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 전문에서 음반ㆍ장난감 등 품목 확대...경쟁력 저하 지적

아마존이 시험대에 올랐다. 불과 16개월 전만 해도 서적 단일품목만 판매하던 아마존이 음반과 전자제품, 장난감, DVD와 비디오, 경매 분야를 잇따라 도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가정용 리모델링 제품과 소프트웨어, 비디오게임, 선물용품 등 4가지를 추가로 취급하는 동시에 「웹쇼핑」 포탈사이트인 지숍(zShop)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내년에도 상당수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웹 소매업의 주요 카테고리를 모조리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장을 낸 셈이다. 고객들이 아마존닷컴에서 살 만한 상품을 발견하기도 하고 사든 안사든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만능 사이트」로 곧 육성한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고객중심적인 회사」가 된다.하지만 아마존은 웹상의 월마트가 되겠다는 서투른 판단 때문에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월마트 자체의 온라인사업은 뒤늦게 시작됐다) 또한 누적되는 경영적자를 아마존 투자자들이 언제까지나 용인해줄 것으로 베조스 회장이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판단일 것이다. 아마존은 최근 매출이 줄곧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사업확장을 서두르고 있다.베조스 회장은 자신의 사업방식을 열심히 옹호해 왔다. 그가 아니었다면 아마존이 현재 2백5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지니게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존이 현재 여러 사업에 손을 대고 있지만, 이 사업들은 본질적으로 모두 유사성을 띠고 있다고 베조스 회장은 설명한다. 따라서 「기술 기반의 확대」를 통해「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성격이 다른 구매제품을 함께 포장할 수 있기 때문에 운임비용을 줄일 수 있다. 아마존이 많은 비용을 들여 개발한 독점적인 「원클릭」 구매기능을 모든 취급 품목에 도입할 수도 있다.베조스 회장에 따르면 아마존이 평범한 종합상점으로 타락할 위험성도 전혀 없다. 권위있는 종합지가 하듯 카테고리별로 전문적인 어드바이스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은 매력적인 주식옵션 제공을 통해 최고의 평가팀을 구성하면 되고, 경쟁사는 출자를 통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매자 취향 맞는 쇼핑 서비스 제공신생 아마존 브랜드를 지나치게 확장하고 있다는 항간의 우려에 대해 베조스 회장은 이는 핵심을 잘못 짚은 기우라고 일축한다. 아마존의 소프트웨어는 매우 세련돼 있기 때문에 크기만 하고 심심하기 짝이 없는 백화점에 들어서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옆집 가게에 들르면 주인이 입맛과 취향을 다 알아 맞춰주는 쇼핑공간에 가깝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월마트가 본격적으로 온라인사업에 뛰어들면 아마존이 위협받게 되지 않을까. 이 점에 관해서도 베조스 회장은 초점이 빗나간 예측이라고 단정한다. 온라인 사업과 오프라인 사업은 성격상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베조스 회장의 구상은 참으로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월스트리트의 인터넷 분석가 일부에서는 일말의 불안감을 표명하고 있다. 얼마전 아마존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월스트리트 분석가 중 5명은 아마존의 투자등급을 낮추었다. 이중에는 지난해 아마존의 목표주가를 의외로 높게 매겼지만 결과적으로 정확한 예측이 됨으로써 유명세를 탄 메릴린치의 헨리 블로짓도 끼여 있다.블로짓이 이번에 아마존의 등급을 낮춘 것은 아마존이 예상수입의 증대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채 장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을 예사로 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마존의 이같은 태연한 태도가 「전혀 반성이 없는 관행」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가 일정한 수준에 달하면 투자자들이 배당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낼 것이라고 블로짓은 말한다. 블로짓이 우려하는 것은 아마존이 수입증대를 위해 턱없이 많은 지출을 한다는 것이다. 즉 베조스 회장이 시너지 효과를 말하지만 규모 대비 수익률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한다. 블로짓은 여전히 아마존의 사업확장을 지지하며 결국은 승산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지만, 투자자들이 아마존의 이런 사업방식을 참고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베조스 회장은 이런 우려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는 아마존이 지금까지 거의 무제한적인 자금을 자유롭게 써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한 분기에 2억5천만달러 꼴로 자본을 까먹는 한 이런 자유를 더이상 누릴 수 없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전문업체에 뒤질수 있어더욱 우려되는 점은 아마존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다. 아마존의 끝없는 사업확장이 결국은 파멸을 자초할 것이라고 경쟁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는 웹이 거리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종합상점보다는 「카테코리 킬러」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이토이와 이베이(경매), CD나우, 아웃포스트(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릴닷컴(비디오),가든닷컴 같은 경쟁자들은 한결같이 아마존 같은 종합상점보다는 전문업체라야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최상의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내세운다. 야후나 AOL 같은 포탈에 마련된 사이버 쇼핑몰 사이트에서 함께 경쟁하더라도 아마존보다 더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누가 옳은가는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의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조사업체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에 의하면 크리스마스 시즌 두달간 미국인들의 인터넷 구매액은 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2003년 크리스마스에는 8백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기 때문에 아마존과 최고의 전문업체를 자랑하는 경쟁자 모두에게 해볼만한 기회가 될 것이다. 베조스 회장이 잘만 한다면 그때 가서 아마존이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Amazon expands」 11. 20th, 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