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해결위장 침투해 자료 삭제... 인터넷 통한 자료 다운 피해야

「이 시스템은 Y2K(2000년 연도 인식 오류) 문제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2000년 1월1일 이같은 문구가 당신의 컴퓨터에 떴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렇게 놀랄 필요는 없다. 새 천년을 기념해 사용자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혹스 바이러스(Hoax Virus, 단순한 장난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같은 장난 바이러스가 아니라 수천종류의 신종 바이러스가 올 연말과 내년 초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위장 바이러스 특히 조심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올 연말과 내년 초를 기해 약 3만명에 이르는 해커들이 바이러스 유포 및 해킹을 통한 컴퓨터 시스템 혼란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국내의 경우도 정보통신부 및 한국정보보호센터 등은 외국으로부터의 해킹이나 바이러스 제작자들의 바이러스 유포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이런 Y2K 바이러스는 컴퓨터의 연도 인식오류로 발생하는 Y2K 문제와는 별개로 또 하나의 「무서운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다.현재 출현이 예상되는 Y2K 바이러스로는 2000년 기념 바이러스, Y2K해결을 가장한 바이러스, Y2K 해결 프로그램 공격 바이러스, Y2K 신종바이러스 등 수천종에 이를 전망이다.「2000년 기념 바이러스」는 과거 Happy99(99년 기념)나 WM97/0 ZMK(98년 프랑스 월드컵 기념) 바이러스처럼 뉴 밀레니엄을 축하하는 기념 카드나 메일에 바이러스를 숨겨 보내는 것이다.「Y2K해결 바이러스」는 올연말 가장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 중 하나다. 이는 바이러스를 Y2K 해결 프로그램으로 가장해 사용자들에게 보내거나 자료실 등에 올려놓고 이를 다운받도록 하는 것이다. 12월말경 Y2K 문제에 민감해 있는 사용자들에게 이같은 메일이나 첨부파일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이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돼 그 피해가 의외로 클 가능성이 높다.새해 들어 조심해야 할 바이러스로는 「Y2K 해결 프로그램 공격 바이러스」가 있다. 이 바이러스는 Y2K 해결 프로그램들만을 골라 공격한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패치(덧붙임)를 통해 Y2K를 해결한 시스템의 경우 이 공격바이러스가 그 패치 파일만을 골라서 파괴함으로써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만든다.이밖에도 백신파일로 위장한 바이러스와 기존 바이러스의 활동시점을 2000년 이후로 변경해 문제를 일으키도록 하는 등 바이러스들이 연말연시를 기해 극에 달할 전망이다.그 전조가 이미 지난 1일 Win32.Kriz.3821(일명 크리스마스 바이러스)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12월24일을 기해 컴퓨터의 플래시 메모리 파괴는 물론 하드디스크의 모든 정보를 삭제한다.◆ 무료 백신프로그램 이용토록이는 지난 4월 국내 컴퓨터들을 혼란에 빠뜨렸던 CIH 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종류의 바이러스들은 새해가 다가올수록 기승을 불릴 것으로 예상돼 정부 및 관련 단체들은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정보보호센터 백신업체 등이 모여 지난 15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비상대응상황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에는 안철수연구소 등 백신업체들은 프로그램을 한시적으로 무료배포할 계획이다. 또 데이터복구 업체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손상된 데이터와 시스템 복구를 지원키로 했다.비상대응상황실 홈페이지(http://www.certcc.or.kr/y2kvirus)에는 수시로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와 대응책을 발표하고 복구 지원 등의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다.정보통신부 Y2K상황실 유필계 실장은 『가능한 한 2000년 1월1일을 전후해 4∼5일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불가피하게 사용할 경우에는 연말 이전에 미리 최신 백신 프로그램을 구동시켜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점검하라고 강조한다. 또 인터넷 등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해 자료나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실행시키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바이러스 대처는 빠른 정보 입수가 최선이다. 가능한한 백신업체들의 메일링 리스트에 등록해 빠른 정보를 입수해 피해를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한국정보보호센터 임채호 컴퓨터침해대응팀장)『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온 메일의 첨부 파일은 열지 마라. 꼭 보고싶다면 일단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을 눌러 저장한 후 뷰어 프로그램을 통해 내용을 점검하라.』(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박준식 연구개발실 팀장)『중요한 문서 등은 백업 파일을 만들어 보관하라. 시스템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백업파일로 저장한 것은 나중에라도 백신으로 복구할 수 있다.』(하우리 권석철 사장)『바이러스 방지를 위해선 전체 시스템의 각 프로그램에 개별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시만텍코리아 조준구 마케팅 과장)『시스템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중요한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컴퓨터일 경우 함부로 무리하게 작동시키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라.』(데이터 복구업체 명데이터복구센터 유성재 이사)이들이 지적하는 요점은 일반 사용자들이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세계의 모든 시선이 Y2K에 쏠리고 있는 동안 컴퓨터 지하세계에서는 Y2K 관련 바이러스들이 수없이 양산되고 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의 점검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