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유ㆍ주유소 원스톱 쇼핑전략 도입...내수시장 적극 공략

21세기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최우수 석유화학업체로 꼽힌 LG칼텍스정유는 지난 67년 민간정유회사로 출발, 오늘날 종합에너지 및 석유화학산업의 선도기업으로 성장해왔다.LG칼텍스정유의 경쟁력으로는 시설경쟁력과 함께 재무구조의 안전성, 동 업종에서 가장 높은 소비자신뢰도 등을 꼽을 수 있다.출범초기 정제능력은 6만배럴 규모에 불과했으나 현재 정유는 물론 석유화학분야에서 세계적 시설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65만배럴을 처리하는 정유공장과 연산 65만t의 파라자일렌 공장, 연산 40만t의 방향족 공장, 연산 16만5천t의 폴리프로필렌 공장, 하루 3천3백배럴의 윤활유공장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 하루 7만배럴 규모의 B-C유를 정제하는 중질유 분해시설과 하루 19만 배럴의 등·경유 탈황시설은 국제적 규모의 고도화시설이다.상하류 부문의 균형있는 사업전개를 통해 정유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설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석유화학산업의 무한경쟁을 예견하고 이뤄진 시설투자는 외환위기 발생이전인 94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됐다. 수익성을 바탕으로 이뤄진 적기의 시설투자가 현재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국제적 신뢰도 높아 투자적격 판정이 회사의 재무구조는 국내외 투자가들로부터 동업종에서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IMF(국제통화기금)사태이전부터 무리한 매출확대보다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질적 경영을 추구해왔다. 외환위기가 진행중이던 98년에 당기순이익은 3천2백96억원으로 민간기업 중 최고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의 유류소비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매출액이 7조9천억원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하는 이례적 기록을 달성했다. 이 결과 시장점유율도 30%선에서 32%대로 올라가 1위인 SK(35.6%)를 바짝 뒤쫓고 있다.온 나라가 외화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98년1월에는 칼텍스로부터 5억달러를 유리한 조건으로 도입했다. 한국기업 채권은 모두들 외면하던 시기에 미국 채권시장에서 2억5천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지난 5월에는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와 무디스사로부터 각각 투자적격인 BBB-와 Baa3 등급판정을 받았다.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두 기관에서 동시에 투자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었다.◆ 브랜드휘발유로 공격적 마케팅 펼쳐LG칼텍스정유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는 칼텍스라는 국제 석유메이저를 합작파트너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칼텍스는 현재는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으나 LG와 같은 수준인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외환수급이 악화되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는 하반기에 계속된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이익이 다소 줄어 매출 8조원에 2천5백억원의 경상이익을 예상하고 있다.향후 내수시장 주도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인 영업전략에서도 LG는 정유업계를 리드하고 있다.이 회사는 지난 9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휘발유에 브랜드개념을 도입했다. 엔진보호휘발유라는 컨셉을 가진 「테크론」으로 국내 휘발유시장에 브랜드휘발유 바람을 일으켰다. 올해 10월부터는 「시그마6」를 새 브랜드로 채택,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다.시그마6는 0에 가까운 오차율을 의미하는 통계학 용어에서 유래된 경영혁신개념. 무결점을 지향하는 경영혁신개념을 제품브랜드로 활용함으로써 완벽을 추구하는 제품관리와 최상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정유업종의 현장인 주유소 전략에서도 LG는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유소 원스톱 쇼핑전략.소방기술기준에 관한 관련규칙이 올 상반기에 변경되면서 LG는 편의점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joy Mart」라는 상호의 편의점은 현재 전국 2천7백개 주유소에 1백30개 정도. 내년까지 3백개로 늘릴 계획이다. 경쟁업체인 SK의 경우 전국 3천8백개 주유소에 90개 정도의 편의점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이다.이에 비해 25평 이상 규모에 2천여종의 상품을 갖추고 택배사업 상품권판매 등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대형매점으로 주유소 내에서 운영중인 경정비 프랜차이즈 「Auto Oasis」를 연계, 주유와 경정비 세차 쇼핑을 연결하는 주유소 원스톱 쇼핑시대를 열겠다는 전략이다.이는 수익성 측면에서 의미있는 경영전략이다. 상점운영은 기름판매보다 훨씬 마진이 높다. 일반 주유소의 마진율이 6∼7%라고 할 때 편의점쪽의 마진은 20%를 웃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유소체인이 편의점을 함께 운영한다.21세기 기업경쟁력의 주요요소인 대고객 이미지가 높다는 점도 이 회사의 큰 자산이다. 경쟁업체인 SK가 전국에 3천8백여 개 주유소를 갖고 있는데 비해 LG주유소는 2천7백여개로 크게 뒤진다. 그러나 고객만족도는 최상위이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한 NCSI, 즉 주유소서비스 고객만족지수 조사결과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고객 이미지 높다’ 경쟁력 강점정유업계는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기후 협약 등 정유 및 석유화학업체에 대한 압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저황유 등 환경친화적인 연료를 개발하라는 소리가 높지만 당장은 원가 압박 요인이 된다. 또 원자재인 석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늘 유가변동과 환위험에 노출되는 것도 원가구조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이같은 환경에서 정유업계는 정유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이런 점에서 LG는 앞으로도 정유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석유화학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연관사업에 진출, 비교우위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97년에 도시가스사업 및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에 참여하는 등 종합에너지업체로의 도약을 준비했다. 갈수록 다양해지고 고급화하는 소비자의 에너지 수요에 맞춰 「토털 에너지 공급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