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의 향배가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7월 이전만 해도 일본경제의 불황지속에 따라 미달러화 대비 1백20엔대에서 움직이던 엔화는 한때 1백45엔대로의 진입이 점쳐질 정도로 약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일본경제의 장기불황 탈출가능성과 미국의투자수익 감소를 배경으로 국제투자자들이 일본으로 향하면서 1백10엔대의 강세로 돌아서게 됐다.보다 자세하게 엔고현상을 분석해보면 일본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겨냥한 국제금융자본의 사전적인 엔화 매입,일본 수출업자들의 미달러화 적극 매도 및 엔화 매입, 일본투자자들의 해외자산 축소 및 엔자산 확대, 환투자자들의 엔선물환 매입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초 1만3천대에서 꾸준히 상승을 거듭, 현재 1만7천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일본주가지수의 강세도 국제투자자들의 일본증시참여증가에 힘입은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엔고배경이 되는 일본 경제 펀드멘탈의 호전은 곳곳에서 그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GDP 성장률은 1/4분기에 전분기대비 2.0%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이후 2/4분기에도 예상외로플러스 0.2%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2/4분기 법인기업 통계에서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0.2%를 기록했으나 당초 전망치 마이너스 4.5%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예측 지수인 3/4분기 경기판단지수도대폭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그럼에도 불구, 엔의 향방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예전보다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부정적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지표가 많은데다 경기회복을 확신할만한 「확실한」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경우 엔고는 때때로 수출업체에 이익이 될 수도있겠으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가크고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95년 엔/달러 환율이 81엔대를 기록하면서 초강세를 나타낸 이후 우리가 입은 환차손실은 대단했다.물론 현재로서는 최근의 엔고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되고 어느 수준에서 안정될지 아무도 모른다. 환율은 국내외 모든정보를 즉각 반영하고 우발적 돌발적 요인에 의해 시시각각결정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우선, 과거 어느 때보다도 환율변동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엔고가 자체 영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 그결과를 피드백해 영업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섣불리 환율을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현재의 관련 자산 부채뿐만 아니라 미래의 현금흐름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엔고를 비롯해 환율 등락에 따른 손익변동 규모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분석틀을 만들어야 한다. 파생금융상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예컨대, 엔화 부채가 많거나 엔지출이 있는 기업의 경우 엔고상황에서 엔을 미리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므로 선물환 통화스왑 통화옵션등 파생금융상품을 통한 리스크 헤지에 나설 필요가 있다.그리고 이같은 개별적인 엔고 대응전략이 우리나라의 총체적인 경제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저변확대나 관련제도의 정비도 시급하다고 본다. 특히 모든 관련변수를 감안한종합적인 관점에서 엔고 효과를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강구해내는 거시적인 시스템이 긴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