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아파트 프리미엄 명암 엇갈려... 환금성 좋은 중소형, 상승세뚜렷

99년 한해동안 치러진 서울 동시분양은 어느 해보다 치열한 청약경쟁률로 자주 화제에 올랐다. 지난해 불황 여파로 내집마련을 미룬수요자나 분양권 매매 차익을 노린 투자수요자들이 신규 분양 아파트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기 때문이다.지난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된 분양가 수준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점, 기존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점 등도 신규 분양 아파트를 돋보이게 했다. 특히 입지여건이 좋은 일부 인기지역 아파트들은 분양가에 상관없이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형화·고급화 경향도 청약붐을 부채질하는 요인이었다.◆ 대형 고급APT 기대이하올 분양시장에서는 60평이상 대형 아파트들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분양권 시세는 대부분 분양 당시의 기대감에 못미치는수준이다. 초고가 아파트인만큼 프리미엄 상승폭도 높으리라 예상했지만 인기지역 중소형 아파트 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 필요이상으로 몰린 가수요가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지난 3월 공급된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아파트는 「고전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을 뒤엎고 전평형 1순위에서 마감되었다. 고급 아파트의 시장성이 확인된 계기였다. 분양이 끝나자 바로 프리미엄도형성되기 시작했다. 75평형의 경우 현재 2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9억9천만원 선이다. 매달 2천5백만원씩 상승한 셈으로, 올해 분양된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별들의 전쟁」이었던 5차 동시분양을 통해서는 서초동 가든스위트, 역삼동 현대까르띠에, 방배동 현대멤피스 등 저마다 「최고급」을 주장하는 호화판 아파트들이 동시에 출하되었다.하지만 분양후 형성된 분양권 시장에서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평당 1천3백만원에 분양된 서초동 가든스위트 83평형의 경우 프리미엄은 최고 3천만원선에 불과하다. 분양가가 워낙 높았던 데다, 실수요보다 매매차익을 노린 가수요층이 더 많이 당첨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반면 가든스위트 보다 분양가가 1억2천만원이상 낮았던 역삼동 현대까르띠에 89평형은 현재 1억원대의 프리미엄을 기록 중이다. 또 방배동 현대멤피스 70평형은 매달 1천만원 꼴로 올라 현재 6천만원대프리미엄을 기록하고 있다.◆ 중소형, 대형 아파트 능가고급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한산한 반면, 30~40평형대 중형 아파트분양권은 거래가 빈번하고 시세 변화 또한 역동적이다. 입지조건이좋은 아파트는 주변의 기존 아파트 시세를 능가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형 아파트 보다 환금성 좋은 중소형 아파트가 유리한 것이다.지난 4월 공급된 방배동 현대2차아파트의 경우 5개 평형이 평균 21대 1이 넘는 경쟁률 속에 마감되었다. 이후 분양권 시세도 무섭게올라 43평형은 한달에 1천만원 이상 뛰고 있는 상황.5월에는 삼성아파트 돌풍이 거셌다. 서초동 삼성, 송파동 삼성아파트는 전평형이 열띤 경쟁 속에서 마감된 후 분양권 시장에서도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송파동 삼성아파트 49평형은 최고 1억1천5백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채 거래되고 있으며 서초동 삼성 49평형도 최고9천5백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이들 아파트는 주변에 새 아파트가드문 데다 입지여건이 좋아 앞으로 추가 상승 여지도 풍부한 편이다.지난 달 공급된 9차 동시분양에서는 63.6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서초동 한신플러스타운 44평형의 약진이 단연 돋보인다. 평당 8백16만원의 적지않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한달 사이 최고 9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채 거래되고 있다.강북의 성동구, 광진구에서도 강남권 못지않은 프리미엄을 자랑하는곳이 꽤 많다. 응봉동 대림강변타운이나 행당동 한신플러스타운, 자양동 현대2차, 현대8차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지난 6월 18.9대 1의경쟁률을 나타냈던 응봉동 대림강변타운 32평형은 최고 4천만원의프리미엄이 형성된 상태. 행당동 한신플러스타운 43평형도 최고 3천5백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이들 아파트는 한강 조망에 대한 기대가 높아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청약경쟁률 양극화 / 지역 '강남', 브랜드 '삼성'분양권 매입시 청약 경쟁률을 참고하면 거의 실수하지 않는다. 인기높은 단지의 시세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시장원리이기 때문. 최근의청약 경향을 들여다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특히 지역적인 편중과 브랜드 중시 경향이 짙게 나타난다. 소위 비인기지역에 위치하거나 잘 알려진 기업이 아니면 미분양 사태를 맞기 십상이다.올해 실시된 아홉 차례의 동시분양에서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지역은 강남·서초·성동구에 집중돼 있다. 강남구나 서초구는 주거환경, 투자성이 뛰어난 부동의 「아파트 1번지」이고 성동구는 개발열기가 뜨거운 한강변이다. 지역적 가치가 아파트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셈이다.청약률 높은 아파트는 대부분 대기업이 시공한다는 공통점도 있다.올 동시분양에서 가장 청약률이 높은 아파트만 추려보면 「삼성」이 7개 단지로 가장 많고 「현대」가 6개 단지로 뒤를 따른다. 이밖에 「플러스타운」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한 한신공영, 「센트레빌」을 내세운 동부건설, 「대림OO타운」이라는 이름을 쓰는 대림산업의성적이 좋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