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원 워크숍 같은데서 단골로 나오는 메뉴중 하나가 부서간 벽 높은 것과 그로 인해 생기는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다. 해결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기능별 조직에서 팀조직으로 바꾸자, 한발 더 나아가 매트릭스 조직으로 바꾸자,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자, 부하직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갖자는 등. 하지만 워크숍이 끝나고 약기운이 떨어지면 이내 모든 것이 원위치되고 만다.친구 부부와 저녁 약속을 했다. 남편에게 연락했기 때문에 당연히 부인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부인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집은 부부 사이에 통 대화가 없었던 것이다. 또 어느 회사의 영업부서장과 설계부서장은 거의 얘기를 안하고 지낸다. 공식회의에서 마지못해 얘기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이 조마조마할 정도로 날을 세우고 말을 한다. 두 부서의 부서원들은 다음 워크숍 때 부서간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얘기하면서 대책을 수립하겠지만 부서장들이 저렇게 으르렁대는데 별무효과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누구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개인들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선진 외국에 비해 어떤 수준일까. 역량은 있는데 시스템이 따라주지 않는 걸까 아니면 시스템은 그런대로 되어 있는데 역량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역량과 시스템이 모두 부족한 걸까.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 향상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투자를 하고 있을까. 커뮤니케이션 마찰로 인한 손실은 얼마나 될까. 핸드폰 숫자가 2천만대를 넘고 이메일, 전화, 팩스가 보편화된 이 시대에 아직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의문이 꼬리를 문다.이면우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이란 축전지의 플러스, 마이너스의 양극과 같다는 재미있는 표현을 한다. 아무리 축전지 안에 전기가 많아도 양극을 통해 상대편에 전해지지 않으면 효용성이 없다는 얘기다. 굳이 이런 예를 들지 않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개선할 것인가.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은 비용이란 인식을 해야 하고 정보를 전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개개인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부서 회의를 하는데 시간만 나면 결론에서 벗어나 다른 길을 헤매거나 총론을 얘기하는데 사소한 방법론의 문제점이 제기되는 경우, 또 중언부언하거나 횡설수설하면서 회의 분위기를 흩트리는 사람이 있다면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없다. 또 컴퓨터나 영어를 못해 비서가 이메일을 프린트하거나 영어 팩스를 번역해 주어야 의사결정을 하는 임원도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역량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마인드다. 미운 사람과는 아예 얘기를 안 하려고 하는 관리자가 있다면 이 또한 큰 장애물이다. 특히 직급이 높을수록 그 피해는 심각해진다.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이 있어야만 서로간에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비용이라는 인식과 개개인의 역량 그리고 마인드가 잘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