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대농창투 인수, 새 법인으로 출발 ... '최고 창투사' 변신 의욕

『지난해 부도가 난 회사들 중에는 유동성만개선되면 알짜로 변할 기업들이 많습니다.앞으로 이런 회사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구조조정 전문회사로 거듭날 생각입니다.』웰컴기술금융 채운섭사장(43)은 산업발전법시행으로 창투사도 벌처펀드와 같은 기업구조 비즈니스를 겸업할 수 있게 된만큼 이 분야에 투자를 집중, 차별화를 기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96년 아시아 M&A(주)를 설립, 기업매물중개업에 뛰어들었던 그는 최근 부실창투사인 대농창투를 인수, 사명을 웰컴기술금융으로 변경하고 지난 1일 주총에서 초대사장으로 선임됐다.그가 몇몇 투자자들과 함께 청산일보직전 상황에 놓여 있던 대농창투를 인수하게 된 것은 기업인수 합병업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기업구조조정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당초 채사장은 벌처펀드사를 설립할 복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설립과정이 까다로운데다 창투사도 벌처펀드를 겸업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되자 창투사 인수로 방향을 선회했다.채사장이 대농창투 인수작업에 뛰어든 것은지난 5월. 당시 대농창투는 부채비율이 무려2천50%인 부실덩어리 그 자체였다. 자본금은거의 까먹어 7억7천만원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부채는 1백60억원에 달했다. 부채대부분은 현대투신운용, 농협, 대신개발금융 등 5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것이었다.『청산에 들어갈 경우 채권단은 빌려준 돈을받지 못할 상황이었습니다. 돈을 다 떼이느니 이를 출자로 전환해 회사도 살리고, 채권단도 사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채권단의 출자전환 문제는 난항그 자체였다. 어렵사리 한 금융기관을 설득해놓으면 다른 금융기관이 이의를 제기하고나섰다. 채사장은 5개월여의 마라톤 협상을벌인 끝에 10월말 출자전환 문제를 매듭지었다. 일단 회사를 정상화한 뒤 적당한 시점에다시 회수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채사장의안을 채권단이 받아들인 것이다.채권단의 출자전환은 거의 파격적으로 이뤄졌다. 출자전환에 따른 채권단의 1주당 평균전환단가는 2만6천원. 쉽게 말해 채권단은 1주당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을 2만6천원에 사주주로 참여했다. 채권단으로서는 차액만큼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출자전환에 동의를 한것이다. 이렇게 해서 대농창투의 부채비율은15%대로 대폭 낮춰졌다.채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회사의 재무구조를 더욱 견실하게 할 방침이다. 11월 중순경 코스닥시장에서 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 부채비율을 8%대로 낮출 계획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웰컴기술금융은 창투사중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지금 채사장의 마음은 기업구조조정 비즈니스에 가 있다. 대농창투를 인수했던 방식을동원하면 살려낼 회사가 많아서다. 그는 현재 10여개의 회사를 물색해 놓고 투자전략을가다듬고 있다. 당분간은 기업구조조정 비즈니스에 주력한 뒤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르면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해나갈 계획이다.부실창투사를 인수,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채사장은 『무차입경영을 원칙으로 해 최고의 창투사로 만들어 볼 생각』이라며 당찬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