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만여 히트 기록한 사이트도 등장 ... 새 유통 채널로 급부상
「인터넷을 통해 펜티엄Ⅲ PC를 단돈 몇 십 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터넷 경매가 이같은 바람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새 제품을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사는 재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인터넷 쇼핑몰들도 홍보와가입자 유치 차원에서 앞다퉈 경매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인터넷경매가 「전자상거래의 꽃」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시작은 단순했다. 여자친구에게 선물할 액세서리를 사기 위해 한 청년이 만들었던 경매 사이트 이베이(http: //www.ebay.com)가 그 시초다. 이렇게 출발한 이베이는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매사이트로 성장, 인터넷 경매 붐을 일으키고 있다.국내서도 인터넷 경매 열풍이 거세다. 하루 수만 건의 히트수를 기록하는 경매 전문 사이트 (주)인터넷경매(http:// www.auction.co.kr), 인터넷 쇼핑몰과 겸업으로 경매 서비스를 진행하는 한솔CS클럽(http://www.csclub.com), 항공권 전문 경매를 진행하고 있는 투어플라자(http://www.tourplaza.com), 노트북과 PC서버를 홈페이지의경매코너를 통해 판매하는 한국IBM(http://www. ibm.com/kr)등 다양한 유형의 온라인 경매가 성업중이다.◆ 가전제품, 중고차 등 품목 다양인터넷 경매는 일정한 규칙과 기간에 따라 이루어진다. 한겨레의 쇼핑몰인 「한겨레마을」의 경매 진행 과정을 들여다보면 매주 월요일아침, 「깜짝 경매」 사이트(http://hani.ssmart.co.kr)에서 경매해당 제품의 세부적인 특징, 제품 리뷰, 해당 제품군을 선택하는 요령 등이 공개된 뒤 5일 동안 경매가 진행된다. 경매 시작가는 일반적으로 1천원, 1만원으로 정해지며 1회 입찰에서 입찰 가능한 최고금액은 1만∼3만원으로 제한된다.또 다른 경매 사이트인 이지클럽(http://www.easyclub.co.kr)은 「벼락 경매」를 진행한다. 이 회사의 벼락경매를 잘 활용하면 20만∼30만원대의 무선 헤드폰, 청소기, 면도기를 단돈 몇 천원에 구입할수 있다. 이지클럽 최연미 마케팅팀장은 『낙찰 가격이 일정 이상올라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주)인터넷경매는 하루 평균 2만 여건의 홈페이지 히트 수를 기록하는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이다. 이 업체의 인터넷 경매 중70%는 벼룩 시장 형태로 소비자들이 직접 거래한다. 이 회사 이유찬 기획실장은 『한 업체가 17인치 모니터를 온라인 경매를 통해 4천대 가량 판매한 사례가 있다』며 『인터넷 경매는 경제 위기 속에서 중소업체들의 새로운 상품 유통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스타몰(http://www.starmall.co.kr)은 연예인들의 소장품을 파는 독특한 경매를 진행,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서는 고소영이 즐겨 입던 T셔츠, 김혜수의 레인코트, 류시원의 가죽 팔찌 등 연예인들의의류, 액세서리 등이 경매물로 나와 있다. 스타몰 서민희 정보실장은 『네티즌들이 여자 친구에게 연예인 옷을 선물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입찰하는 등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고 경매 현황을 설명했다.또한 오토마트(http://www.automart.co.kr)는 중고차 전문 경매 사이트로 2개월간 경매를 통해 총 40여대를 팔았다. 오토마트에서 중고차를 사면 일반 중고차 매매업소와 달리 별도의 차량 유지, 보관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최고 50만∼6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오토마트 관계자는 『차량 사진을 직접 찍어 인터넷에 올려놓기 때문에 구입자가 직접 돌아다니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값싸게 중고차를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인터넷 경매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는 「역경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역경매를 진행하는 와옥션(http://www.w-aauction.co.kr)에서는 기존의 경매와 다르게 다수의 제품 판매자가 한 사람의 구매자를 대상으로 경매를 진행한다. 와옥션 정우현 대리는 『역경매는입찰 시작가가 정해져 있지 않고 가격 결정이 자유롭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더 유리하다. 일반 경매와 비교해 판매자들이 수요자를 우대하는 경매 방식』이라고 밝혔다.◆ 가격조사·마감직전 전략 중요인터넷 경매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매 제품 가격에 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이세일(http://www.esale.co.kr)경매담당자 정종희 씨는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나 업체 홈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의 시중 가격을 제대로 살펴보고 난 후에 인터넷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구매 가격의 상한선, 하한선도 미리 정해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너무 낮은 가격으로입찰하면 원하는 물건을 놓치기 일쑤고,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입찰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경매 사이트에서 얼마나 많은 종류의 제품을 올려놓았는지, 그리고 가입자수는 얼마나 되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제품 숫자가 너무 적고 회원수가 많은 경매 사이트에서는 입찰 가격이 초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낙찰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무엇보다도 온라인 경매에 뛰어드는 일반인들은 경매 마감직전에 어떤 입찰 방식을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프리랜서 영어 강사인 이향숙씨는 한솔CS클럽을 통해 총 10여 차례의 온라인 경매에 참가했다.그녀의 제품 낙찰률은 무려 90%. 이씨는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 입찰 가격이 1만∼2만 단위로 올라가는 경매에서는 마감 직전의 입찰가격도 과감하게 올릴 필요가 있다』고 인터넷 경매의 비결을 설명했다.앞으로 인터넷 경매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 또한많다. 국내 인터넷 경매는 종합 쇼핑몰들이 물품 판매 방식을 약간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베이와 같은 세계적인 경매 업체들이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물품들을 판매하는 것과비교해 국내 경매 사이트들은 일반 쇼핑몰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고있다는 것이다. 외국과 비교해 국내 수집가의 저변이 약하다는 점도인터넷 경매 시장의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다. 인터넷 컨설턴트 김한상씨는 『국내 인터넷 경매 업체들은 아직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실례로 일반인들은 경매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 컴퓨터를 사는 것보다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용산 상가에 가서 컴퓨터를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인터넷 경매의 실상을 말했다. 그는또 『국내 인터넷 경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탈」이나 「한복」과 같이 한국 고유의 제품들을 영문 사이트를 통해 전세계의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파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경매의 미래는 밝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상품을 싸게 구한다는 측면에서, 판매자 입장에서는 마땅한 유통경로가 없는 제품을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경매 사이트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