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투자원칙 강조 ... 국내 최초 연봉 10억 야심

기상시간 아침 6시30분.일어나자마자 문밖의 경제신문을 집어들고밤사이 일어난 국내외 기사를 쭉 훑어본다.신문 읽는 시간은 10여분. 짧은 시간에 읽은기사거리를 머리에 떠올리며 세수한다. 음식을 먹으며 승용차에 올라타는 것도 일상화됐다. 목적지는 한국의 맨해턴으로 불리는 서울 여의도. 차를 운전하는 동안에도 오늘의주식시장에 대한 생각으로 온통 머리속은 꽉차 있다.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보기도 한다. 시나리오에 따른 투자전략을 세우다 보면 어느새 여의도에 도착한다. 도착시간은 7시 50분. 자리에 올라와 곧장 8시 회의에 참석한다. 동료들과 국내외 증권사 자료와 신문에대해 의견을 나눈 후 그날 전략을 확정한다.돌아오는 시간은 주식시장 개장 직전인 8시50분. 자리에 앉자마자 그가 관리하는 50개의고객관리 계좌를 살핀다. 개별 계좌의 수익률을 검토한 후 주식매매에 임한다. 왼쪽엔주식시세 모니터, 오른쪽엔 증권정보 모니터를 켜 놓고 주식시장과 일대격전을 치른다.점심은 패스트푸드로 떼우기 일쑤다.◆ 투자목적 강조주식시장이 끝나면 바로 국내외 증권사 분석자료를 꼼꼼히 읽고, 내용이 많은 것은 프린트해 집에서 읽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 거의날마다 있는 미팅과 기업방문으로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보통 밤 11시. 집에 돌아와서도인터넷으로 미국시장을 살피다 보면 새벽 1시를 넘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김신섭 한국산업투자자문 이사의 하루일과 모습이다.그의 직업은 포트폴리오 매니저. 언뜻 보기에 주식을 매매하는 주식브로커나 펀드를 운용해주는 펀드매니저와 별로 다를 게 없다.그러나 펀드매니저가 연기금을 가진 펀드나다수의 자금을 모은 펀드만을 국한해서 운영하는 직업이라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개인이나 펀드 연기금을 통합관리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단순히 수익 뿐아니라 투자의 목적과 용도에 따라 투자포트폴리오를 달리해서 운용해 준다. 그래서 김 이사는 자신의 직업을 머니매니저, 펀드매니저,인베스트매니저와는 달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불리길 고집한다.김이사는 현재 5백억원의 주식형 펀드를 자문, 운용하고 있다. 물론 고객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수익률이다. 이점에 대해서 김이사는 『자금에 따라 투자목적을정해야 하는데 목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는투자목적과 기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달리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그렇다고 현재 국내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일이 펀드매니저와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증권거래법상 투자자문사가 투자할 수 있는 투자대상이 펀드매니저와 거의 같기 때문이다.다만 투자스타일만 달리 할 수 있을 뿐이다.수익률을 중시하는 단기투자라면 위험도는높지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중소형주와 성장형주에 주로 투자하고, 노후연금 등 안정성을 중시하는 장기투자라면 가치투자에 집중하는 투자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을 뿐이다. 김이사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면서 시장의 특성에 적합한 시장대응형 투자스타일을 채택하고 있다.즉 우량주 위주의 매매를 기본으로 철저한사전조사를 거친 후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원칙으로 삼고있다. 이때 위험관리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현재 그가 운용하고 있는 계좌수는 50개. 거의 모든 계좌의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를 상회하고 있다. 1개 구좌만이 종합주가지수를밑돌고 있은 뿐이다. 특히 최근 한 보험사가 종합주가지수 1천포인트 이상에서 50억원을일임했으나 지수가 1백5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10%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그러자 이 보험사는 다시 50억원을 추가일임해 오기도 했다.◆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 ‘꿈’그는 1억원 이상의 거액투자자들은 일임투자자문서비스가 가장 좋은 투자상품임을 강조한다. 일임투자자문 업무자격을 가진 회사를활용하면 항시 입출금이 가능한 자기만의 계좌를 별도로 가질 수 있고 전문 포트폴리오매니저와 직접 만나 상담도 가능하기 때문에맞춤투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그는 내년에 10억원이 넘는 국내 최고의 고액연봉자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자산운용전문가로 인정받고, 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자산운용사의 최고경영자가 되겠다는포부를 밝힌다.김이사가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길로 들어설수 있었던 계기는 96년 대우 경제연구소 코리아 펀드실에 처음 사원으로 입사하면서부터다. 당시 미국 스카다(Scudder)에 증권시장, 경제, 산업, 기업들에 대한 보고서를 매일 영문으로 작성하여 보내면서 주식시장의이해와 자산운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가졌다. 91년 가을에 유바프은행 서울지점기업심사역(Credit Analyst)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더욱 체계적인 기업분석의 노하우를익히게 된다. 거래기업의 심사보고서를 영문으로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우리나라 기업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김 이사는 99년 봄 뮤추얼펀드이 붐 등 주식시장의 활황을 계기로 한국산업투자자문에합류했다. 그 동안의 운용실력을 입증해주는각종자료를 제시하며 자산운용팀을 이끌어보겠다는 제안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올해말이면 그가 운용하는 자산규모도 구조조정기금을 제외하고도 1천억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