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인터넷주는 신중한 접근 필요, 총선 전후 금리 흐름 관심가져야

새해 벽두 기세좋게 출발한 증시는 예상과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정보통신 인터넷 관련주보다는 오랫동안 소외되어 왔던 대형 우량주와 증권 은행 등 금융주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누구나 추천했던 인터넷 정보통신관련주들의 급락에 투자자들은 당황하고 있다.물론 그동안 급등세로 경계심리가 높아졌고 지난 연말 코스닥 종목의 하락세로 투자심리가 불안해졌다는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감으로 미국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투자자들이 과잉반응하면서 정보통신 인터넷관련주들이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증시는 울고 싶은 아이에게 뺨을 때려주는 격으로 조정국면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구실을 제공받은 꼴이다.◆ 국내외 펀드멘탈은 여전히 밝아그렇다면 이같은 장세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좋을까. 코스닥시장을 필두로 한 인터넷 정보통신 등 성장주의 시대가 끝났다고 보아야 할 것인가. 먼저 결론부터 말한다면 답은 『아니오』이다. 다만 성장주의 급등이 미국 나스닥시장의 상승으로 촉발되었고 앞으로도 나스닥시장의 향방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증시에 대해 버블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 최근의 하락반전이 대세의 전환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를 바로 대세의 전환으로 보기에는 너무 성급할 뿐만 아니라 무리가 많다고 본다.무엇보다도 경제의 펀드멘탈이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WEFA(와튼경제연구소)는 지난해말 세계경제가 소폭 상승세(GDP 상승률:1999년 2.7→2000년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1.3→1.4%), EU(2.0→2.8%), 태평양 연안국가(4.4→5.0%)는 회복세, 미국(3.8→2.3%), 중국(7.1→6.8%)은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금번 주가폭락을 유발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증가하면서 2000년 상반기중에 각각 0.25%p씩 두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5.5%의 연방기금금리는 6% 수준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이것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한 것은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투자자들이 금리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국내 경기 역시 수출과 내수의 견조한 증가를 바탕으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 민간소비 및 재고감소폭 축소 등으로 9.3%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에도 소비, 설비투자의 증가와 건축투자의 회복세로 6.0%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소득 및 자산가격 회복에 따른 민간소비는 증가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역시 두자릿수 증가를 유지할 전망이다. 건축허가면적과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라 건설투자도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국내외 경제여건 못지 않게 증시 수급측면에서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지난해말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환매가 상당히 늘어났다. 이것이 12월 주식시장의 단기 불균형을 초래했다. 새해 들어서도 수익증권의 만기물량 도래에 따라 기관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장주 시장주도는 계속될 듯그렇지만 새해들어 금융권 자금의 주식시장으로의 유입은 상당히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은 높다. 그동안 채권투자에 치중해왔던 기관투자가들이 시가평가제 도입 및 채권의 무보증화에 따른 리스크 증가로 주식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것은 국내 금융기관이 외국업체들에 비해 훨씬 적은 주식비중(15%)을 유지해 왔다는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외국 투자가의 투자패턴은 해외시장, 특히 미국시장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미국시장이 급락하지 않는다면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글로벌 또는 아시아 펀드들이 한국비중을 높인(overweight)상태라 급격한 외국 자금의 추가 유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FT Index에 편입될 경우 신규투자 증가분은 MSCI의 한국비중 축소분에 의해 상쇄될 전망이다.현재와 같은 시장 불안이 일단락된다면 어떤 종목들이 시장 주도주로 등장하게 될 것인가. 연초 대형우량주나 금융주의 반등에서 볼 수 있듯이 장세하락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치주로 부상하는 것은 아닐까.가파른 주가상승 행진이 지속된 코스닥시장은 전반적으로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조정이 다소 오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급속한 확장과 이에 따른 통신수요의 증가는 예상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시장주도주로서 이들의 위치가 쉽게 약화되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나 외국 투자자들의 코스닥 주식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결론적으로 인터넷 및 통신부문의 선두주자들은 아직 추가상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상당수 종목들의 주가가 이미 지나치게 상승한 경우가 많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통신 및 통신장비 관련주의 약진은 인터넷의 급속한 증가가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속적인 통신 인프라 수요의 증가 및 IMT-2000의 도입은 통신장비업체의 매출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상승대열에서 소외되어 왔던 대형우량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말 연초에 금융기관의 환매 및 펀드의 만기 도래가 끝나고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재유입 되는 경우 실적이 뛰어나고 안정성이 확보된 블루칩들이 첫번째 매수타깃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원화환율의 지속적인 절상을 고려할 때 수출주도주는 고전이 예상된다. 따라서 내수주의 상대적인 강세를 예상할 수 있다. 기타 주목해야 할 주식들은 △대우자동차 인수 등 자동차 업계 개편의 수혜자로 부상할 부품업체 △주가가 크게 오른 코스닥 업체의 모기업 등이다. 은행의 경우 대우 채권에 따른 손실률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나 대우채의 비중이 낮은 우량 은행 중심의 저가매입을 권하고 싶다.앞서도 언급했듯이 올해의 증시는 금리나 미국증시 등 외부 요소에 민감히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시황변동에 따른 뇌동매매를 피하고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이나 가치에 보다 중점을 두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2/4분기 특히 총선전후의 금리 불안정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대외적으로는 두말할 필요 없이 미국 증시 특히 나스닥 시장의 흐름이 투자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