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장기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13일 현재회사채수익률은 10.4%를 기록해 1999년 말에 비해 0.45% 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도 작년말에 비해 0.47% 포인트상승한 9.50%를 기록하고 있다.이같은 장기금리의 오름세는 경기 호조 예상 및 물가불안 우려로 펀더멘탈 측면의 금리 상승압력이 높기 때문이다. 대우사태 이후 채권시장 내부의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고 지난해 연말까지 한자릿수지표금리를 받치고 있던 채권시장안정기금이 올해 들어 자율적인 시장기능 회복을 위해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시장과 괴리되었던 고시수익률이 실제 거래수익률로 접근해가는 현실화 과정이 진행중이다.장기금리의 상승세와는 달리 단기자금시장에서는 콜금리가 지난해하반기 이후 4.7% 내외의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7월중 대우사태가 발생하면서 대우채를 둘러싸고 투신권의 유동성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신축적인 통화관리 기조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이전 3% 포인트 내외에 머물렀던 회사채수익률과 콜금리간 장단기 금리차가 작년 7월 이후 크게 벌어졌다. 특히 지난해 1/4분기부터는 5% 포인트가 넘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이같이 장단기 금리간 큰 격차가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됨에 따라 금리차를 노린 재정거래는 사라진지 오래다. 정책금리인 콜금리와 시장금리인 장기채수익률간 연계성이 끊겨 통화정책의 유효성마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통화정책은 「콜금리 →단기 자금시장 →장기 시장금리 →실질GDP→물가」의 전달경로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의분석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경우 장단기 금융시장간 및 시장금리간연계성이 높고 콜금리를 통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도 분명한 것으로나타났다.이에따라 통화정책의 운용수단으로도 통화량보다는 콜금리를 주로활용하고 있다. 1999년중 10.2%(한은 추정)의 높은 GDP성장을 달성한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1998년 하반기 이후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한은이 통화공급을 확대하고 콜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했다.그 결과 회사채수익률이 한자릿 수에 안착하고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장단기 금리 격차 해소 어려워그러나 지난해 7월 대우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같은 통화정책의 효과가 금융시장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콜금리의 고착화로인해 자금시장이 장단기로 이원화되면서 전체적인 시중자금의 단기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여유있는 시중 유동성이 금융시장 안정에기여하기보다는 인플레를 자극할 우려마저 커지고 있는 것이다.이같이 장단기 금리차의 확대에 따른 정책의 실효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한은의 통화정책은 현재의 신축적인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채 95% 환매가 시작되는 오는 2월8일을 전후해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을 예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우 워크아웃 협상도 현재 진행중이어서 시장위험이 상존하고 있다.적어도 1/4분기까지는 현재의 신축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회사채수익률이 10.5%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콜금리도 현수준에서 변동 가능성이 크지 않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금리차 확대는 통화정책상 무리다.결국 현재 장기금리의 상승이 시장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장단기 금리의 격차 해소는 기대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