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상품 갖추고 고객 만족 실현 …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 본격화

도쿄시내에서 땅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긴자(銀座) 5번가에 자리잡은 「마쓰모토키요시」. 황색간판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점포 바깥벽에는 빨간색의 「약(藥)」이란 글자가 붙어 있다. 도로와 점포를 구분하는 문도 벽도 없다. 점포내 상품이 훤하게 보인다. 주변에 있는 백화점,고급브랜드의 점포, 전통을 자랑하는 가게들과는 너무도 판이하다. 이곳이 바로 일본최대 의약품 양판점 체인인 마쓰모토키요시 긴자 5번가 점포다.마쓰모토키요시가 급속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긴자의 한가운데 까지 진출했다. 실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95년3월 결산때 매출1천억엔을 돌파했다. 설립 41년만이었다. 96년부터 매출과 경상이익이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천억엔을 돌파한지 5년만에 2천억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마쓰모토의 성장 원동력은 다점포출점. 95년까지 연 20개에 머물렀던 신규 출점수를 96년에는 50개로 늘렸다. 97년에는 60개점, 98년에는 70개점, 99년에는 75개점으로 출점공세를 가속화했다. 내년에는 80개점을 새로 낼 계획이다. 2001년 3월 결산때까지 간토지방에 5백개의 점포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마쓰모토가 왜 이처럼 공격적으로 출점 공세를 펼치고 있는가. 『95년에 의약품 양판점업계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2001년에 5백개 점포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지역에 밀착시키고 조제공간을 도입한 점포망을 갖추기 위한 것이었다.』 마쓰모토 나미오(松本南海雄)부사장의 설명이다.이같은 출점 공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마쓰모토는 90년 8월 장외시장 공개로 45억엔을 조달했다. 대략 64개 점포를 낼 수 있는 돈을 확보했다. 마쓰모토는 지금까지 7천만엔 정도의 초기투자로 점포를 리스, 출점해 오고 있다. 99년 8월에는 도쿄증시 2부에서 1부로 승격, 자금조달이 훨씬 쉬워졌다.급성장으로 인한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90년부터 캐시플로 개념을 경영에 도입했다. 캐시플로 경영으로 98년 3월 결산 때 40억엔, 99년3월 결산 때 55억엔의 흑자를 냈다.◆ 매장 활용 아이디어 돋보여마쓰모토가 다른 양판점과는 달리 긴자 신주쿠 시부야 등 번화가를 공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 87년의 우에노(上野)아메요코점의 성공이 그 계기가 됐다. 아메요코 진출은 창업지인 지바현(千葉)을 벗어난 첫 도심부 진출이었다. 아메요코 진출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따랐다. 비싼 도심에서 매장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고안해 낸게 1~2층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었다.문제는 어떻게 고객을 2층으로 올라가게 만드는가 하는 점이었다. 궁리끝에 계단 옆에 상품을 진열하기로 했다. 진열품을 보면서 2층으로 가도록 하겠다는 계산이었다. 2층에는 무료로 상품을 시험할 수 있는 화장품코너도 마련했다.이뿐만 아니다. 점포 정면의 문과 벽을 없앴다. 내부조명도 아주 밝게 했다. 바깥에서 점포안이 한눈에 훤히 보일 수 있게 만들었다. 길가던 고객이 자연스럽게 발길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에 힘입어 당초 5천만엔선으로 잡았던 월매출이 1억엔을 돌파했다. 아메요코점 운영을 통해 도심공략의 노하우를 얻었다. 그후 이케부쿠로 시부야 록본기 신주쿠 긴자 등으로 잇따라 진출했다.엄청난 종류의 상품구색 갖추기도 성공요소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약국이나 약방을 찾는 고객은 원하는 것만을 찾는다. 목적구매를 한다. 그러나 마쓰모토를 찾는 고객은 다르다. 의약품이외 일용품 화장품 잡화까지도 사게 된다. 『한 아이템을 가로로 2열씩 늘어놓지 않는다. 통상 점포에서는 8천가지 정도를 취급한다. 그러나 마쓰모토의 아이템은 1만5천가지에 이른다』는게 마쓰모토부사장의 설명이다. 상품구색을 축소, 효율적인 구매를 하고 있는 일반 소매점들과는 판이하다.마쓰모토는 캐릭터 상품도 판매한다. 보통의 의약품 양판점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상품을 판매, 히트를 치기도 했다. 간판에 씌어 있는대로 단순한 약방이 아니다. 일용품과 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마쓰모토 키요시에 가면 무언가 좋은 물건이 있지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마쓰모토의 전략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가 또 있다. 바로 TV광고 공세다. 98년도 광고선전비는 55억엔. 매출대비 3.1%에 이른다. 2000년 3월 결산기의 광고선전비는 70억엔에 이를 전망이다. 경상이익(1백억엔예상)과 비교해볼 때 엄청난 비중이다. 창업자의 이름을 딴 회사명을 내세운 이같은 CM공세로 의약품 양판점하면 곧 마쓰모토키요시를 연상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TV CM은 특히 10~20대의 젊은이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심 점포는 젊은이들로 늘 북적된다. 고객의 대부분이 주부들인 교외점포에서도 CM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폭넓은 고객확보가 매출의 증대로 연결됐다는게 회사측의 분석이다.일부에서는 이처럼 엄청난 광고 선전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마쓰모토의 방침은 확실하다. 점포망의 전국 확대를 위해 광고 선전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마쓰모토는 자체브랜드(PB)상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회사에만 있는 「온리 마쓰키요」상품을 확대, 다른 양판점들과 차별화하겠다』는게 마쓰모토부사장의 설명이다. 99년 11월부터 새로운 CM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미국식 드러그 스토아 목표「뉴욕프로메이캡(NYPM)」이라는 화장품과 목욕용품 「프리맨」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둘다 PB상품이다. NYPM은 미국의 중견 화장품 메이커인 뷰티프로덕트 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개발, 미국에서 생산된 상품. 입술연지가 1개 5백80엔, 매니큐어가 2백50엔, 메이크브러시가 9백80엔이다. 기존상품에 비해 10~20%가 싸다. 프리맨도 미국상표다. 독특한 색채와 향기를 갖고 있다. 일본에 없는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이뿐만 아니다. 약품 분야에서도 PB상품을 내놓았다. 다이이치제약과 공동으로 「페락감기약」이라는 종합감기약을 선보였다. 국내브랜드에 비해 이익률이 높은 PB상품의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마쓰모토가 주력하고 있는 또하나의 분야는 의약품의 조제부문이다. 『의약분업의 확대 실시로 병원 이외에서의 처방전 취급률이 35%선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1~2년안에 50%를 돌파할 것으로 본다.』 마쓰모토부사장의 진단이다. 조제약국 분야에서도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그 배경은 바로 단골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고객은 특정 조제약국을 계속 이용한다. 약복용 데이터를 활용,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조제고객은 단골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그러나 조제약국을 내는 것이 간단치는 않다. 처방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약품을 구비해야 한다. 재고부담이 커진다. 폐기에 따른 부담도 따른다. 위험성이 엄청나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약복용 내용과 각점의 약 재고를 컴퓨터로 관리하는 비축센터를 사이타마현과 가나가와현에 설립할 예정이다. 필요한 정보를 위성통신으로 전송, 어떤 점포에서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약제사도 계속 확보해 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내에 조제 추진본부도 설치했다. 최종목표로 잡고 있는 것은 미국식 드러그스토아(Drug Store)다. 점포가 조제약국의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목표다.마쓰모토는 전국 진출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올해에는 간사이 지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제휴나 인수합병(M&A)도 검토하겠다』는게 마쓰모토 가즈나(松本和那)사장의 설명이다. 의약품 양판시장에서 마쓰모토키요시 돌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