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인감증명이 필요해 동사무소에 갔다. 토요일도 5시까지 한다는 집사람 얘기를 듣고 4시쯤 갔다. 사무실은 열려 있고 직원들이몇명 남아 있는데 완전히 눈이 풀린 상태다. 신문을 보는 사람, 컴퓨터를 들여다 보는 사람, 멍하니 앉아 있는 사람…. 사람이 들어왔지만 그 누구도 아는 기색을 안한다. 할 수 없이 사정 얘기를 하니돌아보지도 않은 채 1시에 업무 끝났으니 돌아가라는 것이다. 얼마전까지 5시가 업무시간 아니었냐고 따지자 역시 고개도 안 돌린 채언제적 얘기를 지금 하냐면서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그들 얼굴에서업무에 대한 긍지도, 삶에 대한 보람도 찾을 수 없다. 할 수 없이하고 있지만 기회만 되면 이깟 일은 그만 두고 싶다는 그런 짜증스러움이 느껴진다.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일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일이있고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일이 있다. 비오는 날씨, 맘에 안드는정치인들, 뉴스시간마다 나오는 부정부패사건, 썩어있는 사회 곳곳,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교통체증, 버르장머리 없는 젊은 사람들…. 이런 것은 우리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우리는 초점을 이런 것에 맞추고 많은 시간과 정열을 이곳에 집중한다. 끊임없이 관찰하고 불평하면서 좌절한다.하지만 우리가 쉽게 바꿀 수 있는 사소한 주변의 일에는 상대적으로소홀하다. 운동을 해야지, 책을 봐야지, 집안 일도 거들어야지, 직원들에게 잘 해주어야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지, 여행을 가야지 하면서 그것은 이 다음에 한가해질 그날로 미룬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매일 아침 운동을 하고 가족과 같이 못 갔던 여행도 가고 찾아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부모님께도 잘 해야지라고 수없이 다짐한다.수없이 자잘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대부분이 재미없는 우리들의 삶을 어떻게 즐기면서 살 수 있을까. 삶을 즐기는 첫번째 길은자신의 마음을 주도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주도적 삶은 자신이 주인이 된다는 말이다. 자신의 행복을 주변 사람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여러 사건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건이나 변화가 일어나도 받아들이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주도적이란 의미는 가치관에 따라 반응하고 자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것이다. 우리들이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바꿀 수 없는 수많은 일에초점을 맞추는 대신 작은 것이지만 우리들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일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의 반대 개념은 대응적인 것이다. 대응적 삶은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가치관이라는 필터가 없는 것이다. 싫은 소리를 들으면 짜증을 내고, 아프면 소리지르고, 길 막히면 불평하고, 일이 뜻대로 안되면열받고….우리들이 바라는 변화된 세상은 하루 아침에 오지 않는다. 어느 날일어났더니 여의도 국회의원들이 개과천선하고, 부정부패로 쌓였던건설업자들이 원칙대로 일하고, 성격나쁜 상사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서울시내 길이 뻥뻥 뚫리고, 식당 종업원들이 만면에 웃음을 짓고…. 그런 일들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세상이 바뀌어지는것을 기다리지 말라.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세상 일을 받아들이는 내 맘 뿐이고 나 자신이 세상을 보는 눈을 바꾸는 그날 세상은바뀌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