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등 핵심기술 확보, 세계시장 평정나서

SK텔레콤(대표 조정남)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업계의 선두주자임을 자타로부터 공인받고 있는 SK텔레콤은 다가오는 21세기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가 분주하다.이미 지난 1일에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추진본부를 사업추진단으로 확대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신규사업 발굴과 추진역량 강화를 위한 신규사업추진본부와 전략기획 기능강화를 위한 기업전략팀, 자금팀을 각각 신설하는 등 전략기획실과 재무관리실로 보강했다.아울러 대고객 원스톱 서비스체제 구축을 위한 상품별 조직을 마케팅 전략본부, 소비자 마케팅본부, 비즈니스 마케팅본부 등으로 재편했다. 「2005년 매출 15조원의 세계 초일류 종합정보통신기업」이라는 21세기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주가 1백만원 가량 상승, 최고치 경신 기염이런 노력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우리나라 주가 사상 최고치인 34만9천원이나 올라 2백67만9천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주 동안 1백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 주가가 앞으로도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반응이다. 멀지않아 3백만원대 주식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SK텔레콤에 대한 이런 평가는 경영성적과 기술개발능력을 보면 결코 과장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IMF의 영향에 따른 경기위축과 통신 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 심화 등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출액 3조5천4백52억원, 당기순이익 1천5백13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또한 99년 상반기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도 매출액 1조9천1백16억원, 순이익 1천4백95억원으로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5%, 순이익은 31.7%가 증가했다. 특히 재무구조 안정화에 노력을 경주한 결과, 부채비율이 98년 1백76%에서 99년 상반기 1백16%로 크게 떨어졌다.여기서 나오는 풍부한 자금을 과감하게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지난 96년 세계 최초로 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정보통신 기술 종주국으로의 진입을 가능케 했다.기술개발에만 총 5천억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이 투자됐지만 각국에서 CDMA 방식으로 표준을 전환하고 있어 향후 기술 수출로 막대한 외화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통신기술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 호주 브라질 핀란드 등에 CDMA운용기술에 관한 「한수」를 지도하는 여유도 갖게 됐다.또 차세대 영상 이동통신인 IMT-2000분야에도 모두 1천2백30억원을 투자해 2002년까지 상용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중견벤처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한 기술개발 추진은 업계의 주목거리다. IMT-2000은 이동중에도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첨단 통신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통신서비스 업계는 물론 재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IMT-2000사업권 획득관련 업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미래는 핵심기술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게 조정남 사장의 의지다. 국내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표준경쟁 경험을 축적한다면 세계시장에서의 IMT-2000 주도권까지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SK텔레콤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미 국내 이동통신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확고히 하고 있는데도 수백억원의 마케팅비용을 투입해 신세대를 겨냥한 「스무살의 011 TTL(The Twenties Life)」브랜드를 출시한 것이 그 예다.TTL은 판매 4개월만에 85만명의 가입자를 모집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대학가 등에 세워진 TTL카페에는 하루 1천∼1천5백명이 찾는 인기구역이 됐다. 중장년층 중심으로만 구성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SK텔레콤 고객층 구조도 젊게 바뀌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9백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전세계 이동통신사업자중 5대 기업에 해당하는 것이다.◆ 공격적 마케팅 펼쳐 고객층 확대조사장은 『젊은층이 취약한 상태로 2000년대를 맞는다면 SK텔레콤의 비전은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TTL상품을 개발했다』며 『일본의 이동전화회사인 NTT도코모가 벤치마킹에 나설 정도』라고 밝혔다.SK텔레콤의 발걸음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2005년까지 세계적인 정보통신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이동통신서비스 개선은 물론 무선 멀티미디어 네트워크를 사용한 새로운 부가가치 서비스제공을 추진하고 있다. PC통신 교통정보 무선CATV 등의 정보 분야, 시내전화와 회선설비 임대 등의 유선분야, 단말기 제조와 종합 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종합 무선데이터 신규 브랜드인 「n.TOP」을 출시했고, 몽골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달성했다.조사장은 『SK텔레콤서비스 전체가입자는 현재 1천8백만명이지만 올연말에 2천만명을 넘고, 내년말에는 2천5백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세계 초일류 종합정보통신기업이라는 SK텔레콤의 21세기 비전이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