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전·경쟁력 회복 … 하나 적극 매수, 국민 전북 대구 매수할만

은행업 지수가 지난해 12월 이후 140~180포인트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2000년 하반기에 은행업지수는 200~280포인트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어 투자가 유망하다.무엇보다 향후 2년간 은행들은 사상 최고의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여신관련 손실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13개 시중은행의 2000년 순이익은 2조6천7백1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비해 5조8백5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2001년에도 81.4%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향후 금융산업 재편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전국적인 영업망과 소매금융시장에서의 브랜드파워 그리고 탁월한 전산능력을 바탕으로 시중은행들은 유니버설 뱅킹(universal banking) 체제 아래서 다시 주력 금융기관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시중은행의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 순익증가는 커녕 핵심예금과 브랜드가치 등의 영업권과 청산가치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 주당순이익(EPS)은 5백78원, 2월9일 종가에 의한 2000년 P/E(주가 수익)배율은 11.1배에 불과하다.그러나 내년에는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져 P/E는 6.3배로 하락할 것이다. 이익가치만으로도 최소한 50% 내외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우량은행들의 P/NAV(주가 순자산가치)배율은 0.5~0.8배에 불과하다. 국내 은행들의 적정 P/NAV 배율을 1.2~1.5로 가정하면 우량은행의 주가는 앞으로 1백% 정도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실적 호전 외에 향후 2~3년간 은행업은 경쟁격화와 차별화로 특징지어질 것이다. 국내 금융체제는 유니버설 뱅킹으로 이행되면서 은행-은행간, 은행-타 금융기관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타 금융기관에 대한 은행의 상대적인 강점인 브랜드 파워, 영업망, 강력한 전산능력과 소매금융업에 대한 축적된 자료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신금융체제하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기관은 은행이 될 것이다.우량은행들은 지난해 대우그룹 여신을 포함한 부실여신에 대해 FLC(새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에 의한 충당금 적립을 대부분 완료했다. 2000년부터는 대규모 업무이익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경영을 펼 가능성이 높다. 대형화만을 지향하던 과거와 달리 은행별로 고유 시장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데 집중하면서 기타 시장에는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진출을 확대할 것이다.후발은행들은 신규업무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지방은행들은 지역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우량은행들의 공세적인 경영은 충당금 적립이 부족한 부실은행들의 경영정상화를 지연시켜 2000년말부터 경쟁력이 떨어진 은행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인수, 합병이 예상된다.결국 실적호전과 잠재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2000년 중반 은행업 지수는 200~280포인트대에 안착할 것이다. 그렇지만 은행간 주가는 계속 차별화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주당 가치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후발은행과 우량 지방은행의 투자수익률이 높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은행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이며 주택,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나은행2000년 예상 P/E 11.6배, P/NAV 1.24배를 적용한 적정 주가는 2만원대로 판단된다. 대우그룹 여신을 제외한 불건전여신에 대한 FLC 충당금 적립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견조한 자산증가율과 예대마진으로 지난해와 올해의 이자이익은 22.3%, 17.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까지 대우그룹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완료하여 클린뱅크로 전환될 전망이다.2000년 주당순이익은 1천7백29원, 주당순자산은 1만6천원대로 추정된다. 해외 DR발행 등으로 신형 우선주를 상환해 희석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ROE(자기자본수익률)를 중시하는 전략과 김승유 행장의 경영능력 등은 2001년 이후 동사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는 또 다른 근거이다.◆ 국민은행2000~2001년 P/NAV 1.6~2배를 적용, 향후 12개월간 적정주가는 2만5천~3만원으로 판단된다. 2000년중에 7천4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차 은행 구조조정 등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장장악력과 전산능력 등으로 향후 수년간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소매은행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조 4천3백19억원에 달하는 대우그룹 여신에 대해 1999년 결산 때 35%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추가적립금 부담은 있지만 2001년에도 순이익이 4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전북은행1999년 결산시 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13.50%로 국내 은행중 가장 높다. 지난해 9월말 현재 무수익여신은 8백88억원(총여신중 5.5%)이며 대우그룹 여신도 54억원에 불과하다. 자산건전성이 지방은행은 물론 전체 은행중 최고 수준이다. BIS자기자본비율이 높아 경영의 유연성이 높은 것이 강점이지만 규모가 작다는 점, 지역시장 점유율 제고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2000년에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경감되면서 3백억원 이상의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 주가는 1999~2000년 P/E 4.3배, P/NAV 0.4배로 저평가돼 있다. 2000년중 7천원대의 주가형성이 가능해 보인다.◆ 대구은행지난해 9백55억원의 순이익과 12.3%의 BIS자기자본비율을 달성했다. 올해 충당금적립전이익 2천1백35억원, 순이익 1천3백90억원이 목표다. 이 경우 주당순이익은 1천50원, 주당순자산은 7천15원으로 추정된다. 2000년 P/E배율은 4.2배, P/NAV비율은 0.46배다. 현 주가는 적정가대비 약 60% 정도 저평가된 상태이다. 12개월 적정가는 7천원으로 판단된다.대형 은행들의 공세에 대해 현재 40% 수준인 지역시장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지역경제가 유통업 등을 중심으로 호전되고 있으며 지주회사 도입 등 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