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ㆍ기술진보 적극 수용 필요 ... 21세기 경쟁력 원천은 무형자산

『지금까지 나타난 한국정부의 경제개혁은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처음 기대에 못 미친 것도 있지만 신속히 현안들을 해결해 왔습니다.지금부터가 한국정부의 역량을 보여 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세계질서에 맞게 한국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을 재편하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회생 여부가 결정됩니다.』라쟈 굽타 맥킨지그룹회장은 IMF이후 김대중 정부가 취한 제반 경제개혁조치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유사한 외환금융위기에 처했던국가와 달리 한국정부와 국민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한다.그렇지만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응급환자가 환부를도려낸후 정상체력을 회복하려면 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지적한다.세계 경제의 통합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생존할수 있도록 변신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이같은 과제를 성공적으로달성할 경우 한국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언급한다.굽타 회장은 하버드 대학 MBA 출신으로 94년 맥킨지사 회장에 취임했다. 맥킨지에서는 주로 신제품과 마케팅 전략개발분야에서 이름을 날렸다.▶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연례적인 방한이다. 전세계 맥킨지 지사를 1년에 한번은 꼭 방문한다. 서울지사도 1년에 한두차례 방문해서 직원들의 근황과 업무를보고 받는다. 직원들의 자질도 매우 우수하다. 전세계 맥킨지 지사중에서도 갈수록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또 맥킨지 고객들을 만나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만족해 하는지를 듣는다. 한국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경영현안과 새로운경영기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미국계 컨설팅사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경쟁사와 구분되는 맥킨지만의 장점을 들려달라.맥킨지는 오랫동안 한국시장에서 활동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이점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다. 맥킨지는한국이 IMF구제금융을 받은 직후부터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보고서를제출했다. 외국자본을 유치하여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일조했다고본다. 이점이 다른 컨설팅사와 구분되는 점이다.여기다 전세계 79개 지사가 단일한 유기체로 움직인다는 것을 들 수있다. 상이한 환경에서 형성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한국기업이 전세계시장에서 활동하면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맥킨지가 21세기 경영 화두로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앞으로 전세계 경제는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될 것이다. 맥킨지 뉴욕사무소의 파트너인 브라이언씨의 저서 에 따르면 앞으로 세계경제는 단일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단일가격이 결정되는 단일시장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국내시장을 놓고 경쟁하기보다는 전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종에 따라단일경제 움직임은 차별을 보인다.그렇지만 전체적으로 30% 정도 진척됐다고 본다. 앞으로 30년안에는전세계의 80%가 단일경제권에 편입될 것이다. 이같은 단일경제흐름을 가속화시키는 2가지 요소가 바로 기술진보와 자율화다. 인터넷과정보통신의 급속한 발전으로 거래비용의 감소와 가치창조방법의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또 세계각국 정부의 규제완화로 자유경쟁체제는 지금보다 빨리 진척될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산업간 기업간 통합과 분산을 야기할 것이다. 즉 세계 단일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우위를 누리기 위한 업체간 대형 M&A가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틈새시장을 겨냥한소형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할 것이다. 한국기업에도 이같은 기회는동일하게 주어진다. 문제는 누가 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21세기 변화된 환경에서 한국기업들이 생존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한국기업들도 세계경제 흐름을 벗어나서 생존할 수 없다. 규제완화와 세계단일경제 추세를 읽어내야 한다. 한국시장이 아닌 세계시장에 통용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가령 자동차 납품업체인경우 현대나 대우자동차에만 납품할 것이 아니라 일본업체도 고객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의 시중은행도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구사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의 나스닥시장과 한국의 코스닥시장의 투자열기가 뜨겁다.인터넷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무엇이라고 보는가.앞으로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는 산업과 기업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그만큼 인터넷이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인터넷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한다. 전자상거래는 기존 거래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다.기존 업체들도 인터넷 기업들을 경쟁상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터넷 상거래의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기업평가 가치기준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재고자산이나유동자산 등보다는 기술력 브랜드파워 등 무형자산의 가치를 높게평가하게 될 것이다.인터넷 기업의 증가로 맥킨지도 이들 분야의 컨설턴트를 대거 채용했다. 2년전만 해도 한명도 없었는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7백여명의 컨설턴트가 활약하고 있다.▶ 미국에서 금융기관간 업무영역을 철폐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한국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상당히 큰 변화가 금융시장에서 일어날 것이다. 미국에서 업무영역구분이 철폐됨으로써 대형 M&A가 빈발할 것이다. 규제완화는 더 이상 기업의 보호장치로 작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금융기관 장벽이 무너지면서 이합집산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물론 미국과 달리 통합화와 동시에 전문화도 진행될 것이다. 한국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보다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적 가치」를 놓고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싱가포르의리콴유 전총리가 논쟁을 벌였다.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컨설팅회사 책임자로서 어느 쪽이 타당하다고 보는가.상당히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기업을 경영할 때 동양식은 도움이 되고 서양식은 해롭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물론 반대경우도 마찬가지다. 맥킨지의 경우만 보더라도 팀워크과 개인의 창의성을 모두 존중하는 분위기다. 서울 사무소의 직원들은 집단적으로의사결정한다. 동시에 개인의 업무성과로 평가받는다. 그렇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글로벌리제이션은 전세계 기업이 수용해야 하는보편적인 추세다. 이것을 외면하고 생존하기 힘들다. 이같은 추세를수용하면서 각국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