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위험선호도·기대수익률 따라 주식·채권·MMF에 분산 운용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고객 맞춤형 펀드투자」시대가 열렸다. 대우증권은 지난 5일부터 「스펙트럼」이란 랩 어카운트(Wrap Account)형 상품의 시판에 나섰다. 투자자의 연령과 투자목적 그리고 위험선호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후 최적의 투자가 가능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준다.대우증권 백상옥 상품기획팀장은 『다소 낯설게 보이지만 위험선호도와 기대수익률에 근거해서 투자상품을 설계해 주는 고객맞춤형 금융서비스』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이 고객의 특성에 맞게 금융자산을 설계해(Financial Planning) 주는 선진국형 금융상품이라고 덧붙인다. 랩 어카운트는 1975년 미국에서 위탁수수료율 자율화 조치이후 도입됐다. 1998년말현재 미국시장에서는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과 메릴린치증권 등이 선두주자며 이들의 운용자산은 2천억달러 정도다.대우증권의 스펙트럼은 고객자금을 펀드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기존 수익증권(뮤추얼펀드)과 유사하다. 고객들의 투자자금은 주식형 수익증권, 채권형 수익증권 그리고 MMF 등 3가지 형태로 운용된다. 이들 수익증권은 교보투신운용에서 운용한다.투자자들이 위험선호도와 기대수익률 등에 따라 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간접투자보다 한단계 진일보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들은 먼저 7개 문항의 기초설문과 10개 문항의 투자설문을 통해 RR(Risk Return)등급을 부여받는다. RR1에서 RR5까지 5등급으로 분류된다. RR1 등급의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인 주식과 채권투자에 소극적이다. 이들은 MMF를 주로 선호한다. MMF는 시가평가가 적용되지 않아 확정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수익률도 은행정기예금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반면 RR5 등급 투자자들은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성향을 보여준다.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 동시에 투자한다. 원금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고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위험선호도에 걸맞는 펀드 제공대우증권은 채권 MMF 등과 비교되는 주식의 상대매력도까지 감안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준다. 즉 동일한 RR등급이라도 주식투자에 유리한가를 분석한후 주식편입비율을 조정한다. 가령 금리가 두자릿수대에 진입할 경우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떨어지므로 주식비중을 줄이도록 권유한다. 반대로 저금리가 유지된채 기업실적이 호전되면 주식비중을 늘리도록 유도한다.이처럼 스펙트럼은 RR등급과 주식의 상대매력도에 따라 고객에게 주식 채권 MMF 등의 투자비율을 제시해 준다. 고위험 고수익투자자에게는 주식편입비율을 높이고 채권과 MMF 비중을 낮추도록 권유한다. 반대로 안정희구형 투자자에게는 채권과 MMF 비중을 높이고 주식을 낮추도록 추천한다. 스펙트럼은 주식과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MM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대우증권이 제공하는 주식형 펀드에는 대형성장형, 대형가치형, 소형성장형, 소형가치형펀드 등 4종류가 있다. 시가총액과 자산총액의 합이 상위 10%이내에 들면 대형주로, 10%미만에서 30%이상이면 중형주 그리고 30%미만이면 소형주로 분류한다. 성장주와 가치주의 구분은 PER(주가수익비율)와 PBR(주가자산비율)의 합이 2.25배 이상이면 성장주, 1.75미만이면 가치주로 나눠진다. 채권형 펀드는 국채 통화채로만 운용된다.투자자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투자성과보고서를 제공받는다.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그리고 MMF의 운용성과를 분리해서 보고 받는다. 또 석달마다 한번씩 주식 채권 현금비중을 재조정할 수 있다. 고객이 주식시장이 호전될 것이라고 확신하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늘리고 채권형 펀드의 비중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스펙트럼의 최소투자금액은 1억원. 대우증권은 올 상반기내에 5천만원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힌다. 가입후 3개월이내에 환매하면 이익금의 70%가 수수료로 부가된다. 대우증권 전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대우증권은 가입전에 반드시 1시간이상 직원들과 충분히 상담하도록 요구한다.★ 인터뷰 / 유중래 대우증권 투자공학부장“고객 입장에서 금융상품 설계”『기존 간접투자상품이 투자자의 특성을 무시한 기성복이라고 한다면 스펙트럼은 고객특성에 맞게 제작된 맞춤복입니다.』국내 최초로 랩어카운트형 상품인 「스펙트럼」을 시판하고 있는 대우증권 유중래 투자공학부장의 설명이다. 유부장은 위험선호도 등 고객특성에 맞게 주식과 채권 현금 등에 배분해서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스펙트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와 판매회사의 신뢰가 중요하다. 대우사태로 경쟁사에 비해 신뢰도가 떨어졌는데 성공을 자신하는가.대우증권의 명성에 금이 간 것을 인정한다. 이것을 회복하기 위해 회사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스펙트럼의 판매도 대우증권의 명성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고객입장에서 금융상품을 설계해 줄 때 신뢰회복이 가능하다고 본다.▶ 고객특성에 따라 금융자산 설계(Financial Planning)를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창구직원들에게 요구된다. 브로커 영업에 익숙한 직원들이 적응할 수 있겠는가.스펙트럼을 판매하기 전에 영업점 직원들을 모아놓고 장시간 교육했다.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적응해 나갔다. 고객자산관리업무가 선진증권사로 변신하는 핵심역량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자산을 운용하는 교보투신에 특별히 주문하는 것은 무엇인가.스펙트럼의 특성중 하나가 상품판매회사가 고객의 특성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준다는 점이다. 운용성과의 일차적인 책임을 대우증권이 진다는 얘기다. 그런만큼 운용사를 선정할 때 여러 측면을 고려했다. 현재 교보투신이 운용하는 펀드는 모두 인덱스 펀드다. 즉 우리회사가 설계한 펀드를 운용지침에 맞게 관리해 주도록 주문하고 있다. 수시로 고객입장에서 교보투신의 운용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스펙트럼의 성패는 자산배분에 달려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자산배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미국재무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펀드운용성과는 94%정도가 자산배분능력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목선택이나 매매타이밍 포착보다는 주식 채권 현금비율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국내 증권투자자들에게 이같은 개념이 부족했다. 앞으로 종합자산관리라는 측면에서 자산배분의 의의를 설명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