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관련 모든 자원 네트워크화... 환경변화 신속히 대응

디지털 경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홀로닉 네트워크경영(Holonic Network Management)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홀론(Holon)을 이해해야 한다.홀론은 모두(whole)를 뜻하는 holos와 부분을 뜻하는 on의 합성어로, 지난 1967년 헝가리 철학자인 아서 케슬러가 만든 단어. 케슬러는 모든 유기체와 사회적 조직은 홀론이라는 작은 기본단위들로 구성돼 있는 동시에 각각의 단위조직이나 개체들은 더 큰 조직을 구성하는 일부 단위(홀론)로 존재하며 작용한다고 설파했다. 홀론은 「개체이면서 전체」로 이처럼 제각각의 특성(자율)을 가진 개체로서의 홀론은 다른 개체와 상호작용(협력)을 통해 스스로를 유지하는능력이 있다는 것이 케슬러의 주장이었다.이처럼 생물학적인 개념으로 비롯된 홀론은 1970년대에 일본에서 경영이론으로 접목이 시도되면서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조직의 비대화에 따른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위축되거나 조직에 기여하지못한다는 점에서 홀로닉경영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개인의 창의력과 자율에 바탕한 서구식 경영의 장점에 자극받은 것이다. 기업의 비만증에 대한 치료법이자, 비효율성 비능률성을 개인과 조직의자율과 조화라는 홀로닉경영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이러한 홀로닉경영은 디지털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다시 홀로닉 네트워크경영으로까지 발전했다. 경영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는모든 사물이나 관계자, 이론, 방법, 구조, 기능, 자원, 외부의 이해관계자들도 모두 홀론으로 이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해 시너지효과를 얻자는 것이다.연결의 고리는 디지털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하드웨어적인 네트워킹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네트워킹. 결국 『네트워크에서는 모두가 주역』이라는 존 나이스비트의 지적처럼 경영활동에 관계된 각각의 홀론들이 디지털시대의 경영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이러한 홀로닉 네트워크경영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정립돼 소니나 NEC같은 대기업들이 경영모토나 경영비전으로 홀로닉기업, 홀로닉경영을 설정할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후 호주 독일 캐나다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로 홀로닉경영이 확산되면서 네트워크로 연결된유연생산시스템이라는 구체적인 부분으로 정립되기도 했다. 각 생산설비와 프로세스가 홀론으로 독립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며 시장의 변화에 따라 다른 홀론(생산설비 및 프로세스)과 협력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작은 조직연결, 변화에 민첩히 대응따라서 다양한 고객욕구, 단축되는 신제품 개발주기, 다품종 소량생산 등 생산환경의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능형 생산시스템(또는 유연생산체제)을 갖춰 융통성을 지닌 홀론들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복잡계경영과 스피드경영의 수렴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홀론의 유기적인 네트워킹을 통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이 바로 복잡계경영과 스피드경영이 요구하는 부분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다.현대경제연구원의 윤운락연구원은 이를 『대부분의 기업조직이 비대해진 상황에서 작은 조직들에 자율성을 줘 민첩과 협력을 이끌어낼수 있으며 생산에 있어서도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며 기술의 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는 등 민첩함을 갖출 수 있는 경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홀로닉 네트워크경영을 가능케 한 도구들도 SCM(공급망관리) PRM(파트너관계경영) PI(프로세스혁신) xRP(확장ERP) 등 다양하다. 홀로닉네트워크경영은 이를 도구로 삼아 디지털경영 전체의 윤곽을 보고세부적인 부분을 연결·통제할 수 있는 경영이다.(그림 참조)이를 설명하면 기업이 구축한 각종 데이터베이스와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조직원과 내부의 지식을 연결하는 KMS(지식경영시스템)와연결한다. 다음에 이를 이해관계자들인 공급자들과 연결하는 SRM(공급자관계경영), 파트너를 연결하는 PRM(파트너관계경영), 유통망을연결하는 SCM(공급망관리시스템) 등과 연결하고 이를 다시 기업경영의 중앙에 위치한 고객과 연결하는 CRM(고객관계경영)과 연결해 각종 MI(마케팅지능정보)와 BI(비즈니스지능정보)를 창출하며 가치를연결하는 BSC(균형성과측정)와 연결해 시장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이를 일부에서는 확장된 ERP라는 개념이라는 뜻에서 xRP라고도 하며또 다른 한편에서는 SEM(전략적 기업경영)이라고도 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부분만 강조되지 않고 모든 부분이 상호 연결된다는 점이다. 특히 고객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모든 내외적 자원과 경영단위들을 연결시킬 뿐만 아니라 프로세스의 연결로비용절감과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이뤄 결국 기업의 주식시장가치를높인다는 것이다.이처럼 생산시스템이나 조직에만 적용됐던 홀로닉 네트워크경영은적용범위가 확장되면서 모든 경영가치들을 수용하는 가장 포괄적인경영이론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모호하다는 일부의 비판도있다.하지만 홀로닉 네트워크경영이 복잡계경영이나 스피드경영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변화의 급속함을 고려한 경영이론들을 모두 반영한다는 점에서 디지털경제의 가장 유효한 경영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찰스 세비지박사나 패트릭 맥휴 등이 BPR를 넘어서는 새로운 경영이론의 하나로 홀로닉경영을 지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례연구 / 삼성SDI국제화·정보화·복합화 경영 추구「준비된 디지털경영」. 삼성SDI(옛 삼성전관)의 홀로닉 네트워크경영은 이미 1996년 초부터 시작됐다.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던 브라운관의 공급과잉으로 시장환경이 전환되는 시점이다. 품질 원가 납기서비스 등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프로세스혁신(PI)과 국내외 사업장을 이어주는 새로운 정보시스템이 필요해진 것이다.삼성SDI는 이를 위해 1996년 2월부터 프로세스혁신 및 ERP적용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먼저 PI를 통해 프로세스·사람·제품의질을 향상시켰다. 다음으로 전세계 자원의 집중·효율적인 관리를통한 「국제화」, 전세계 각 사업장의 정보를 리얼타임으로 공유함으로써 스피드경영을 가속화하는 「정보화」, 글로벌 자원을 통합해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복합화」의 경영을 추구했다. 국내 4개사업장과 8개 해외법인을 하나로 엮어낸 글로벌 통합정보시스템이 그도구로 도입됐다. 네트워크경영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여기에는 그 동안의 국내외 사업장과 조직구성원들 개개인에게 축적된지식과 그 지식의 공유가 큰 도움이 됐다.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경쟁역학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기업외부의 자원까지도 네트워크를 통해서연결하는 기업간 네트워크와 고객과의 네트워크확충을 지향하는 확장기업(Extended Enterprise)으로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통합마케팅시스템, 사이버입찰시스템, 글로벌구매정보시스템, 지식기반시스템,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과 연결된 공급망관리시스템 등을 갖추기도 했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으로 삼성SDI는 연간 2백여억원의 원가절감 효과와 전사적 구매를 통한 단가인하 효과를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삼성SDI의 디지털 경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e-Business체제구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수립하고 확장ERP의 개념아래 강력한 e-Business체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그 동안의 네트워크경영을 기반으로 고객정보의 통합관리를 위한 CRM, 고객과 협력업체까지 확대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SCM, 균형적 성과지표(Balanced Scorecard)의 적용, 글로벌 의사결정시스템을 위한 SEM 등의 네트워크경영체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터넷기반의 정보인프라 구축에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홀로닉 네트워크경영을 추구하고이를 통해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