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은 추석을 고비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급매물이 출회되는 가운데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어 아파트가격 하락세는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구매력 갖춘 유효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자 매도희망자의 막연한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꺾이면서 호가거품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향후 부동산경기는 연말연초 조정국면을 거쳐 2000년 상반기부터는다시 회복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기가 빠른 회복세를지속하고 이것이 시차를 두고 전반적인 구매력 호전으로 나타나면서부동산 및 부동산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다. 기업의업무용·투자용 부동산 수요, 가계의 주거공간 수요, 자영업자의 임대 수요 등이 살아나면서 부동산 거래는 올해보다 활기를 띨 것이다.◆ 가격 상승세 내년에 둔화될듯다만 부동산가격 상승속도는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가격의 경우 공급과잉, 소득에 비해 과도한 집값수준 등을 고려할 때 IMF 이전수준까지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더라도 그 이후에는 거의 정체되거나 미미한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지난해부터 주택공급이 줄어 내년 하반기 이후 공급부족으로 아파트가격이 불안할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 실질적인 주택보급률이 1백%에 육박한 가운데 인구증가율 둔화, 도시화 한계, 중산층 붕괴 등으로 연간 주택기본수요가 감소 추세에 있다. 따라서 과거 같은 왕성한 주택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신규 주택수요는 결혼, 핵가족화 등 매년 20만가구 증가,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주택멸실 등을 감안하고, 모든 가구가 주택구매력이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매년 30만호 정도로 줄어들었다.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주장도 근거가 약하다. 부동산은 거래비용이 다른 어떤 투자자산보다 많이 든다는 취약점이 있다. 부동산 구입비용에는 매매가격의 거의 10%에 육박하는취득세 등록세 중개수수료 등 거래비용과 수선 및 유지비용, 감가상각 등이 포함된다. 두자릿수의 높은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금융상품에 비해 투자수익률 면에서 불리하다. 일반 금융상품에 비해 거래단위가 크고 필요할 때 즉각 현금화가 어려워 환금성이크게 떨어지는 약점도 있다.대우충격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 우리 경제의 진로는 불안정하다. IMF관리 체제하에 있고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에 있어 주택경기 회복의 탄탄한 토대가 될 「안정적인 성장기조」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더구나 인플레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내년 총선이후 정부의 정책방향이 긴축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부동산경기 회복에 제약요인이다.다행히 우리 경제가 대우 뇌관을 뛰어 넘어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가더라도 성장잠재력 둔화에 따라 중성장기조로 전환되고 있어 주택등 부동산가격 상승도 국지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