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가, 전날 밤 해외 DR가격 동향과 연계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핵심 블루칩뿐만 아니라 실적이 뒷받침되는중소형 우량주까지도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간헐적인 반등이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상승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대우사태의 여파로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초래된데다 엔고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등 해외 불안요인들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1만포인트선을 위협받고 있는 미국증시의 약세는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해외증시에의 동조화현상이 동남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이런 와중에 전문가들은 철저한 현금보유전략을 권하고 있다. 손절매를 하는 것은 개인의 판단여부지만 당분간 신규투자는 자제하라는주문이다.그러나 굳이 투자를 계속해야겠다는 사람은, 그것도 핵심블루칩을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겠다는 이는 해외 DR(주식예탁증서)의 가격동향을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 발행돼있는 DR는 모두 15개 종목. 이른바 「빅 5」를 비롯해 대형시중은행등 국내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종목들이다.최근 이들 종목의 국내 움직임은 전날 밤(시차 때문에 발생) 해외 DR가격의 동향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똑같은주식을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싼 쪽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만약 국내 원주가 해외 DR보다 비싸다면 외국인들은 원주를 팔고 DR를 사들일 것이다. 따라서 전날 밤의 DR가격을 증시 개장전에알고 있으면 어느 정도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 DR는 원주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오히려 DR는 원주의 가격을따라가야 한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워낙 높아 이론이 잘 통하지 않는 현실이다. 실제로 원주보다 싼 가격으로 DR를 발행한 현대자동차 우선주와 한빛은행의 경우 DR발행직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30일(뉴욕증시)·10월1일(한국증시)의 경우9월30일 뉴욕 증시에서 한국전략과 포항제철의 DR가격은 떨어지고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가격은 각각 올랐다. 이 현상은 10월1일 서울증시에 그대로 이어졌다.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던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상승폭도 전날밤 뉴욕증시와 비슷했다. 또 뉴욕증시 종가가 주당 13만6천5백원에 마감된 포항제철은 서울에서 13만7천5백원으로 시작했고 주당 4만원이었던 한국전력도 「정확하게」 4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따라서 전날 해외가격만 알면 대형우량주의 개장가격만큼은 비슷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결론이 나온다.그러나 이같은 추론방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은행주의 경우해외 DR값은 떨어진 반면 서울증시의 원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단가낙폭 과다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된데다 은행업종의 중장기 전망이호전됐기 때문이다. DR가격이 원주보다 높게 형성된 점도 국내 은행주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것이 시사하는 점은 간단하다. 전날DR가격의 등락에 상관없이 DR값이 원주보다 높으면 주식을 매수할타이밍이라는 점이다. 보름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LG화학(런던상장)이 대표적인 사례다.이런 복잡한 양상을 놓고 보면 주식투자란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 시장의 대세를 따르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투자방식이라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