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경험 쓴 이야기일뿐 ... 죄악시할 필요없어

서갑숙의 에세이가 화제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을 말해두는 것도 이분야의 딜레탕트로서는 의미가 있겠다. 성문제를 너무 노골적으로말했다고 해서 검찰이 내사를 벌이느니 어쩌느니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사무실들마다 이 책을 두고 찬반논쟁이 한창이다.여자배우가 썼기 때문에 화제가 되겠지만 사실 내용은 그리 특별할것도 없다. 우리가 얼굴을 아는 여자이기 때문에 관심이 갈 뿐 내용만으로 따지면 그저 편하고 쉽게 그리고 시간죽이는 용도로 읽기에는 적당한 책이라는 게 필자의 소감이다. 장서로 보관할 것도 아니고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여행길에 나선 김에 한번 읽어볼 일이다. 그게 전부다.책이라고 모두 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서갑숙양의 책을 판매금지시키느니 어쩌느니 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고민할 이유도 없고그저 편하고 쉽게 쓰여졌고 그렇게 읽고 싶은 사람은 읽어 보게 하면 그만이다. 누구든 사랑이 있고 자신만의 비밀이 있고 드러낼 이야기가 있고 드러내지 말아야 할 이야기가 있지만 다만 개인적 경험을 너무도 쉽게 말하고 있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점도 그녀의 정신적 미숙을 탓할 일이지 그 자체를 죄악시하고 나쁘게 볼일은 아니다.사실 서갑숙류의 스토리들은 굳이 그녀가 아니더라도 주부들을 상대로 한다는 아침 방송 프로들에서는 언제나 들을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아주머니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내밀한 이야기를 함부로 말하는지-. 서갑숙양의 스토리를 읽다보면 다만 내밀한 이야기를 썼을 뿐 포르노도 아니고 특별할 것도 없다.성에 눈을 떠가는 젊은 여자의 경험담이 솔직한 어조로 기록되어 있을 뿐 성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기술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기이한성체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우리사회에도 그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게 화담의 생각이다. 차라리자신의 경험을 자전 에세이로 쓰지 말고 소설로 썼으면 어떨까하는생각을 해본다. 아마 그렇게 했더라면 책은 거의 팔리지 않았을지모를 일이지만-.그녀의 책이 화제가 되는 것은 마치 오양의 비디오가 장안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과 같다. 역시 우리사회의 진부함이랄까 조잡성이랄까하는 그런 상황의 결과다. 사실 그녀가 아니더라도 얼마나 많은 우리 소설가들이 얼토당토않은 스토리를 1인칭 소설의 이름을 빌려 내뱉고 있는가 말이다.그녀가 돈을 벌기 위해 책을 썼다는 식의 비난도 정당하지 않다. 얼마나 많은 유명인들과 문인들이 자신의 스토리를 거짓말까지 섞어가며 버젓이 상업주의적으로 팔아먹고 있는가 말이다. 서갑숙의 스토리는 다만 본인이 부끄러워할 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