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사이버 결제 서비스 시작.. 전자상거래 급신장 계기될 듯

「연쇄부도」.듣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말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한국만의 어음제도가 빚어내는 이 현상이 새로운 형태의 전자상거래 결제서비스 도입으로 사라질 전망이다.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로는 전자상거래 업체 메타랜드(www.metaland.co.kr), 삼성물산(www.findkorea.com), 인터파크(www.interpark. com) 등이 있다. 이에 앞서 데이콤은 이달초 이미 「비지클릭(www. bizclick.net)」이란 이름으로 새 결제방식의 구매카드(Purchase Card) 서비스를 내놓았다.구매카드 또는 사이버카드를 이용하면 판매자는 판매 즉시 현금으로대금을 회수할 수 있다. 반면 구매자는 기존 어음과 같이 3개월 후대금을 지불해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어음 거래에서 판매자가 수개월 후 판매대금을 회수하고 이것이 안될 경우부도로 이어지는 거래관행을 완전히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데이콤의 이병철 EC사업본부장은 『기존 B2B(Business to Business)에서는 주문·계약만이 사이버상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결제를 묶어 완전한 형태의 전자상거래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관련 중개업체의 회원으로 가입하고 ID를받아야 한다. 비지클릭의 경우 1개 ID당 월 3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거래수수료는 거래금액에 따라 3~5% 수준에서 결정된다. 거래마당은 건설, 유통, 정보통신 등 테마별로 분류해 바이어와 셀러에게각각 ID를 제공한다.이 구매카드는 데이콤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매기업의 경우 하나은행이나 한미은행으로부터 신용보증을 받으면 사용할 수 있다.A기업의 신용 등급 사용한도액이 월 1억원이라면 이들 은행으로부터1억원어치의 구매카드를 신용대출 형식으로 발급받게 된다. A기업은인터넷을 통해 물품을 구매할 때 구매카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물품을 살 수 있다.판매업체는 물품대금을 구매자의 주거래 은행으로부터 즉시 받을 수있으며, 은행은 고객사의 신용을 담보로 1~3개월간 대금회수를 연기해 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 시스템을 통하면 개인신용카드로도결제가 가능하다. 또 모기업이 자회사의 지불금을 대신 결제할 수도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75~80%의 구매비용 절감을 이끌어 낼 수있다.이런 서비스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비지클릭 등 중개사이트들이다.데이콤은 지난 3일 비자코리아, 하나은행, 한미은행, 삼성항공, 라이코스코리아 등 30여개 업체들과 사이버 어음으로 기업간 거래를결제해주는 비지클릭 서비스를 시작했다. 데이콤은 11월22일 바이어와 셀러 모집행사를 가진 뒤 올 연말 판매자 공동체(Seller Community)를 구성할 계획이다.이 회사는 이 서비스를 통해 올해 2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002년엔 1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랜드도 사이버카드 발급 계획전자상거래 전문업체인 메타랜드도 이 시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사업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이 회사는 1대주주인 회선임대 사업자 두루넷과 2대주주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10만 중소기업을 B2B 거래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여기에 3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BC카드를 결제대행 기관으로 삼을예정이다.이들 3개 기관은 조만간 공조체제를 구축해 사이버카드를 발행, B2B중개업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메타랜드는 10만 중소기업의 제품중 「팔릴」 물건을 선정해 자사 사이트는 물론 다른 사이트와 카드사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이 회사가 준비하는 사이버카드는 실체가 없는 암호화된 키파일 형태의 카드로 구성된다. 이 카드로 거래시 현재 B2C(Business to Customer) 거래에 통용되는 3%의 수수료율보다 더 낮게 맞춰나갈 계획이다.이 회사 홍승돈 Mall사업 팀장은 『현 시장은 미약하나, 구매 틀이구축되면 시장은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따라서 초기에는 기업용 대량 문구 구입 등의 B2B와 B2C 중간 단계를 넘나드는 서비스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그 전초작업으로 CD음반도매상 형태의 CDFree(www.cdfree.co.kr) 사이트를 준비하고 있다.종합무역상사인 삼성물산은 15만가지의 물품을 거래하는 파인드코리아(www.findkorea.com)를 지난 7월 오픈, 5백여 중소기업의 거래를대행하고 있다. 자체 구매시스템인 머천트 시스템(merchant system)도 지난 9월 오픈했으나 결제방식은 기존 상거래 형태와 마찬가지로진행해 왔다.이 회사 상사부문 배동철 경영기획팀 과장은 『현재는 B2B거래의 결제 및 거래방식에 대한 변경을 위해 외국기업들과 논의도 진행하고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기업에 대해선 신용도에 따라 신용평가를 한 뒤 외상구매도 할 수있도록 하는 초기수준의 사이버카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삼성물산은 현재 B2B 거래가 전체 매출 34조원의 3% 미만으로 아주미미하나 내년엔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이버카드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데이콤에서 분리 독립한 인터파크도 도서·음반 도매 유통업체로 이같은 결제방식을 고려 중이다.이 회사 이진호 경영기획실장은 『ECSCM(공급망관리시스템: EC Supply Chain Management)을 통한 B2B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현금 결제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도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보통신부 서병주 정보화지원과장은 『비지클릭과 같은 구매카드를 통한전자상거래 결제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그간 CALS(CommerceAt Light Speed) 개념의 문서교환 B2B에서 물품을 직접 조달하는 쪽으로 구매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B2C에서B2G(Business to Government)로의 시장 변화도 예상된다면서 정부구매에서도 적극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올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5백억원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에는 적어도 9조6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기업간거래는 8조2천억원으로 전체의 8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큰 규모의 거래가 어음 없이 사이버카드로 진행된다면, 전자상거래시장은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