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가 가속화되고, 고용이 증가함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한때 급감했던 소비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발표한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1998년 내내소득증가율보다 더 크게 감소하던 소비증가율이 1999년 1분기 이후3분기 연속해서 소득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1999년 2분기 이후에는 소비증가율이 두자릿수로 높아졌다.이러한 급격한 소비증가세는 그동안 미루어온 소비를 늘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한편 지난해 3분기 현재 소비지출을 연령별로 보면 29세 이하의 젊은 계층이, 소득계층별로 보면 소득이 가장 높은 상위 20% 이내에속한 5분위 계층이 주도하고 있다. 또한 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보면개인교통비(37.4%), 외식비(27.8%), 교양·오락비(21.2%) 등 당장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불요불급한 항목에 대한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교양·오락비나 외식비 등에 대한 지출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던 항목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한 지출을 가급적 억제해 왔다. 그러나 경기회복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상당히 해소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이 항목에 대한 지출을 과거 수준으로 확대하고 있다.경기순환과정에서 소득증가가 있은 다음, 시차를 두고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이번 외환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두드러진 특징중의 하나는 과거와는 달리 소비변화가 소득변화에선행해 움직였다는 점이다.즉 외환위기 초기단계에서는 소비가 소득보다 먼저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경기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현재에는 소비가 소득보다 먼저 플러스로 반전되고 있다.그 이유는 외환위기 초기단계에서 임금 등 소득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 이미 결정돼 그대로 집행됐다. 반면 소비는 외환위기 직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크게 줄였기 때문에 소비가 먼저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9년 초 종합주가지수가 500선에서 출발, 연말 1000대까지 상승하는 등 증시활황이 지속됐고, 실물경기도 자동차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회복됨에 따라 소비심리가 살아났다.또 1998년 소비지출이 급감했던데 대한 수치상의 반등과 외환위기이후 미루어온 내구재에 대한 지출확대 등이 복합 작용해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지난해말에 통계청에서 조사한 소비자지출 전망에 의하면 향후 6개월 후의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106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긍정적 소비심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가계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106.7로, 6개월 전에 비해 현재의 경기 및 가계형편이 나아졌다고 판단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소비심리가 개선됨에 따라 올해 민간소비는 지난해와 같은수치상의 반등요인이 사라져도 높은 증가율을 지속, 내수가 활기를띨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 경제가 6% 중반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제조업중 호조를 보이고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임금이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실업률도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구매력 향상에도 한몫할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국민소득계정상의 민간소비는 전년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