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변요소 많고 조정국면도 불가피 … 실적갖춘 기업 저가 매수 기회

증시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안정을 찾아 가고 있다. 그동안 급락세를 보였던 코스닥시장도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이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는 등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에 영향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다 국내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대우채권 환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 해소, 금리 안정 등 시장압박 요인들이 상당부분 해소된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번 반등세가 얼마나 갈 것인가, 또 다시 정보통신 인터넷 등 성장주가 주도주로 자리잡을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개인적으로 이번 반등이 본격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다소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대우채권 환매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 이같은 단기호재에도 불구하고 제약조건이 더 많다고 본다. 무엇보다 최근의 상승장세를 뒷받침할 만큼 증시유동성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시중 자금들이 단기화되고 부동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은행의 신탁자금은 3조4천억원이 감소했다. 투신권의 MMF나 은행의 MMDA 등 단기자금은 무려 10조4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이같은 경향은 기관의 자금운용에 제약을 가져온다. 이것은 또한 조정국면이 단기간에 끝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술적 반등이 연출되겠지만 시장의 유동성이 급증할 모멘텀이 있기 전에는 조정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다.시장의 투자심리도 여전히 혼란스런 상태이다. 향후 주도주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주가 다시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성급한 증시참여자들은 이것을 앞으로 성장주가 주도주로 다시 부상할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렇지만 이들 성장주에 어떤 기준으로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못한 상태다. 확신에 찬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만일 단기적인 장세변화라도 발생한다면 성장주냐 가치주냐의 논쟁은 재현될 소지가 있다.증시 주변상황도 가변적이다. 1월 무역수지 악화와 금리, 환율에 대한 불안, 3월의 미국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그리고 4월 총선 전후의 정책 혼선 우려감 등 증시를 둘러싼 여러 이슈들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물론 대우채 95% 환매 허용 이후에도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매 규모도 예상보다 적고 일반자금도 재환류되고 있다. 적어도 현상태로서는 그동안 주가상승을 발목잡은 대우사태의 파장이 일단락되고 있는 셈이다.◆ 청산가치 밑도는 종목 ‘주목’이같이 급변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 아무리 장세가 혼란스럽다고 무조건 관망만 할 수는 없다. 투자심리, 시장의 수급 등이 단기적으로 장세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현명한 투자자라면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잘 이용해야 한다. 혼란된 흐름속에 오히려 새로운 투자포인트를 찾아 남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진정한 프로의 자세일 것이다.지난 하반기 이후 극도로 편중된 주가흐름으로 기업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가가 워낙 떨어져 시가총액이 영업이익에도 미치지 못한다. 청산가치라 할 수 있는 순자산가치의 2분의1 내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에서 멀어져 거래량도 극히 미미한 상태다.주식은 꿈을 먹고 산다는 격언은 언제나 무시할 수 없지만 지난 하반기 이후 성장잠재력 일변도의 가치척도가 가져온 결과로는 너무 지나친 모습이라 하겠다. 이제는 오랜 기간 소외되어 주가가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개별종목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이제 곧 12월 결산법인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이 발표된다. 그동안 성장가치에 눌려 관심을 받지 못했던 기업수익성이 투자가들의 관심을 모을 때가 되었다. 주가가 기본적으로 기업가치에 근거한다고 믿는다면 그것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수익성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장기적으로 볼 때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올해 증시는 어둡지 않다. 비록 1월 무역수지가 26개월만에 적자를 보여 경제 펀더멘탈에 대해 일말의 불안을 드리우고 있지만 이것 자체도 일시적이고 계절적인 성격이 강하다. 올해 무역수지 흑자전망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 7월에 예정되어 있는 채권의 시가평가제는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시장은 유동성의 흐름에 따라 상승세가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통신관련업의 성장은 예상보다 더욱 빠르고 클 것으로 보인다. 주도주로서 이들의 위치가 쉽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등락폭이 크다는 속성을 고려해 추격매수보다는 낙폭이 심화될 경우 성장비전이 뚜렷하고 실적을 갖춘 기업의 저가 매수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본다.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한다. 그 역도 역시 성립할 것이다. 시장의 중심 테마가 무엇이든 주가가 기업의 기본적인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기업, 특히 후자라면 초과수익의 기회가 될 것이다.