대전생. 62년 대전고 졸업. 66년 한국상업은행 입행. 67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73년 대구은행 입행. 82년 신한은행 입행. 86년 융자부장(이하 신한은행). 87년 명동지점장. 90년 영업부장. 91년 이사. 93년 상무이사. 97년 전무이사. 99년2월 은행장 취임. 취미: 등산. 가족관계: 부인 이화자씨(56)와 1남1녀.▶ 대우관련 여신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무엇입니까.지난 96년부터 신용위원회를 운영해오고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자문을 토대로 「기업리스크 관리시스템」(CRM)을 구축하는등 여신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여온게 일차적 요인입니다. 또 대우그룹의 경우는 그동안 여신실무자들이 워낙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뭔가 특별하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다른 은행과 비교해 시스템 자체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아직 완성된 것도 아니고요. 다만 시스템을 운용하고 관리하는 능력에 있어서 강점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개발중인 「통합리스크 관리체계」가 연말까지 완성되면 시장-신용-운영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돼 한층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대우사태로 인해 은행권의 제2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데요.당장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불안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 정부의 공적자금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은행권의 구조조정은 내년 이후 시장원리에 의해 진행되는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또 그동안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지속적으로 자기자본 확충에 노력해온만큼 BIS 자기자본비율도 8% 이상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HSBC의 서울은행 인수가 결렬되는 등 외국은행들의 국내 진출이 진통을 겪고 있긴 하지만, 기존에 진출해있던 씨티은행을 비롯해 얼마전 대한투자신탁 투자결정을 발표한 리젠트그룹등 외국금융기관들의 국내 진출이 매우 파상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평소 이들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호언해오셨는데요.국내 진출을 노크하는 해외금융기관들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국내 금융환경에 토착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인만큼 국내 은행들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것으로 봅니다.우리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앞서 선진형 경영관리시스템을 구축한데다 우수한 인적자원과 리테일(소매금융시장) 및 중소기업시장에서의 강점 등을 내세울 경우 승산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소매 및 중소기업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장담하시는 배경은 무엇입니까.현재 국내 금융산업의 여건상 시중은행이 대기업시장과 국제금융부문을 강화할 처지는 못됩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같은 점을 간파, 리테일 및 미들(Retail & Middle)시장에서 힘을 키워 왔습니다. 대우나 기아에 부실여신이 많이 발생하지 않은 것도 그때문이었습니다.현재 주거래 고객전용창구와 PB센터, 고객별 상담사(CA)로 대표되는 구거래 고객관리방법은 다른 은행들이 벤치마킹하는 수준에까지 올라 있습니다. 또 전문적 지식과 소양을 겸비한 기업금융전문가(RM)를 통해 국내 기업들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올해 연말을 목표로 리테일 영업의 가치극대화를 위한 방안을 개발, 보다 품격높은 소매영업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소매-중소기업 금융을 평정하자는게 신한은행의 야심입니다.▶ 국민 주택등 다른 은행들도 신한과 비슷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 같은데 차별화 전략이 있습니까.일단은 지난 94년부터 운영해온 사업본부제가 힘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시중은행중 우리가 가장 먼저 도입한 사업본부제는 고객을 세분화한 뒤, 이른바 「타기팅」 영업을 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총 5백여만명의 신한은행 고객중 24만명의 「개인주거래 고객」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의 예금비중은 전체의 80%에 달할 정도로 은행수익에 기여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개인소매금융의 핵심고객인 이들 주거래고객과 잠재 고객군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 차별화 전략의 요체입니다.▶ 중소기업금융 전략은 어떤 것입니까.쉽게 말해 좋은 기업을 발굴해 거래를 트는 것입니다. 물론 해당기업에 대한 현장중심의 심사와 정확한 기업분석이 선행되어야겠지요. 기업금융전문가들이 괜찮은 회사라고 판단하면 번거로운 절차없이 즉시 대출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작년보다 1조4천억원 가량 늘어났습니다.▶ 최근 인터넷 뱅킹서비스를 개시하면서 국내에도 사이버뱅킹 시대의 개막을 알렸는데요.사실 단순한 금융거래 서비스만으로는 고객들을 인터넷 뱅킹으로 끌어들일 수 없습니다. 신규고객을 유치하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터넷 뱅킹을 고객서비스의 최종 목적지라고 판단하고 선도적인 서비스 제공을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장차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금융자산관리, 고객의 금융거래 패턴분석을 통한 자문서비스 등이 인터넷상에 선보일 것입니다.▶ 연봉제 도입 등 이른바 신인사제도의 도입은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습니까.모든 기업이 마찬가지이듯이 조직과 시스템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직원들의 자질과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우리는 최근 인사-조직 컨설팅 전문회사인 「타워스 페린」사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인사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올하반기부터 부서장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전행원을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또 직무시스템이 요구하는 직원의 역량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새로운 평가제도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행장님은 대학졸업 이후 줄곧 은행에만 몸담아온 전문경영인입니다. 후배들에게 바람직한 은행원의 자세를 말씀하신다면.은행원은 무엇보다도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금융업이라는 업종이 화이트칼라 중에서도 상당히 전문적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은행원은 기본적으로 고객의 돈을 만지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신중함 정직성 집중력 끈기 등의 덕목이 요구됩니다. 또 그래야만 「기본이 충실한」 기업들을 발굴해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또 은행원은 고객의 성장이 자신과 은행의 성장이라는 사실을 확신해야 합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잔 재주를 부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장사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신한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경영풍토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행장님은 어떠십니까.글쎄요…. 보수 여부를 떠나 수익성위주의 경영을 하려고 합니다. 영업일선에서 잔뼈가 굵긴 했지만 직원들에게 무리한 수신확장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전년대비 올해 예금규모가 불과 2천억원밖에 늘어나지 않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향후 경영수지를 전망해 주시지오.올해는 대손충당금을 최대한 쌓을 생각입니다. 아마 8천억원 이상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올해 1천억~2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뒤 내년부터는 연간 5천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후기자신이 직원들에게 어떻게 비치는 것 같으냐고 이인호행장에게 물었다. 『과거에는 주로 여신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엄격했으나 행장이 된 뒤부터는 달라지려 노력한다』고 대답했다. 이행장의 경력은 그가 말보다는 업적이나 노력으로 자신을 대변해온 사람임을 입증한다. 업적평가 연속 대상 수상이라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신입행원시절에 돈다발을 세던 연습을 예로들면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에게 그런 일이 따분하겠지만 은행원이란 돈을 만지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우그룹에 물린 채권이 다른 은행에 비해서 훨씬 적었던 것도 여신관리자로서 그의 역할이 컸었다고 주변은 말한다. 신한은행의 「클린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중심에 그가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