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정신/512쪽/1999년/1만2천원

지도자의 역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이나 국가를가리지 않고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무나 지도자가 될 수는 없으며, 지도자가 되어 리더십을 발휘하는데도 지도자 혼자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리더십과 팔로십(추종자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리더십이 갖추어지지 않은 지도자가 설 자리는 이제어디에도 없다. 지도자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 때문에 조직 전체가얼마든지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따르는 사람이없는 지도자는 리더로서 아무런 존재 가치가 없다. 리더십의 상대적인 개념인 팔로십이 최근 들어 급부상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이유에서다.이 책은 나폴레옹에서 마사 그레이엄까지 정치 군사 경영 종교 스포츠 예술 등 다양한 시대,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지도자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리더십이 가진 장단점을 반대유형의 인물과 대비시켜 소개한다. 특히 역사 속의 사례를 통한 16가지 리더십 유형과 그 유형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을 따르는 추종자와 그들이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에 따라 리더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형되는지를 명쾌하게 제시한다. 또한 성공적인 지도자와 대비되는 반대 유형의 인물을 제시해 그 유형의 리더십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알려준다.미국 건국지도자인 조지 워싱턴은 카리스마적 권위를 가지고 오랫동안 권력을 행사했으나 합법적인 정부의 탄생을 위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찰스 1세의 오만에 대항해 시민전쟁을 일으킨 올리버 크롬웰은 권력의 단맛을 뿌리치지 못하고 찰스 1세보다 더 심한독재자가 됐다. 군사 지도자 나폴레옹은 「전세를 한눈에 파악하는능력」으로 전쟁의 모든 부분을 통제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지만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군 군사령관을 지낸 조지 매클랠런은 전쟁의불확실성에 전전긍긍하며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군사지도자의 목표인승리를 쟁취하지 못했다.또 IBM출신의 재계 지도자 로스 페로는 뛰어난 세일즈맨십으로 상품을 생산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상품이 팔릴만한 이미지를 창조하는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성공한 최고경영자가 되었지만관리자 출신 로저 스미스는 세일즈맨십의 결여로 생산을 판매로 연결시키지 못해 제너널 모터스(GM)를 위험에 빠뜨렸다.그렇다면 뛰어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이에 대해 이 책은 적절한 추종자와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지도자의 자질을 가늠하는 리더십이란 성취해야 할 공동의목표를 앞에 두고 지도자와 추종자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만들어내는변증법적 기술이라는 설명이다.이와 함께 이 책은 뛰어난 지도자 한 사람이면 어떤 상황에서든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초인이론이나, 추종자는 열등하고 지도자는우월하다는 생각이 오류임을 밝히고 목표와 추종자에 따라 리더십이다르게 적용되어야 함을 밝히고 있다. 훌륭한 지도자였던 나폴레옹이 황제로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고, 상원의 뛰어난 지도자였던 린든존슨이 대통령으로서는 형편없었던 것도 이런 점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이 책은 리더십을 다루면서 동시에 팔로십을 언급한다. 기존의 리더십 책들과는 달리 지도자의 자질뿐만 아니라 추종자의 역량과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우리에게는 과연 제대로 된 추종자 정신이 있는가」, 「언제까지 리더십의 부재나 오류에 대해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인가」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