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성과 향상 자체로 보람 느껴'...미국의 부황 대처에도 관심
◆ 보이지 않는 혁명 : 연금기금 사회주의드러커가 윌슨에게 GM 종업원의 연금기금의 투자선을 물었더니 정부채가 아니라 대부분 기업의 주식이라고 했다. 더구나 그것도 회사의재무담당 경영자가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중한 계산에 의거해투자해야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25년 안에 미국의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의 소유자가 되고 말겠군요』하고 드러커가 반문하자 윌슨은『오히려 그렇게 돼야지요. 미국에 있어서의 소득분배가 지금대로라면 미국 기업을 소유하게 되는 것은 (세금을 받아가는)정부밖에 없겠지요』라고 탄식하는 것이었다.현재 미국에는 사기업의 연금이 수십만 건이나 있다. 드러커가 예상했던 대로 문제는 있었으나 이 연금기금에 의해 미국 경제는 좌우되고 있고, 또 연금기금은(1992년 말 기준) 미국의 대기업과 중기업의주식과 채권 가운데 2분의 1을 소유하고 있다. 그다지 멀지 않은 장래에 이 연금기금의 투자를 통해 종업원이나 그 대표자는 연금기금이사회에서도 큰 발언권을 가지게끔 되어 경영권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마르크스주의가 미국에 뿌리박을 기회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대공황과 더불어 소멸하고 말았다. 마르크스주의자들과 마르크스주의의 교의(敎義)는 대공황이 미국인에게 「계급의식」을 가지게 하고 「프롤레타리아트」를 발생케 해 「혁명적 상황」을 표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현실에 있어서 대공황은 그 반대의 작용을 했다. 대공황이있기 전의 시대에는 프롤레타리아트와 혁명분자가 상당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키지 않은 것은 그들이연금기금을 통해 기업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노동자가 자신들의 연금을 재투자해 기업의 주주가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해 미국은 사회주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이지 않는 혁명-연금기금 사회주의의 도래 designtimesp=19170> (1976년) 및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designtimesp=19171> (1993년)에 잘 설명되어 있다.◆ 인간에 대한 관심 : 리커트와 하츠버그윌슨은 종업원의 직무와 공장공동체 문제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육체노동자의 생산성을 끌어올려 임금을 높여줌으로써 그들을 중산계급이 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당신은 말하지만, 이번에는 그 육체노동자를 생산 담당자로서뿐만 아니라 유능한시민으로도 육성해야 되오. 그 의미를 생각해 보지 않겠소』라고 윌슨은 드러커에게 말했다. 윌슨의 이런 제안에 대해 드러커는 여러학자들로부터 연구제안을 받았는데 그 결과 윌슨과 드러커의 생각이전적으로 옳았음이 증명되었다. 그후에도 산업심리학에서 규명하게된 문제, 예를 들면, 미시건대학의 랜시스 리커트(Rensis Lickert)의 시스템 IV이론, 혹은 프레드릭 하츠버그(Frederick Herzberg)의『인간은 왜 노동하는가』 등의 분석 결과가 모두 윌슨과 드러커의연구제안을 통해서 입증되었다.노동에 대한 외면적인 보수, 예를 들면, 임금이나 승진은 나중에 하츠버그가 「위생요인」(hygiene factor)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임금이 적거나 좀체로 승진이 안되어 불만이 있는 노동자는 일에 대한의욕과 열의를 잃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면에서 만족시키는일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며, 그것이 일에 대한 열의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다. 그것보다는 무언가를 수행했다는 기분, 무엇엔가공헌하고 있다는 자각과 책임감 등이야말로 일에 대한 의욕과 열의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었다.드러커가 나중에 지식근로자의 무보수 자원봉사 활동을 강조하면서인간은 성과를 향상한다는 것 자체가 삶의 보람이자 존재의의를 느끼게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 무렵의 경험에 기초한다고 할 수 있다.◆ 노조와 회사에 대한 이중몰입종업원들은 자기들이 일하고 있는 회사가 존경받을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또한 그들 회사의 경영자나 감독자가 존경받을수 있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들의 거짓없는 마음이다.그리고 이것은 드러커 자신의 주장으로(윌슨은 몹시 의문을 품고 있었던 듯하나) 노동조합에 대한 종업원의 충성심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서로 상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종업원들은 조합과 회사의 양편에 소속해 있기를 원하고, 둘 다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으며 목적은 다르지만 조합과 회사 양편을 다 존중하고 싶어한다고드러커는 분석했다. 불황시 경영자와 노동자의 상부상조정신은 사실불황에 대한 미국식 대응방식이었다. 그것은 진정 미국 특유의 불황에 대한 대응이었다. 유럽에는 그에 비길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불황이 유럽에서 낳게 한 것은 시기심과 적의와 공포와 선망뿐이었던 것이다.◆ 매슬로우와 맥그리거비록 대부분은 무의식적이긴 하지만 사람 그 자체에 대한 가정 그리고 인적자원관리만큼 전통적인 기본적 가정을 충실하게 따르는 경영분야도 없다. 그리고 이 분야만큼 가정과 현실이 그토록 서로 다르고 완전히 비생산적인 분야도 없다.『세상에는 사람을 다루는 단 하나의 올바른 방법이 있다. 혹은 적어도 있어야만 한다』라는 가정은 인적 자원 관리에 관한 모든 저서나 논문에 사실상 밑바탕이 되고 있다. 이것에 관해 가장 자주 인용되는 저서는 더글러스 맥그리거(Douglas McGregor)의 <기업의 인간적 측면 designtimesp=19190>(The Human Side of Enterprise, 1960)이다. 이 책은 경영자들은 사람을 다루는데는 X이론과 Y이론 두가지 가운데,다시 강조해 단 두가지 가운데 하나를 채택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가운데서도 Y이론만이 건전한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이 책보다 조금앞서 1954년에 출판된 <경영의 실제 designtimesp=19193>(The Practice of Management)에서 드러커 또한 이와 비슷한 주장을 했었다.그후 몇년이 지나자 아브라함 H. 매슬로우(1908∼1970년)는 그의 저서 <에웁시치언 경영 designtimesp=19196>(Eupsychian Mana-gement, 1962년)에서 매슬로우는 『맥그리거와 드러커는 오류를 범했다』고 공박했다. 매슬로우는 서로 다른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단정적으로 주장했다.드러커는 즉각 매슬로우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매슬로우 이론으로의전향자가 되고 말았다. 매슬로우가 제시한 증거가 너무나 압도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드러커는 오늘날까지도 몇 안되는 사람들만이 매슬로우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