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수는 DNA의 표준 염기서열을 밝히는 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질병유전자들을재조합한 「DNA 칩」을 만들어 상품화하는데성공했다.『DNA칩으로 「바이오밸리」의 최고봉에 서겠습니다.』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떠오르는 블루칩 가운데 하나가 「바이오 칩(BIO chip)」이다. 그선두 주자는 바로 서정선 서울대 의대 교수(47)가 이끄는 「마크로젠」.서교수가 1997년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아설립한 이 회사는 개인 투자자 공모를 거친뒤 올해 2월 코스닥시장에 등록된다. 현직대학교수가 세운 벤처기업이 코스닥에 등록되는 것은 마크로젠이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될 경우 서교수는 3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게 된다.『큰 돈을 번 것보다는 경제적 압박없이 마음껏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쁩니다.』서교수가 설립한 바이오 벤처 1호 마크로젠의 주사업 아이템은 실험용 쥐. 「모델 마우스」라고 불리는 이 쥐는 유전자를 조작해서만든 상품으로 의료기관과 신약개발업체 등에 판매된다. 현재 이 회사에는 유전자 이식및 파괴 연구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서교수와 2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참여하고 있다.『이미 당뇨병과 면역결핍 모델마우스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한 마리에 수천만원까지 나가는 쥐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이식한 「스트레스 마우스」도 인기품목입니다.』그러나 서교수의 도전은 이런 몇몇 모델 마우스에 머무르지 않는다. DNA의 표준 염기서열을 밝히는 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질병유전자들을 재조합한 「DNA 칩」을 만들어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이 칩을시제품으로 1개당 50만원에 내놓아 현재 3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수백개의 유전자를 담은 DNA 칩이 상품화되면 암 등 특정한 질병의 유무와 진행정도를 살펴 볼 수 있게 됩니다.』서교수는 현재 의료기관의 주문을 받아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다양하게 조합한 DNA칩의생산도 병행하고 있어 수요는 더욱 늘어날전망이다.『인간의 유전자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환자를 치료하거나 약을 투입할때 이 점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현대 의학의한계입니다.』개별 환자의 유전자에서 질병 유전자를 찾아내 여기에 맞는 치료와 투약을 한다는 얘기다.이를 위해 서교수는 지난해 11월 전자동 DNA서열 분석기(ABI 3700)를 들여왔다. 이 분석기는 30억개 염기서열중 유전자로 기능하는10만개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기기로 대당 가격은 4억원에 달한다.『한국인의 유전자 정보가 밝혀지면 같은 동양인인 중국인과 일본인의 유전자 정보도 분석이 가능해집니다.』그의 이런 야심찬 계획이 무난히 달성될 경우 마크로젠은 세계인전체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정보제공업체로우뚝 서게 된다.서교수가 학자의 몸으로 벤처사업에 뛰어든건 국내 생명공학분야 연구가 지닌 열악한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에서 출발했다.『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도 1백만원도 안되는 급여 때문에 마음껏 연구활동에 전념할수 없는 후배들이 안타까웠습니다.』생명공학이 인류를 질병에서 벗어나게 할 뿐아니라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수 있음에도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이거의 되어있지 않은 국내 현실을 서교수는벤처 창업으로 뛰어넘은 것이다.그는 코스닥 등록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생명공학 분야 연구에 재투자할 생각이다.또 바이오 벤처를 꿈꾸는 의대생들을 지원할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국내 바이오 벤처 시대를 여는 서교수의 학문과 기술이 전세계 생명공학산업에 혁명을불러올 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