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력: 1945년 광주 출생. 64년 광주일고, 70년 서울대 상대, 73년 Arthur D. Little 경영대학원졸(MBA). 96년 경희대 경제학 박사, 99년 연세대 보건학 박사. 69년 행정고시 7회 합격. 70년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 사무관 발령. 77년 경제기획원 경제조사과장(서기관 승진). 81년 경제기획원 예산실 공기업예산과장. 87년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국장. 90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 92년 총리실 제2행정조정관. 95년 보건복지부 차관. 97년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97년 노동부 장관. 99년 청와대 경제수석.● 상훈: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92~96년) 수립으로 홍조근정훈장. 68년 공인회계사 자격취득▶ 최근 마닐라에서 개최됐던 아세안+한·중·일(10+3) 정상회담에 김대통령을 수행해 다녀왔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요.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각국 지도자들이 한국경제를 아주 높게 평가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확신합니다. 두번째는 김대통령께서 동아시아를 하나의 경제협력지역으로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일본 등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협력기반을 크게 강화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IMF 관리체제가 시작된지 만 2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지난 2년간의 변화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 겠습니까.일단 외환위기는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외환보유고가 7백억 달러 가까이 되고, 전체 외채 가운데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50%에서 25%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외채의 건전성이 크게 강화된 셈이지요. 수출도 아주 순조롭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다만 경쟁력 강화부분은 이제 50% 정도밖에 해결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특히 기업과 금융부분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판단됩니다. 이는 앞으로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하는 등 자체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금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요.내년에도 저물가, 저금리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물가는 3% 이내에서 억제될 것으로 보이고, 금리 역시 한자릿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일부 사람들이 지금 시점에서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최근 우리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절대 과열상태가 아닙니다. 올해 3/4분기의 성장률 12.3%(전년 동기대비)도 98년의 마이너스 성장이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면서 나타난 현상일 뿐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은 없습니다. 또한 실업자가 1백만명을 넘고 있는 상황이라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고, 기업과 금융권의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저금리 기조는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IMF도 이런 점을 인식하여 이번 정례협의 때 지금의 저금리를 계속 유지하는데 전적으로 찬성했습니다.▶ 물가인상 압력 등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는 내년 경제정책의 기조는 어떻게 유지해 나갈 계획인가요.내년은 지적하신대로 국제유가 불안 등으로 인한 물가인상 압력, 구조개혁과정에서의 실업자 문제 등이 현안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경제정책의 기조는 물가안정과 실업문제 해소에 역점을 두면서 경기회복에 따른 성과를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아울러 21세기를 맞는 해인만큼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시장경제의 틀을 확립하고, 지식정보화 사회에 대비하여 지식기반경제 체제를 정비하며 생산적 사회복지체제의 구축에 노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실업문제와 관련해 최근 들어 실업률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고용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것 같습니다.최근 노동시장의 유연화 추세에 따라 임시·일용근로자가 증가하면서 고용의 질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부정적인 면이 있으나 고용의 유연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 기조를 유지하면서 임시·일용 근로자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보호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입니다. 특히 고용보험 등에서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해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며 향후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정책추진 방향을 심도있게 논의,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 소득분배구조에 대해서도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은데요.올해 1/4분기까지는 소득분배구조가 악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2/4분기부터는 경기회복에 따라 점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점유비율이 97년 62.5%에서 올해 1/4분기 58.7%로 감소했다가 2/4분기에는 60.4%로 다시 상승했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경제가 안정궤도에 진입하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되고, 금융종합과세를 시작하는 2001년에는 보다 개선될 전망입니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소득분배와 생산적 복지에 많은 힘을 쏟는 만큼 빈부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재정적자 폭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대책은 무엇입니까.외환위기 이후 실업대책 등 재정의 경기조절 기능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지난해 GDP 대비 3.2%에서 올해는 약 4% 정도로 불가피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규모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결코 높은 것이 아닙니다.그럼에도 한번 늘어난 재정적자는 초기단계에서 철저히 잡지 않으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재정적자를 철저히 관리하여 균형재정을 조기에 회복하고 국가채무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재정건전화를 위한 특별법」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세부적으로는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균형재정 회복시까지 재정적자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할 예정입니다.▶ 최근 경제부처나 기관들 사이에 상대방 말을 뒤집는 사례가 종종 있었습니다. 혹시 전체적인 경제운용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요.전혀 없었다고는 볼 수 없겠지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사소한 문제라고 봅니다. 서로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다 보니 때로는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겠지요. 하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경제운용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현재 경제부처의 의견을 수렴·조정하기 위하여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수시로 개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일단 결정된 정책시안에 대해서는 전부처가 일관성을 유지하며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구조조정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아울러 「부채비율 2백% 달성」 문제는 예정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요.업종별 사업구조조정의 경우 석유화학을 제외한 6개 업종이 사실상 끝났습니다. 석유화학도 일본 미쓰이와의 외자유치 협상과 채권단의 출자전환 문제 등을 12월 중순까지 매듭지어 연내에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채비율 2백% 달성 문제는 대우를 제외한 4대그룹은 연말까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6대 이하 그룹의 경우 11개 그룹이 6월말 현재 이미 목표를 이뤘고, 나머지 그룹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조조정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앞으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소프트웨어적인 개혁을 달성해야 그 때 비로소 구조조정이 완료될 것입니다.▶ 투신 등 금융권에 대한 구조조정도 더 늦기 전에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구조조정에 필요한 제도적인 장치와 부실 금융기관 통폐합은 이미 마쳤습니다. 따라서 더 이상 정부가 투신사 등 금융기관 개혁에 뛰어드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제부터는 금융권의 자체적인 개혁을 통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봅니다. 경쟁력을 키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경쟁에서 도태되면 그대로 무너지는 것이 순리겠지요.▶ 대우그룹 처리문제가 막바지 수순을 밟고 있는데 잘 진행되고 있는지요. 또 (주)대우의 법정관리 가능성은 어떻습니까.대우계열 주력 4개사를 포함한 12개사에 대한 워크아웃 방안이 모두 확정되어 기본틀은 사실상 잡혔습니다. 이제는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을 통해 워크아웃 방안을 최종 확정하는 절차만 남아 있습니다. 최근 해외채권단이 보유한 대우채권을 매입하는 방안(buy-out)을 해외채권단에 제시했으며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주)대우의 경우 해외채권단이 워크아웃 참여나 buy-out 방안을 끝내 거부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적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해외자본이 활발하게 유입되면서 외국자본의 국내 지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요.최근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2년 동안 유치한 외자가 과거 20년간 들어온 것보다 많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현재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기업의 생산비중은 9.6% 입니다. 잘 나가는 경제대국(미국 프랑스 독일 중국)이 13~28%선에 이르는 것을 감안해 볼 때 그 절반밖에 안됩니다. 외국기업들이 국내에 많이 진출하게 되면 먼저 안정적인 외자확보에 큰 도움이 되는데다 생산과 고용증대에도 기여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선진경영기법이 도입돼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크게 이바지합니다.▶ 최근 대통령 직속기구로 국민경제자문회의가 발족되면서 전문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았는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됩니까.국민경제자문회의에 상정되는 안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조율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미 지난 11월22일 첫 회의를 갖고 오는 2000~2003년 한국경제의 중기비전 수립에 착수, 잠재성장률의 실현, 완전고용 달성, 국제수지 흑자견지, 물가안정 지속, 균형재정 복귀 등 5가지를 정했습니다. 후속조치로 내년 1월 중기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가 크게 줄어 21세기 우리경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우리경제는 무엇으로 살아야 한다고 봅니까.21세기에 우리경제가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을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기술개발투자와 정보화에 대한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고, 과학자와 기술자의 위상을 제고하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봅니다.이에 따라 최근 정부에서도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시한(99년말)을 6개월 연장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R&D 관련 예산을 증액편성하는 등 각종 지원시책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민간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시장원리에 입각해 핵심역량을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경영을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