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초부터 「금융상품 판매확대」를 강조했는데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고 봅니까.나름대로의 성과는 있었습니다. 3월말 2조6천억원에 달했던 수익증권 판매금액이 7월말에는 3조5천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금융상품을 전담판매하는 금융센터를 3개에서 5개로 늘리는 등 금융상품 판매조직도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대우그룹 사태가 발발하면서환매가 일어나 8월이후 수익증권 판매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비단 우리회사만의 일은아니고 증권업계 전반적인 현상입니다. 대우그룹 처리가 가닥을 잡아가면 다시 금융상품판매가 급증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동양증권이 판매한 공사채형 수익증권 중에서 대우채권과 CP(기업어음) 규모는 얼마나됩니까. 그리고 부담해야 할 손실액은 어느정도입니까.지난 8월12일 공사채형 수익증권 판매액수는3조3천억원이었습니다. 이중 무보증 대우채권과 CP는 1천7백41억원에 달합니다. 금융기관이 9백73억원, 개인과 일반법인 그리고 우리회사가 미매각 자산으로 모두 7백68억원을갖고 있습니다. 금융기관은 자기 책임 아래투자해야 하는 원칙에 따라 우리회사가 손실을 부담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므로 일반법인과 개인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대우채권과 CP중 30% 정도가 부실로 처리될 경우 우리회사가 부담해야 할 액수는 1백68억원 정도입니다. 이것도 투신사와 7대 3의 비율로분담하므로 실제 손실은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에서는 「11월 금융대란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는데 어떻게 예상합니까.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가 금융시장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그 해법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대우그룹의 자산부채 실사가 끝나고 증권사와 투신사의 손실분담액이 확정되면 급격한환매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유동성은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우리 회사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11월초 예상되는 환매금액은 일반법인 5천2백억원, 개인투자자 2백50억원 등 모두 5천4백5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대행 판매해준 10개 투신사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독자적으로 유동성을 마련한 상태입니다.▶ 동양증권의 올 하반기(99.4.1∼99.9.30) 실적을 밝혀주십시오. 앞으로 금융상품 판매수수료와 위탁매매수수료의 비중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 계획입니까.반기 세전이익은 9백억원으로 추정됩니다.다른 증권사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 회사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올해 증시활황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급증했고 보유중인유가증권을 처분한 것이 수익급증의 주원인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위탁매매 수수료가수익증권 판매 수수료보다 5배 이상 높습니다. 우리회사가 종합자산관리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상품 판매비중을 40% 이상 높일 계획입니다.▶ 사이버 거래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대응하는 영업전략은 무엇입니까.사이버거래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봅니다. 전체 위탁거래의 30∼40%가 최대한도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사이버 거래자들은 자신이 직접 판단을 한후 매매합니다.수수료가 싸기 때문에 매매횟수도 많습니다.그러나 이들이 결코 고수익을 올렸다고 보지않습니다. 미국에서도 일일매매자(Day Trader)의 수익률은 매우 저조합니다. 증권사의리서치 도움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사이버 거래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이들 부문을 방치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증권업계 최저수준의 수수료와 신속한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누구보다도 리서치의 중요성을 강조해오신걸로 알고 있는데 리서치 역량 강화 복안을 들려 주십시오.금융기관의 경쟁력은 리스크관리에 있습니다. 특히 증권사는 확정금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적배당상품을 판매하는 기관입니다.그러므로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합니다. 리스크 관리능력은 바로 리서치 능력에달려 있습니다. 우리회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리서치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증권사 인원조정을 단행하면가장 먼저 손을 대는 부서가 리서치센터였습니다. 그러나 리서치 역량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생존하기 힘듭니다.국내 금융기관이 외국사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도 결국 리서치 역량이 부족하기때문입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임기중에 국내 증권사중 최고의 리서치역량을 확보하겠습니다. 최근 경력직을 포함해서 10명의 애널리스트를 채용했습니다. 앞으로도 인원을 계속 충원해 나갈 것입니다.또한 애널리스트에 대한 인센티브 시스템을도입하겠습니다. 실적에 걸맞는 보수를 지급하여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겠습니다.▶ 금융전문그룹을 지향하는 동양그룹의 중심체로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 계획입니까. 다른 계열사 금융기관과의 제휴방안도소개해 주십시오.동양그룹은 증권 보험 투신 창투 등 전금융업종에 진출해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보면금융전문그룹으로서 구색을 갖춘 셈입니다.그러나 금융기관간 업무영역이 허물어지는추세이기 때문에 계열사간 업무영역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복되는 분야를과감히 줄이면서 경쟁력있는 부문에 역량을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동양증권을기업인수, 리서치, M&A 부문에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국내 증권사가 단순한 브로커에서 미국식투자은행으로 변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같은 환경에 대처할 장기발전계획을 들려 주십시오.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새로운 증권업무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주식위탁매매만 갖고는 생존하기 힘듭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기업금융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에 도입될 자산위탁계좌 등에대해서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우그룹사태로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합니다. 올연말과 내년초 국내 증시를 어떻고 보고 있습니까.정부의 대우그룹 처리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봅니다. 오히려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던 대우문제가 해결되면향후 종합주가지수는 새롭게 도약할 것으로보입니다. 엔고와 원화절하 기업구조조정 성과 가시화 등이 맞물리면 올 연말까지 1천2백포인트에는 무난히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내년에는 구조조정으로 힘을 비축한 기업들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면서 주식시장도 올해보다 한단계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후기염휴길 사장은 솔직하다. 기자 앞에서 「능력은 있는데 열정이 부족하다」고 직원들에대한 평가를 숨기지 않는다. 그만큼 조직의문제점과 해결책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일지도 모른다. 이같은 자신감은오랜 미국생활의 자연스런 귀결이기도 하다.그는 70년대말부터 세계자본시장을 움직이는월가의 냉혹한 생리를 체득했다. 또한 국내증권시장도 외형과 연줄보다는 실력으로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월가 생리에 정통한 염사장이 동양증권을 어떻게 환골탈태시킬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