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관련 루머 나돌아... 심장질환 발병으로 당분간 귀국 힘들듯

모락모락 오르는 연기. 지난 10월 출국한 김우중 대우그룹 전회장의 귀국이 늦춰지면서 갖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김전회장과 정치권이 맞물린 이야기들이 호사가들의 입을 거치면서 그럴듯하게 포장돼 시중에 나돌면서 갖가지 추측도 나오고 있다.설들의 내용은 주로 현정부 경제담당자들과 김전회장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것들이거나, 김전회장과 정치권 인사들이 연관된 「루머」들이다. 김전회장이 현정부의 대우처리에 대해 불만을 갖고 전에 드러나지 않게 지원했던 내용과 인물의 면면을 공개한다는 「김우중 리스트」도 거론되기도 했다.아니 땐 굴뚝. 그러나 이러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대우측의 답변은 단호하다. 그럴리 없다는 것이다. 『(김전회장의)성격에 비춰볼 때 그럴 생각(현정부와의 대립하는 등의 갈등)이 있었다면 진작에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는 게 한 임원의 설명이다. 『현재 회사 이야기에는 일체 관심을 끊었으며 한국에서의 보고도 없다』는 말도 뒤따랐다. 게다가 『아내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대우사정에 정통한 모 언론사 기자의 또 다른 이야기도 같은 내용에 무게를 더한다. 『정부측의 시나리오에 고분고분 따랐지만 결국 대우만 피해를 봤다는 식의 생각에 순응보다 대응을 주장했던 몇몇 강성인사들의 의견을 덮어둔 점』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적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동가식 서가숙. 이러한 설들이 거론되는 이유는 김전회장의 위치가 전혀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쌍용차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해야 하는 대우채권단도 발을 구를 뿐이다. 대주주인 김전회장의 서명이 필요한데 거취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김전회장의 동정을 어렴풋이 가늠케 했던 비서진도 이미 다른 지사로 발령이 나 떠난 상태라 위치파악이 더욱 안되고 있다. 『가족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마저 나온다. 때문에 김전회장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들도 분분하다.그러나 대우측이 확인해 주는 공식적인 내용은 『유럽에 있다』는 것이 전부. 지난 17일 대우측은 현재 유럽에 머물고 있는 김전회장이 심장에 불편을 느껴 정밀검사를 받은 후 수술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래서인지 거론되는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까지 「대우맨」이었던 한 직원의 말은 이같은 말에 설득력을 더한다. 『독일출장을 다녀온 몇몇 직원으로부터 김전회장이 프랑크푸르트에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지만 (프랑크푸르트)현지법인의 임원이 김전회장이 (프랑크푸르트에 있을 때) 하루 숙박료 1백달러가 안되는 허름한 호텔에서 묵는 등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며 울면서 이야기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언제 귀국하나. 몸이 불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전회장의 귀국일정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사실 최근 대우그룹내 분위기는 김전회장이 귀국해 직접 문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것이 우세했다. 명예를 중시하는 김전회장의 캐릭터에 비춰볼 때도 내년 귀국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자신이 임명했던 경영진에 대한 사법처리 등이 거론되면 귀국해 입장을 밝히고 다음 걸음을 옮길 것이라는 예상에서다.그러나 병상으로 향해야 하는 돌발적인 상황이 생긴 김전회장으로서는 귀국보다는 완치가 우선이므로 당분간 김전회장의 귀국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