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확보·은행제휴·통신인프라구축에도 적극적

「사이버트레이딩 시장을 잡아라」. 사이버증권 시대에 살아남기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연초부터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사이버 전문 증권사가 설립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면서 기존 증권사들 사이에 시장을선점하기 위한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올해 들어 증권사들이 가장 많은공을 들이는 분야는 최첨단 PC가증권사 직원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이버지점 개설이다. 서울 강남의아파트 밀집지역 등 전국의 주요지점에 기존의 영업점과는 다른 개념의 사이버 영업소를 만들어 투자자들을 유치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있다. LG투자증권이 지난 1월10일「사이버플라자」1호점과 2호점을대구와 부천에 잇달아 개설해 눈길을 끌었고, 삼성증권 역시 최근 서울 구의동과 마포에 사이버지점을열었다. 대우증권은 주식투자 열기가 아주 뜨거운 것으로 알려진 전남 광양에 사이버지점을 처음으로오픈했다.또 1999년3월 국내에 사이버지점을처음 도입했던 세종증권은 올해도사이버트레이딩에 승부를 건다는방침에 따라 신규지점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1월20일까지4개의 사이버지점을 열어 그 수를21개로 늘린데 이어 2월에도 6개를추가로 개설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9월부터 사이버지점을 열기 시작해 최근까지 총 16개를 개설했다. 이밖에다른 증권사들도 이미 사이버지점을 열었거나 개설을 준비중이다.이에 따라 최근 서울 강남과 분당등의 대형 아파트단지 주변에서는사이버지점을 서로 먼저 내기 위해경쟁을 벌이는 사례가 종종 목격된다. 서울 강남지역의 반포와 개포동, 대치동 그리고 분당 등을 중심으로 목좋은 곳을 잡아 사이버증권사를 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기존의 PC방과 연계한 증권방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대형 증권사중심으로 각 동네마다 널려 있는 PC방과 일정한 계약을 맺어 주식거래뿐만 아니라 투자에 필요한 각종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지난해 3월 증권방을만든 LG투자증권의 경우 최근까지6백20여개를 개설해 「증권방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대신증권 역시 2백여개의 증권방을 확보하고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24시간 서비스한다.◆ 증권사 사이버 고객잡기 혈안증권방 분야에 뒤늦게 뛰어든 대우증권은 영업망을 풀가동해 증권방을 만드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각 영업점별로 주변의 PC방을 상대로 활발하게 접촉, 이미 5백여 군데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중이다.이밖에 동양증권 등이 참여하기 시작했고, 현대증권도 증권방 개설을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사이버지점과 증권방을 크게 늘리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통신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인다. 지난해 말까지 LG, 굿모닝, 동원, 대신, 대우,삼성, 신영, 한화, 현대증권 등 9개 증권사가 증권전산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주식거래를 대행해주는 시스템 등 증권 관련 토털서비스 체제를 갖춘데 이어 세종증권등 중하위권 증권사들도 올해 상반기까지 이들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최근 증권사들이 앞을 다투어 은행들과 손잡는 것도 사이버트레이딩확대전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고객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은행을 통해 증권계좌를 만들고, 돈을 이체할 수 있어야 사이버고객을 잡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경쟁적으로 은행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신한증권이 같은 계열인 신한은행과 손잡고 은행창구에서 증권계좌를 만들고, 주식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결제대금 역시 은행계좌로 곧바로 들어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또 LG투자증권과 대신증권, 동부증권 등은 주택은행을 파트너로 맞아들여 주택은행의 각 지점을 통해증권계좌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가동하고 있다. 특히 LG는 한빛은행과도 업무제휴 계약을 맺고 오는2월1일부터 사이버상에서 단 한번의 클릭으로 증권계좌의 돈을 은행계좌로 옮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이밖에 하나증권-하나은행, 세종증권-조흥은행, 한화증권-평화은행,일은증권-제일은행 등도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사이버 고객 잡기에나서고 있다.사이버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들어 사이버 투자자들이어려움을 겪는 것 가운데 대표적인것이 부족한 투자정보라는 사실이알려지면서 자사 홈페이지의 콘텐츠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모습이다. 증권업계의 빅5로 불리는 현대, 대우, LG, 삼성, 대신증권 등이 전담팀을 두고 콘텐츠를별도 관리하기 시작했고, 대신 등일부 증권사는 자사를 상징하는 도우미를 만들어 사이버투자자들을파고들고 있다.여기에다 재테크 코너를 강화하고Q&A교실 등을 신설한 것도 최근 나타난 특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예전만 해도 재테크교실 등은 구색갖추기 차원에서 운영했으나 요즘에는 아예 전문가를 배치해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LG투자증권은 「주금성(株金性) 솔개」「유리상자」 「노다지재테크상담실」 「MAD」 등 4개의 재테크 코너를 운영하며 여기에 사내에서 선발한 전담직원(일명 사이버컨설턴트)을 배치,내용을 충실하게 꾸미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 대신증권은 아예 「대신맨」이라는 사이버컨설턴트를 두고 재테크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지난해 하반기부터 불붙기 시작한사이버 증권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도 따지고 보면 한사람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겠다는 증권사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맨처음 동양증권이 「최저 수수료를 받겠다」고 외치고 나서자 빅5가 경쟁적으로 가세하면서 제기된 수수료 인하문제는 최근 들어 사이버전문 증권사가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새로운국면을 맞고 있다.◆ 최저 수수료 인하 경쟁도 한창E*트레이드코리아증권의 경우 0.1%의 수수료를 받을 방침이고, E*미래에셋증권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내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심지어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전혀 받지않는 방법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요즘 증권업계를 보면 한 증권사가독특한 서비스를 도입하면 나머지증권사가 차례대로 따라가는 형국이다. 사이버지점이 그랬고, 증권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이후 붐을 이뤘던 은행들과의 짝짓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LG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무섭게 다른 증권사들이 흉내내는 것이 지금의 증권업계현실』이라며 『사이버트레이딩이활성화되면서 증권사마다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